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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인공지능 시대의 언론, 활용만이 능사 아니다.

AI저널리즘, 윤리, 언론, 저널리즘

by 오태규

'인공지능(AI)'이 대세다. 하루라도 인공지능, 에이아이(AI)라는 단어를 듣거나 입에 올리지 않고 지나는 날이 없을 정도다. 언론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에서도 웬만한 언론사들은 모두 앞다투어 인공지능을 취재와 보도에 활용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한 대학에서 '인공지능 저널리즘'을 강의하는 전문가의 말을 들어 보니, 지금 한국의 기자들이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녹취 자료를 문자로 변환시키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모든 녹취를 그대로 인공지능 사이트에 올리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혼자만 알아야 비밀이나 인터뷰한 사람과 공개하지 않기로 내용까지 인공지능 사이트에 통째로 갖다 바치는 꼴이기 때문이란다.

이 전문가의 말속에 인공지능의 효능과 위험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아무리 긴 녹취도 순식간에 문자로 풀어주지만, 편리함만 추구하다가는 비밀 내용까지 인공지능을 운영하는 회사에 그냥 넘겨주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전문가는 녹취를 풀 때 자신만 알아야 할 내용은 빼고 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인공지능과 함께 쓴 AI 저널리즘>(이지출판, 김창룡 지음, 2024년 1월)은 대학에서 미디어를 가르치는 교수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인공지능 저널리즘에 관한 쓴 책이다. 인공지능을 전공하지 않은 미디어 분야 교수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인공지능과 저널리즘'에 관한 책을 썼다는 것이 이채롭다. 그는 생성 AI를 실제로 활용하면서 AI가 자료 찾기, 자료 분석, 요약, 정리, 확인 등 방대한 작업을 순식간에 해내는 엄청난 능력은 있지만, 그 능력 뒤에 잘못된 정보, 단순한 사실을 뒤바꿔 마치 사실처럼 전달하는 것을 알고 AI를 전적으로 믿어서는 안 되고 전문가의 검증과 확인, 재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책을 쓴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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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의 브런치입니다. 한겨레신문에서 도쿄특파원과 논설위원실장 지냄. 관훈클럽 총무, 위안부 합의 검토TF 위원장, 오사카총영사를 역임. 1인 독립 저널리스트. 외교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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