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의 기초>, 저널리즘, 언론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다. 가짜 뉴스는 엄밀하게 정의된 학문 용어는 아니다. 언론학자들은 '허위 조작 정보'라고 부른다. 의도적으로 만든 거짓 정보라는 뜻이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그냥 가짜 뉴스라는 말로 통한다. 가짜 뉴스는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아마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언제나 가짜 뉴스는 존재해 왔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하지만 인터넷과 사회관계통신망(SNS)이 발달한 요즘과 그 이전 시대의 가짜 뉴스는 파급력과 폐해 규모에서 차원이 다르다. 정보통신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누구나 광속도로 누구나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뜨릴 수 있는 요즘 시대에 가짜 뉴스는 최첨단 살인무기를 방불케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16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탈진실(포스트 트루스)'이란 이름으로 유포한 가짜 뉴스다. 그는 취임식 행사장 곳곳이 비어 있는데도 역대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운집한 취임식이었다고 말했다. 세계 최강국 대통령이 선도하는 가짜 뉴스는 가히 '현대 판 지록위마'라고 할 수 있다. 뻔히 그가 하는 말이 거짓인 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그 폐해는 진시황 때의 지록위마 사건이 당대 및 후대에 어떤 후과를 남겼는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팩트체크의 기초>(우유, 브록 보렐 지음, 신소희 옮김, 2025년 1월)는 가짜 뉴스 시대를 끝낼 팩트체크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쉽게 말해 글을 대하고 쓸 때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 브록 보렐은 미국에서 팩트체크 전문가로 활약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독자뿐 아니라 글을 전문으로 쓰는 기자, 작가, 연구자 등에게도 유용한 팩트 체크의 기법을 꼼꼼하게 알려준다. 어떤 부분은 팩트체커만 읽어도 될 정도로 지나치게 전문적이고 세세한 내용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팩트체크가 왜 그리 중요한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팩트체크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팩트체크의 구체적인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1장 '팩트체크를 하는 이유'와 2장 '팩트체크가 필요한 정보', 3장 '팩트체크를 하는 방법'이 첫 번째 부분에 대한 것이다. 4장 이하 7장까지(4장 '유형별 팩트체크 노하우', 5장 '자료별 팩트체크 활용법', 6장 '팩트체크 기록 및 자료 보관', 7장 '연습 문제')가 두 번째 부분이다. 팩트체커로 일하거나 일하려는 사람이 아니면 전반부 3장까지만 읽어도 충분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말하는데, 글을 읽거나 쓰는 사람 모두 경청할 만하다. 결국 사실의 조합이 진실이라는 말일 것이다.
"사실이란 당신이 읽고 있는 이 책의 두께나 문장이 '사실'이라는 단어로 시작되었다는 것처럼 반박의 여지가 없는 무언가를 말한다. 진실이란 특정한 맥락에 놓은 하나 이상의 사실로, 지면에 언급된 사실뿐 아니라 그것을 둘러싼 정보, 기사를 쓰려고 면담한 인물들의 관점, 그 외 인물들의 또 다른 관점까지 아우를 수 있다.(34쪽)
그는 이런 말도 한다.
"기사의 핵심, 즉 진실은 그대로 유지하되 정보를 올바르게 전달할 수 있다는 건 일종의 예술이다. 또한 우리는 저널리즘의 객관성을 지향하는 동시에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함을 인식해야 한다."(36쪽)
진실을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겸허함이 따라야 하는 작업이라는 걸 알야야 한다는 얘기다.
저자는 팩트체크를 하는 분야를 묻는다면 '모두 다'라고 할 수 있다면서, 특히 기자가 팩트체크를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기자는 논픽션을 씀으로써 독자와 계약을 맺은" 사람이라면서, 언론인은 "콘텐츠가 똑바로 설 수 있도록 엄밀히 검증해야 하고, 그래야만 신뢰를 얻고 이 바닥에서 믿을 만한 사람이 된다"라고 말한다.
그는 기자가 자신의 작품에 팩트체크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첫째, 이 일이 정말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일어났을까? 둘째, 나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가? 셋째, 내가 서술한 사실들은 가각 어디서 찾았는가? 넷째, 출처를 신뢰할 수 있는가? 다섯째, 궁극적으로 이것이 사실인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아마 기자가 글을 쓸 때 이 다섯 가지 질문을 다 하지 않더라고 몇 개만 제대로 해도 '가짜 뉴스 제조자'라는 비난은 쉽게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는 '내 글을 팩트체크'하는 방법도 나온다. 셀프 팩트체크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비법은 내 경험상으로도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이다.
기사를 새로운 눈으로 읽을 수 있겠다 싶을 때까지 들여다보지 말고 덮어 두자.
기사의 서체를 바꾸어 처음 읽는 글처럼 느껴지게 하자.
기사를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도록 프린트하여 책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읽어 보자.
회의적인 독자나 화가 많은 댓글 작성자의 눈으로 기사를 읽자
취재원의 관점에서 기사를 읽어 보자.
마지막 문장에서 거꾸로 읽어 가며 팩트체크를 해보자.
모두 자신이 쓴 글에서 거리를 두고 3자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살펴보자는 내용이다. 실제 글을 써보면, 당장은 아무런 오류가 없는 듯해도 몇 시간 뒤 다시 읽어보면 오류가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