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마당" 하차 그 이후...
돌아보니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마이크를 내려놓고 대신 한류잡지를 만들고 한류문화 플랫폼을 기획하여 사내기업을 설립하기도 했어요.
밤낮없이 전력질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나를 움직였던 만트라는
"Try and fail, don't fail to try." (실패하더라도 시도하라, 시도하는 것에 실패하지 말라.)
1994년 방송국 입사 이후 20년 가까이 매 순간 최고의 진행자가 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했지만 '꽃' 이상의 역할로 성장하기에는 직종의 유리벽을 절실히 느꼈기에 어느 한순간도 의심해 본 적 없었던 천직을 툭하고 내려놓았죠. 그리고는 처음 딛는 땅에서 맨몸의 개척자로 평생 가장 뜨거운 땀방울을 흘렸습니다.
'아나운서'대신 '한류전도사'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
천직이라함은 하늘이 내려준 타고난 직업이라는 의미이죠.
나의 의지로 내려놓은 마이크였지만
전과는 다른 내가 되어 다시 마이크를 잡게 된 것은 운명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침마당'의 안방마님이 되었어요.
사실 주변은 기대반 우려반이었습니다.
오유경의 대표 프로그램은 '생로병사의 비밀', '시사투나잇','소비자 고발' 등이었고
이지적이고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오유경'에게는
마이크를 놓고 세상으로 나갔던 지난 5년의 성장이 있었습니다.
차도녀에서 애교요정으로
지적인 아나운서에서 허당 안방마님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숨겨진 5년의 힘이었습니다.
다만 '아침마당'과의 인연이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아침마당 마지막 클로징 멘트 2018.05. 25.
사람에게 인연이 있듯이
프로그램의 인연도 따로 있나봅니다.
많이 섭섭해하고 응원해 주신 시청자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어떤 방송에서든 다시 만나게 될 시청자들께 좋은 소식이 있다면...
"전보다 더 좋은 친구가 될 자신이 생겼어요."
'아침마당' 하차 그 이후
최근 두달여간 '디로딩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6년간 쉼 없이 달려온 저에게 선물 같은 시간을 안겨주었어요.
오키나와의 뜨거운 태양과 다소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며 '행복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매일에 가슴이 설렙니다.
KBS 아나운서 오유경
전 KBSKWAVE 편집인/KBSAVE대표
https://www.facebook.com/yu.oh.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