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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디터 휘서 Mar 24. 2021

유튜버를 시작할 때 필요한 것

#2 카메라 장비와 프로그램


유튜버가 되기로 마음먹고 한 일 중 하나는 나를 테스트해보는 것이었다. 과연 영상을 만들 수 있을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글과는 달리 영상은 몇몇 기기가 필요하다. 우선 카메라. 촬영을 해야 구성을 하고 편집을 할 수 있다. 핸드폰, 디지털카메라 등 영상을 담을 수 있으면 된다. 몇 년 전 20만 원대에 구입한 삼성의 보급형 핸드폰과 여행용으로 구매한 디지털카메라가 있다. 몇 년째 기계에 큰돈을 쓰지 않아 그럭저럭 만족하며 사용하던 차, 두 기계로 짧은 영상을 찍어 보았다. 둘 다 4K 영상은 지원되지 않는 기종이라 각 기계 내에서 최대 화질로 설정했다. 써보니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했다. 수시로 즉각 찍을 수 있어 간편한 핸드폰은 몇 분 이상 영상을 찍기에는 무리였다. 손으로 쥘 때 지지를 해주는 굴곡면이 없다 보니 손목이 아팠다. 디카는 그립감이 편해서 흔들림 없는 영상을 찍을 수 있었으나 안에서 창 밖을 찍을 때, 걸으면서 거리를 담을 때는 초점을 얼른 잡지 못하거나 화질이 선명하지 못했다. 이동 중인 상황만 아니면 깨끗하게 잘 담기노 프라블럼.

Photo by C D-X on Unsplash

삼각대. 고정된 위치에서 풍경을 담거나 관찰 영상을 찍을 때 유용하다. 종류가 꽤 많은데 아직 영상을 찍지 않았는데 특정 기종을 고를 순 없었다. 대학 때 사진 & 스타일링 수업에 필요할 것 같아서 구입해 둔 삼각대가 생각났다. 집 안 구석을  찾아보니 과연 있었다. 요즘 삼각대가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튼튼하고 쓸 만해 보였다. 실내에서 여러모로 쓰임이 좋을 것 같았다.


다음은 유튜버들이 하나같이 꼽는 '마이크'. 카메라를 사지 않아도 마이크는 구입하면 영상의 질을 대폭 높일 수 있다는 조언 영상을 본 적이 여러 차례. '그래, 마이크는 구입하자.' 마음을 먹었지만 수백 가지 종류에 고르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몇몇 유튜버가 핸드폰 내 녹음 기능을 추천했다. 생각보다 소리가 깨끗하고 선명하게 녹음된다는 것이다. 맞다. 이제껏 모든 인터뷰, 강연 등 취재 현장에서 핸드폰 녹음기를 이용했는데 문제가 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음, 핸드폰 녹음 기능은 언제나 옳다. 오케이. 마이크도 해결되었다. 영상을 몇 개 찍어보고 주로 쓰는 카메라가 결정되면 그에 맞춰 마이크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겠다. 이렇게 촬영 장비 고민을 덜었다.  


다음은 편집 프로그램. 촬영한 영상 원본이 있으면 이를 편집해야 한다. 여러 편집 프로그램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프리미어 프로, 파이널 컷, 다빈치 리졸브 등을 꼽을 수 있다. 간편하게 핸드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도 다. 핸드폰에서 편집할 일은 없을 것 같아 PC용 프로그램을 고민했다. 먼저 이용한 것은 프리미어 프로. 프로그램의 왕국 같은 어도비사는 일주일 무료 체험판을 홈페이지에서 제공한다.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익히며 내가 편집에 적성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제격이다. 영상 제작에 두려움이 컸던 이유는 글보다 확실히 단계가 많고 복잡하다는 생각, 그리고 대학 때 영상 수업을 드롭한 경험도 영향을 미쳤다. 패션 디자인 전공 수업 중 유일한 컴퓨터 수업으로 지금은 사라지는 중인 플래시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음 시즌 나만의 컬렉션 테마를 영상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자료를 모으고 기획하는 것은 재미있었는데 영상으로 만들고 음악을 입히는 등 작업이 복잡해지자 결국 중도 포기했다. 예전 기억이 영상 제작을 더 어렵게 느껴지게 하니 이를 극복해야 했다.


체험판을 시작하면서 유튜브에서 '프리미어 프로 처음', '프리미어 프로 시작'이라고 치면 수십 개의 영상이 뜬다. 프리미어 프로 강좌를 전문으로 하는, 초보 유튜버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분들이다. 과정을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무리 없이 영상이 탄생하니 성취감을 느낀다. 불러오기, 컷 자르기, 자막 넣기만 익혀도 간단한 영상이 만들어지니. 체험판 마감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데 두 달을 결제하고 해지했다. 중간에 매일 출근해야 하는 회사를 다니면서 영상 제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도비에 약 5만 원을 기부했다. 지금은 체험판 기한이 없는 다빈치 리졸브를 사용한다. 이 또한 유튜브에서 강좌가 많으니 찾으면 그만. 언제 수익을 창출할지 막연한 초보 유튜버라면 무료 프로그램으로 영상 제작을 지속하고 후에 월 구독료가 아깝지 않을 만큼 성장한 다음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고르면 된다고 한다. 나는 늦게 알았지만 다음 분들은 도움이 되길 .


이렇게 유튜브 제작을 위해 필요한 과정을 거쳤다. 많은 한국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인 장비병에 걸릴 뻔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장비에 욕심을 내기보다 어떤 콘텐츠를 만들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점은 하나씩 개선해 가면 되고 기계상의 문제라면 차차 들이면 된다. 무엇보다 30초 혹은 1분짜리 영상을 만들어보며 나를 테스트해 보는 것이 필수라 느꼈다. 장비와 프로그램 고민하지 말고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와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어떤 영상이든 만들어 보자. 하나라도 영상을 완성해 보면 유튜버를 할 수 있을지 말 지가 명확해진다. 준비는 곧 실행의 다른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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