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우리 Aug 21. 2020

섬세하고 따뜻한 대화를 나누자

200821(금)에 쓴 편지

선유에게


선유야, 안녕. 헛헛한 마음을 풀려 긴긴 일기를 쓰다가 네 생각이 나 편지를 써. 갈수록 나는 내가 어렵고 나 외의 모든 게 어려운데, 아마도 나는 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항상 나에게 후회가 남고 뜯어고치고 싶어 어떻게 바꿀까 고민하거든.


그럼에도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듯한 사람들을 만날 때면 잔뜩 행복해지는데 최근 그런 대화를 나눈 게 너라 네 생각이 났어. 나는 아마도 예민한 사람인 것 같아. 아니, 아마도가 아니라 확신해. 그런 내가 나도 피곤할 때가 있거든.


너와 같은 몇몇 친구들과의 섬세했던 대화가 문득 떠올라서 마음이 따뜻해졌어. 서로의 간지러운 곳을 너무 쎄지도 약하지도 않게 살살 긁어줘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대화. 몇 시간 동안의 긴긴 딥한 주제의 대화 끝에 이렇게 개운할 수 있다니 감탄스러운 그런 대화!


자세히 뜯어보면 닮은 듯 다 다른데, 공통점이 있다면 다들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거야. 문득 심심하고 자주 외로운 나는 내 주변을 좀 더 이런 사람으로 채우고 싶어 졌어. 나 또한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되고 싶고.


이런 생각들 끝에 아- 내가 이들을 엄청 좋아한다는 걸 말해주고 싶었어. 카톡으로 띡! 보내지 말고 편지로 곱게 써서 이 맘을 전하고 싶었어. 이제 할 말은 더 없어. 하루빨리 만나고 싶어. 그게 전부야.


마스크 쓰고 땀 닦을 손수건과 손풍기 챙겨서 곧 만나자고. 우표 붙여 편지 부치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설렌다. 곧 만나자 우리! 같이 드라이브 가도 좋고 1박 2일, 2박 3일 여행 가도 좋아! 만납시다!


우리가

작가의 이전글 시선집 | 창의적 창조적 삶을 위한 영감 큐레이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