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없는 여자들
유부녀에게 홀로 여행을 허하라.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고 말은 하지만, 엄마의 욕심은 늘 '엄마의 역할'에 지고 만다. 누구에게나 스트레스가 많은 사회지만,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스트레스지수는 갈수록 높아진다. 게다가 '맘충'이라는 말로, 엄마들을 혐오하는 분위기가 횡행하다.
나는 서른아홉 살에 아이를 낳았고, 아이를 키워본 사람은 알겠지만, 육아는 그야말로 체력전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며 일 욕심까지 내다보면, 상황과 시간에 치여 미치기 일보직전의 순간들이 있다. 나는 미치지 않기 위해 가끔씩 홀로 여행을 떠났고,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나만큼이나 아이와 여행을 많이 다니는 후배가 있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달린 유부녀들의 댓글은 좀 충격적이었다.
"혼자 여행 가는 거 너무 부러워요. 전 꿈도 못꿔요."
"남편이 그렇게 긴 여행을 허락하다니, 좋은 남편이네요."
나 역시도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아이 두고 해외여행을 어떻게 가요?"
엄마가 되기 전에는 자유롭게 여행하던 여자들이, 왜 결혼과 동시에 '역마살'을 누르며, 참고 살아야하는 걸까?
못된 엄마, 이기적인 엄마라고 욕 좀 먹은들 어떤가. 엄마가 숨통을 틔고 살아야 아이에게도 좋다. 스트레스와 짜증을 아이와 남편에게 퍼부으면 누구 손해일까? 솔직히 가족 모두에게 손해다.
유부녀, 특히 아기엄마에게 여행을 허하라.
'허하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결혼을 했다고 해서 여행을 떠나는데 누구의 허락따윈 필요없다.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실은 불필요한 과정이다. 계획을 짜고, 남편에게 알리고, 떠나면 그만이다.
주변에선 애 클 때까지는 '나 죽었소!'라고 생각하며 살라고 하지만, 육아는 최소 20년간 진행되는 장기전이다.엄마의 욕구를 무조건 참는 방법 말고, 더 나은 방향은 분명 있을 것이다. 엄마가 1년 365일 육아를 하는데, 겨우 며칠 없다고 가정이 무너진다면, 애초에 그 가정은 여자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균형이 깨진 가정이라는 반증이 아닐까?
지난 10년간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때론 홀로, 때론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녔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 기록을 통해 많은 아기엄마들이 용기내어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