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우리는 자의가 아닌 명령에 의해 아침 식사 후, 모두 밖으로 내보내지게 되었고, 그곳에서 조선족이라는 중국인과 전 날, 이틀 전 밤에, 같이 트럭을 타고 이동했던 사람들을 만났고 영화에서나 보던 진짜 범죄인들을

만나게 되었다.

진짜 범죄자라니, 누군가 나에게 이곳에서 했던 말이 떠오른다.

"너나 나나 같다. 봐라 같은 녹색의 죄수복을 입고 있다.

어떤 일을 했건 어떤 죄를 지었건 우린 같은 사람이다. 아니, 죄인이다."

하긴, 2년여 동안의 호주 생활 중, 외국인들이 먼저 다가오고, 인종의 차이를 못 느끼고, 같은 사람이다라고 느낀 건, 어찌 보면 처음이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우린 그저 'INMATE(수감자)'일 뿐이다.

그곳에는 대략 60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중국인 두 명, 위험해 보이는 문신을 온몸에 새긴 베트남인 4-5명,

애보리지널 몇십 명, 뉴질랜드인 몇십 명, 오지 몇십 명. 대부분 마약과 강도로 들어온 사람들이고....

그중, 내 눈에 아니, 누구의 눈에라도 띌 사람이 한 명 있었다. 키는 약 190cm 정도 되었고, 뒷머리를 길게

기르고 다른 곳은 스킨헤드였고, 긴바지와 긴팔을 입었음에도 목과 손등, 발의 문신이 강렬하게 눈에 띄는,

구리 빛 피부에 푸른 눈을 가진, 왼쪽 손등에 'AUSTRALIA PRIDE'라는 문구와 호주 국기 문신이 새겨진

그 남자. 그와 이야기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그는 아주 강렬한 냄새가 났고, 두려움보다는 남성다운 힘에 호감을 지니게 만든 그러한 존재였다.

교도소 생활의 첫인상은 그 남자를 통해 느낀 것 같다.


“무섭게 멋있었다.”


조선족인 중국인은 조금의 한국말을 하며, '괜찮아' '깡패' '담배' '할아버지' 이러한 쓰잘 때기 없는,

['괜찮아?'를 제외하고 말이다.] 말들을, 나를 안정시켜 주려 계속해 말을 걸었고, 자세히 설명 못하겠다는

내 영어를, 괜찮다며, 기다려 주며 들어주었고, 조금이나마 교도소 생활에 대해 말해주었다.

인상에 남는 것은 그가 왜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 인대, 그의 친구가 두 명의 사람을 죽였고, 그 친구가 자신도 같이 했다고 진술해 잡혀 왔다고 한다. 22살이었고, 그는 그때, 집에 있었기에 자기도 왜 여기 온 지 모르겠다며, 변호사를 고용하여, BAIL 받아 나간다며 태평하게 웃음 지으며 말하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떠오른다.

어찌 되었건 그의 주변에서 두 명이 죽었음에도 말이다.

너도 변호사 고용하고, 부모에게 힘이 있다면 금방 나간다며 나에게 말해주곤 했다.

하지만 나는 누구에게도 이 사실을 말하고 싶지 않다.


나의 고통은 괜찮다, 참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님이 걱정된다 말할 뿐이다.



근대 이 말을 적는 지금, 그 절박한 심정에서 나온 말이 거짓처럼 느껴진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는 그러하다 하지만 저 말은 사실이다.

안정을 조금 찾았기에 그러한 것인가?



어찌 되었건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YU와는 상당히 친해졌다.

서로 밖에서의 이야기를 하고, 그와 계속 이야기하고 싶어 밖에 나가는 시간이 싫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는 약 20년 전에 홍콩에서 호주로 이민 왔다고 한다. 홍콩에서는 4개의 집과 2개의 헤어살롱과 좋은 차를 가진 부유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와이프와 함께 호주로 왔지만,

언어와 문화의 장벽 앞에, 그는 하루하루 먹고살기 위한 생활만을 했고, 부유한 삶에 길들여져 있던 와이프는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했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12살 된 딸이 있지만, 딸과 그의 모든 재산을 이혼으로 와이프에게 뺏기고 그에게는 아무도,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웰페어의 자살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나는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여기, 왜 왔는지도 모르겠고,

자살할 수 있다면 자살을 시도하겠다." 말했다고 한다.


나중에 우리가 더 친해졌을 때, 기껏해야 며칠 있었지만, 그는 내게,

"네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자살했을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

우리는, 그렇게 나약한 존재이며, 그래도 살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영어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고 친해지게

되었다. 서로의 EMAIL을 주고받고, 말도 안 되는 식사를 하며 밖에서 먹던 음식 이야기를 하고,

"우리 밖에 나가면 서로 연락해서 '샤부샤부'먹으며 놀러 다니자." 약속했다.



그와는 16일 토요일 저녁에 만나 18일 월요일 저녁에 헤어졌지만, 이곳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열고 가까워진 존재이기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 그리고 그는 조금 이상한 구석이 많았다. 푸른 컬러 렌즈를 착용한 것부터, 그리고 밖에 나가거나 안에 있을 때 자신을 단련할 거라며, 강해질 거라며 말도 안 되는 운동을 매일 했고, 담배도 엄청 두껍게 말아 콜록 거리며 들이키고, 일반적으로 보이는 촌스러운 중국인 패션인,

윗 옷을 바지 안에 깊이 집어넣어 가슴까지 끌어올리는 스타일하며, 조금 괴짜 같은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그의 그런 괴짜 같은 습성 덕분에 그나마 배고프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어찌 보면, 그와 있는 동안, 조금 안정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는 개인당, 하나씩 제공되는 음식을 매일 매끼마다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남은 음식, 하나씩 더

가져왔고, 그 음식을 나에게도 주며 밖의 음식 이야기를 하며, 우리만의 식사 시간을 보냈으니 말이다.

살아나려는 내 육체의 움직임에 배고프다기보다는, 먹어야 산다는 본능을, 그가 하나씩 더 가져온

음식으로 충족시켜 주었으니.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우리만의 변명과 합리성으로 나누었던 대화도 좋았다.

그와 나는 같은, 13일 경찰에게 끌려왔다. 그는 '13'이라는 숫자는 정말 재수 없다며,

"13일은 항상 재수 없다." 말했다. 그리고, 모든 사건은 아주 짧은 시간 안에 벌어진다며,

네가 만일, 그때, 내가 만일, 그 순간, 다른 것을 했으면.... 이런 이야기로 열변을 토하며 말하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내 눈에 아른거린다. 그는 참 재밌고 괴짜스러운 홍콩인 YU였다. 꼭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우리가 이곳에서 만나 이야기하고 살았던 것들이 추억이 되어, 이야기하며 웃는 그런 모습을 상상한다.

그날은 온다. 반드시.



"JESUS"

바로, 위의 글쓰기를 마치고 휴~ 오늘은 이것으로 되었다. 하며 한숨 돌릴 때,

철문이 열리며 "OH"라는 소리에, 소리가 들린 곳으로 다가가니 간수가 무언가를 건넨다.

그 안에는 손톱깎이와 담배종이, 성냥각이 있었다.


"OH, MY GOD." 일주일 전, 수요일에 생필품 구입할 수 있는 목록이 있는 주문서를 받았고,

그 안에 체크했던 손톱깎이와 담배종이, 성냥, 화장품 중, 화장품을 제외한 세 가지를 받은 것이다.

당시 주문서를 받은 나는, 돈이 없다며 이게 무슨 소용이냐 하였고 누군가가, 적정 말라며 일주일에

60불 치는 그냥 살 수 있다 했고, 그 말을 듣고는 기대반으로 체크했던 것이다.

너무 기쁘다. 이곳에 온 지 며칠 만인지, 처음으로 손톱을 잘랐다. 글 쓰기 훨씬 수월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기에 짧게 잘라 조금 쓰라리지만 그래도 참 행복하다.

그 이동하는 트럭 안의 담배꽁초를 찾아 태우며 행복감을 느끼던 그가 생각나며, 이렇게 밖에 있을 때는 몰랐던 소소한 것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그 고루한 말들이 지금 내 앞에 펼쳐졌고,

나 역시 같은 기분을 느낀다.


문이 다시 열리고 조금의 운동, 아니, 굳은 몸을 풀기 위해 밖으로 나가지만 운동장으로 가는 문은 닫혀있다. 다시 방에 돌와와 TV채널을 돌린다. 프랑스 여가수 파트리샤 카스(Patricia Kaas)가 라이브로 노래를 부른다. 많이 늙었다. 내가 초등학생 때, TV에서 열창하던 그녀를 보고는 반해버렸던....

지금 내 앞에서 늙어져 버린 모습으로 다시 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래,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말해준다. 나도 늙고, 시간은 흐르고, 그 흐르는 시간에 이끌려 나는 이곳을 나가게 되고, 다시 내 생활을 할 것이다. 그리고, 내게 감옥의 첫인상을 새겨준,

문신덩어리 가득한 짐승 같은 그 녀석의 등에 새겨진 문신처럼,

ONLY TIME WILL TELL



방금 스티븐 시걸의 영화를 보았다 정말 형편없는 영화다. 저 DVD가 하루 종일 반복된다.

ANYWAY. 오늘도 한과 대화를 나누었고 그의 인생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나의 글을 보았고, 나는 그에게 들은 이야기를 적었고, 은연중 반영되길 원하시는 것도 같다.

하지만 내가 말했듯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도록 하자.

어찌 되었건 소중한 인연이니....


오늘은, 글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 저녁으로 나온 비프라이스(beef rice), 처음으로 이곳에서 쌀을

먹었더니, 그 포만감이 나를 게으른 돼지로 만들어 주어 모든 것을 잊게 만들어 주었고,

때마침 처음 보는 스티븐 시걸의 영화덕에 완전 '귀차니스트'가 되었다.

어찌 되었건 한에 대한 이야기는 꼭 해야 된다는 것을 알지만 지금 하기는 싫다. 나중에 말이다.

점점 지루한 글이 돼 가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지루함이 현실의 내게는 행운이다.

이 지루함이 계속되기를, 별 탈 없이 이곳을 나가기만을 바란다.


한이 말한 이 말을 해야겠다. 내 글을 읽고는 그가 내게 해준 조언은, 처음 겪는 이 감옥생활에 대한 좀 더 깊은 묘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어찌하리 나는 무수한 영화와 글을 통해 감옥에 대해 알았고, 다르다는 것은 내가 지금 그 안에 있다는 것이다.

데이비드와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데이비드에게 말하길 "와우, 난 이것을 영화에서 보았다."

라는 말을 했으니 말이다.

나는 이 감옥의 광경을 처참하고, 구체적 묘사로 전달하기 싫다. 그저, 건조하던 풍부하던 내 심정에 의해 글을 써내려 갈 것이다. 어떠한 수식어나 자세한 묘사도 지금 내 심정을 표현 못하며

그 자체가 종이와 펜의 낭비 밖에 되지 않는다.

이것이 나고, 이 글 자체가 나의 정체이며 나의 상태다. 내가 단지 내 글에서 바라는 것이 하나 있다면

이곳에 오게 되어 겪고 벌어지는 내 정신, 나 자신의 정신 상태뿐이다.

이 망할 교도소의 현실 따위를 보여주고 알려주기 위해 글을 쓰는 게 아니란 말이다.

그리고 한이, 내게 그의 편지지를 주어 당분간 종이 걱정은 없게 되었다. 하나하나가 소중하다.


나는 좀 이상한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