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6월 8일. 너무 추웠다.

몸이 굽고, 굽고, 움츠려도 추위를 이길 수 없었다.

잊으려 생각했지만 추위에 눈만 감고 있었을 뿐,

잘 수 없었다. 해가 뜨고, 조금 따듯해지면

어김없이 교도관들의 쩌렁쩌렁 울리는 발자국 소리와 철문을 비틀어 여는 소리에 떨리는 몸뚱어리는

그렇게 침대를 박차고 밖으로 나가게 만든다.

낮에는 오랜만에 햇볕이 내려쪄 따스했다.

웰페어를 만나기 위해 철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있는대, 폴이 보였다. 반가웠다.

지난 밤에 이곳으로 왔다고 한다.

나도 그런 모습이었을까.

겁에 질린 초라한 모습이었다.


별 다른 일은 없었지만 나의 마음 가짐이 변했다.

‘근심'이라는 희망을 버리고,

‘믿음'이라는 따듯한

하나님의 마음을 간직하고 소망할 것이다.

인내하고 나아갈 것이다.

내가 그동안 옳다고 생각했던 나의 가치가 전부 잘못된 길로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성경책을 읽는다.

그곳에 삶의 지혜가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곳에 없었다면 나는 그렇게 계속해서 잘못된 길로 걸어갔을 것이다.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을 감사한다.

정말 감사드린다.

그 길로 계속 걸어갔으면

나는 그저 그런 실패자가 되었을 것이다.

이제 이 시궁창,

상처 속에서 진정한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길로 열심히 걸어갈 것이다.

인내하고, 믿고, 소망하며 나아갈 것이다.

그 시간이 짧기를 소망한다.

두려움 없이 근심을 버리고 믿음을 가지고

소망하며 인내해 나아가리라.


나는 모태신앙이다.

아버지는 안수집사님이고 어머니는 권사님이다.

어렸을 적 나는 교회를 부단히 다녔다.

내가 원해서가 아닌 부모님이 원해서..

힘들었다.

그 후, 나의 머리가 성장하고 육체가 성장하며 교회를 다니지 않았을 뿐더러, 교회라는 곳은

회사와 같은 하나의 이익단체로 생각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밤,

잠자기 전 주기도문을 외우고 잠을 청했다.

성경책은 중학교 때까지 읽었다.

무슨 뜻인지, 무슨 말인지 하나도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단지 치기만으로 내가 너를 정복하면

떠나도 되겠지라는 생각처럼 그렇게 끝까지

두세 번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지금에서야,

29살,

다 커버려 세상의 모든 이론과 지식이 나를 놀라게 하거나 감복시켜 줄 수 없는 그저 똑같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생각하며, 이 사회 안에서 누가 나에게 삶의 지혜를, 지식을 전해 줄 수 있는가 라는 어리석은 목마름에, 내 생각이 내 행동이 곧 진리라고만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아주 고루하다면 고루하고, 유치하다면 유치하다는 방식으로 내 손에 신약성경과 시편,

잠언이 들어오게, 아니 전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잠언을 천천히 읽고 있다.

"오, 하나님." 이것이야 말로 인생의 가르침,

지혜였군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제20대를 잘 마무리 짓고, 다가오는,

달리는 시간인 30대를 하나님의 길로,

올바른 길로 인도하시려고

저를 이곳으로 부르신 줄 믿습니다.

옥한흠 목사님의 '안아주심'에서처럼,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는 시간 뒤에 영광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믿고 나아가신 것처럼, 저 역시 이 시간 뒤에, 영광의 시간이 있다 믿고, 인내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이렇게 저를 인도하여 주심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저희 부모님 건강하게 도와주시고 제 동생에게도 축복이 가득하여 화평하게 도와주시옵소서. 제 눈은 예전과 다르게 밝아졌습니다. 제 자신이 그것을 느낄 정도니,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아버지.


희망이 무겁다 한, 어제, 그 글을 적은 후,

기독서적과 성경책을 읽었고, 그때 나에게 무언가 들어옴을 느꼈다. 지금도, 그 무언가는 내가 성경책을 읽을 때,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며, 내 눈에서 빛이라도 나오는 듯 밝게 만들어 준다. 이것은 분명 다르다.


이외수의 '장외인간', 참 재밌는 책이다.

하지만 책일 뿐이다.

성경책, 이것은 책이 아니다. 그렇다.

일용할 양식이라는 표현이 기막히게 들어맞는다.


어제 내 안에 무언가 들어왔고,

그것은 이 성경책을 먹으며 내 안에서 자라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나를 물 위에 떠있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인내하고 줄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게 해 준다.

다만, 인간인지라.. 욕심이라 말하기 싫지만,

아니 바람이다. 어서 빨리 줄이 내려와 이 모습을,

세상에, 이 나라는, 존재를 알리고 싶다.

하나님을 위해, 나를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하나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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