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남겨놓은 것 같기도 하고, 무엇인가?
아주 소중한 것, 잃어버린 것 같아 자주 뒤돌이켜
생각게 하는 아주 찜찜하고 더러운 하루였던 것 같아. 그렇게 남겨놓고 또 도망치듯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서둘러 튕기듯 나오며 나 자신, 그렇게 무력한, 내 처지에 분노했고, 감옥 속의 나를 다시 되새겨야 했었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지켜보고 싶었고,
말벗이 되어주고 싶었는데.
아직 들려주고 받을 거리가 많이 있었던 것
같았는데.....
MR. 오
어떻게 하루를 혹은, 이틀을 보냈는지, 난 지금 막 바뀐 방으로 들어와, CELL MATE와 인사를 나눌 사이 없이(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이렇게 글을 전하네.
이 글을 받을 때쯤이면, 1~2일 이미, 후일탠데. 그 처음의 몇 날 MR. 오의 심정을 생각해 보고 싶지도 않네.
난 지금, 우리가 있던 MRRC 건너편
OLD SILVERWATER라는 곳에 있다네.
5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을 하루 종일 걸려 아까 헤어진 후(지금 6시쯤 될 거야) 이제 이렇게 글을 전하며 내 마음 달래 보구 있어. 불안했지? 그리고 많이 초조하며 서글펐겠지? 온종일 좁은 곳에서 서성대면서 나 역시 힘들었어. 내가 느낀, 내가 본 MR. 오의 이성과 능력이 능히 헤쳐 나가리라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선택이 아닌 길, 한 발자국 앞의 펼쳐짐을 모르는 채 망막한 곳에 홀로 선, 심정 생각하면 나 역시 언젠가 지내갔던 넘겼던 그때의 답답함과 걱정보다 무척이나 많이 힘들겠지 하는 생각에 닿으면 왜 그리, MR. 오가 작고 연약하게 떠오르는지? 힘내! 마음속 다짐을 다시 한번 되뇌며 씩 웃어보는 여유쯤 가져봐. 허세라도, 명 감독이 그냥 감독 말고 진짜 명감독이 몸으로 느끼며 배우고 습득해야 할 하나의 특별한 과목. 특별활동의 한 과목이었다 생각하자.. 훗날, 짧게든 길게든 그 훗날 이 괴상망측한 망할 놈의 힘든 과목이 남들은 빼먹은 이 과목이 정말 고마웠다. 생각 들게끔. 이곳저곳 써먹자!. 조그만 실수, 마음 없이 움직인 아주 조그마한, 짧은, 그런 것에 내가 얼마나 비굴하고 추해지고 부끄러워지는지 살아가며 느껴보자. 그리고 낯선 곳, 그리고 험한 곳, 남들보다 10배 100배 힘듦 속에서도 남들보다 10배 100배 더 길게 느껴지는 그 속에서도 나는 해냈다고 힘껏 자신에게 칭찬할 수 있게 꾹꾹~ 한 천 번쯤은 속으로 소리치며 참고 견뎌봐. 미안해. 이렇게 밖에 해줄 수 있는 말이 없네. 그 흔해빠진 참으란 참고 견뎌내란 말 밖에.
좋은 소식, 나쁜 소식, 무조건 기다릴게... 건강해,
P/S 첫째, 잘 먹고. 둘째, 어찌 됐건 잘 자고. 아저씨가.
흐느적거리며 내리는 빗속에서 서서히 또 하루는 시작하는가 보다. 이 아침은 MR. 오가 있는 곳도 같을 것이고 어제도 그제도 별로 틀린 것 없는 암담하고 어둑한 아침 이것만, 낯선 곳 에서의 밤새 뒤치덕 거리다 하늘의 색깔만큼이나 온통 회색빛 엉클어진 마음으로 두리번 대는 모습을 생각하며 그냥 달래주려 함인지, 아님 나 스스로를 달래려 함인지 몇 자 적어 본다내. 아마 MR. 오는 5W, 오래된 3층 꼭대기 너무 지저분하고 깜깜한 CELL에 있겠지? 약 1시간 뒤면 밖으로 내몰려 가겠지? 이리저리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는 얼굴 찾아보겠지? 눈치껏 이곳저곳의 흐름을 알아보려 애쓰겠지? 모든 것, 모든 생각이 답답하게 나를 찍어 누른다 내, 기대할 곳도 기대해 볼만한 놈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혹시나 친절하고 병들지 않은 사람, 진정 사람이라 불릴 수 있는 그런 누가 MR. 오에게 다가서 주길, 그저 조그마한 친절과 대화를 나눠 줄 수 있는 그런 다가옴이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내, 잘 견뎌 내 주리라 믿고 싶고 바란다내. 어차피 지나가야 할 시간들이라면 스쳐 보내야지 별 수없지 않을까?
내 모든 생각들이 그리고 상상들이 자네에게 달려갈수록 답답하고 터져버릴 것 같은 심 정이라내.
나 자신도 추스르지 못하는 못난 사람이 이런 말하면 MR. 오가 웃을까 부끄럽네만, 꼭 한 가지만 얻어갈 수만 있었으면 좋겠네. 딱 한 가지만 배워가게, 딱 한 가지만 마음속에 담고 가게. 그리고 평생을 살아가며 하루 아니면 한 달에 한 번씩이라도 되새기고, 되씹어 보게.
잘 견디는 시간 시간이 되길 빌며.
이만 줄일게. 내일모레면 금요일 인대. 금요일...
03/06/09 못난이 아저씨가.
I'LL DO IT
I CAN DO IT
I'LL MUST DO IT.
아쉬움과 부끄럼이 남지 않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감사합니다. 편지 잘 받아 보았습니다. 편지 내용도 되새길 시간 없이 최대한 빨리 답장을 보내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되어 펜을 잡아 적습니다. 오늘은 6월 10일입니다. 보낸 날짜로 1주일가량 늦게 편지를 받아 보았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편지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몇 번이나 살펴보았지만 저의 이름은 보이지 않아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 거 아닌가.. 하며 몹시 걱정하였습니다. 오늘 아침, 이 편지를 보고는 제가 무슨 기분이었는지 아십니까?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선생님의 편지 한 통에 저의 근심걱정이 자신감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엄청난 힘입니다.
그 기쁨에 첫인사도 생략한 채 써 내려감 이해해 주세요.
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제 상황 아주 정확합니다. 파이브스타 호텔에 있다 지옥에 떨어져 낯선, 그 느낌
그대로입니다. 적응하려 해도 적응되지 않고 적응할 수도 없는 이곳에서 다시금 선생님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며 선생님의 말씀을 좀 더 들을 걸이라는 아쉬움만이 가득합니다. 건강하시죠? 건강하셔야죠.
“선생님을 어떻게 불러야 좋을까.."라는 생각을 그전부터 수도 없이 했습니다. 아버지라 부르고 싶지만 그것은 아껴두었다 좋은 곳에서 하고 싶어 적지 못하고,
이렇게나마 존경을 표합니다.
저는 6월 5일 법원에 갔습니다. 변호사는 그전 변호사 그대로였고, 나쁜 소식을 가져왔다 합니다.
상대방 측에서 저의 모든 진술은 거짓이고 제가 그를 공격하고 칼로 찔렀다고 경찰에 진술하여 의도적으로
흉기를 사용한 죄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위 법원으로 넘어가고 변호사도 바뀐다고 합니다.
6월 16일에 다시 코트에 가고 7월 7일 배심원 앞에서 재판을 할 거라 합니다.
이상이 저의 감정을 배제하고 변호사의 말을 객관적으로 적은 것입니다. 저는, 변호사의 저 말과 이곳의
생활에 희망을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점점 가라앉고 있습니다. 선생님도 힘드실 텐데 저라도 힘을 내어 당당한 모습 보여드렸어야 하는데,
이렇게 나약한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답장을 기다리실 것 같아 저의 법적상황과 아버지와도 같은 소중한 선생님에 대한 마음만을 빨리 전해드립니다. 다음 편지에는 선생님께도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내용을 적겠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
오늘 한 선생님께 편지가 왔다. 머랄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에 이끌려 이곳이 교도소인가?
교도소가 아닌 것 같은 착각까지 일으킬 정도였다.
보낸 날짜에 비해 너무 늦게 도착하였기에 최대한
답변을 빨리 하려, 한번 쭉 읽고 바로 답장을 쓰고는
락 당하기 전 우편함에 넣었다.
나의 편지를 기다리실탠대, 걱정하실탠대하며
빨리 편지가 전달되기만을 바란다.
일본인 아저씨는,
2주 후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법원에서 서류 작업이 끝나지 않아 2주 후로 연기되었다고 한다.
게으른 오지새끼들.
"하루는 좋은데 2주는 힘들어."
아저씨의 말이 머릿속을 휘감았다.
"내가 당신이라면 2주라도 좋겠다." 언제 나간다는 것을 아는 것 자체가 부럽다는 생각들이...
오후 3시 30분 저녁을 들고는 다시 셀안으로, 락 당했고, 잠시 식사를 하고는 한 선생님의 편지를 되새겨 읽고, 내가 보낸 편지도, 빼놓은 것이 없나 급히 쓰느라
잘못된 것은 없나 살펴보았다.
[편지 역시, 이곳에서, 내 글이기에 나는 편지 내용을 따로 적어 놓았다.]
한 선생님의 편지는 감성적이며 묘사력이 좋은 반면, 나의 글은 냉정하기 그지없었다.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날 것 같이, 자신의 상황을 써내려 간 것 만 같 았다. 내 실제 마음이 그리 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내 마음은 찌져지리찌져져 감정이 전부 얽혀있는 상황인대, 어찌 그런 글이 나오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한 선생님의 편지가 내게 또 다른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고, 그 일례로 글 다운 글이 써지는 기분도 든다.
소중한 분이시다. 그분의 편지를 다시금 기다린다.
지금 영화채널에서 흑인만이 등장하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영화가 한다. 왠지 '똑바로 살아라'의
스파이크 리 감독인 것 같다. 좀 집중해 보아야겠다.
오늘 오전에 '잠언'을 다 읽었다.
애당초 계획은 잠언의 내용 중,
내 상황과 마음에 맞는 구절들을 적을 생각이었다.
한 선생님께 편지로 그것에 대한 이야기도 했고,
다른 이야기도 좀 했지만 영화를 본 후,
성경구절들을 다시금 음미하며 적을 것이다.
영화는 존 싱글턴 감독의 'Boyz N The Hood'였다.
애당초 오늘의 목적은 교회에 가는 것이었다.
아침 10시에 교회 연다는 말에 추위를 무릅쓰고
아침부터 목욕재계 했것만....
몇 시간이 지나도 교회로 가는 문은 응답이 없었다.
그래서 잠언을 다 읽었다.
내일도, 원래는, 연다고 하니, 내일도 시도해 봐야겠다.
“사특한 자의 첩경에 들어가지 말며 악인의 길로 다니지 말지어다 그 길을 피하고 지나가지 말며 돌이켜 떠나갈지어다” 잠언 4장 14~15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