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사랑하는 내 어머니 박순애씨 잘 계십니까?

허허, 이 아들은 아주 잘 있습니다.

전화해야지, 해야지.. 걱정하실 텐데 하면서도, 모르시기를 바라며 그리고 사정이 안되어 연락을 못했었습니다. "아들, 거짓말이지"라는 말씀에 숨이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애써 태연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근대, 정말 저 괜찮습니다. 단지, 어머니가 저 때문에 걱정하실까 봐, 우실까 봐, 쓰러지실까 봐 그것이 저를 힘들게 한답니다. 그러니 어머니가 저를 진정으로 걱정하신다면

제발, 그전처럼, 지혜롭고 씩씩하게 지내세요.

아니, 더 당당하게 지내세요. 물론, 제가 효도하는 것만 하겠습니까만, 허허. 그리고, 저를 위해 하나님께 기도해 주세요. 이것, 딱 이것만 해주세요. 그럼 이 잘난

아들 힘을 얻고 꿋꿋이 나아갈 수 있답니다.


"감옥" 감옥이라는 말 자체가 차갑고 무겁고 흉악하지만, 실제로 이곳은 그렇지 않답니다. 방 하나에 이층 침대가 있고, 두 명이 생활하고 TV도 있고 밥통도 있고, 다 있습니다. 삼시세끼 맛있는 고기와 돈 내고 사 먹어야 먹을 수 있는 외국음식들이 나오고, 도서관도 이용하고, 운동도 합니다. 그리고 매일 같이 영화를 볼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호주생활했던 것 중에 제일 편합니다. 재워주지, 밥 주지, 그리고 이곳에는 정규 영어학교도 있어 공부도 합니다. 머, 남들은 영어 배운다고, 5년이니 10년이니 돈 쳐들여 공부하지만, 저는 공짜로 외국생활하고 영어 공부하고 좋지 않습니까!

저는 매일 공부하고 성경 읽고 글을 씁니다. 그동안 호주를 여행하며 지쳐있던 재 심신을 치유하라고, 그리고 더 크게 쓰시려고, 더 큰 사람으로 만드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라 믿고, 그분 말씀대로 인내하며 시간낭비하지 않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를 걱정하지 마세요.

오히려 위험 천만한 건 교도소 밖의 호주 생활입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오

사람이 무엇을 주고 제 목숨을 바꾸겠느냐”

마태복음 16장 26절.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 10절.



물론, 어머니는 제가 걱정되시겠죠. 이 자식, 이거 내년이면 서른 인대 머 먹고 살려나. 하지만 걱정 마십시오.

저는 하나님의 믿음을 얻었기에 더 잘됩니다.

괜히, 외국물 먹었다고 깝치고 다니며

시간 낭비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하나님 믿음을 키우며 하나님의 지혜를 배우고, 말씀을 공부하면 하나님

뜻대로 바로 떡 하니 뜰 수 있습니다. 보증수표 받은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그렇게 쓰시려고 하나님이 저를 이곳에 보내신 겁니다. 그 증거로, 이건 어머니만 알고 계십시오. 이곳에 오게 되어 겪고, 알게 되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모든 과정을 글로 쓰고 있답니다. 한국에 가서 제대로 정리하고 아는 분께 부탁해 책으로 낼 생각입니다. 왠지 대박 날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듭니다. 허허,



“오늘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던 지 우는 들풀도 하나님이 이렇게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일까 보냐 믿음이

적은 자 들아 그러므로 염려하여 이르기를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무엇을 입을까 하지 말라 이는 다 이방인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천부께서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줄을 아시느니라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할 것이요 한날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마태복음 6장 30절~34절.



멸망으로 인도하는 큰 문이 아니라,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문으로 보내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로 인해

성경공부도 하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고 있습니다.

참 영광이지요.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마태복음 7장 13~14절.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무엇이든지 너희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진실로 다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 중에 두 사람이 당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하여 이루게 하시리라 두세 사람이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그들 중에 있느니라” 마태복음 18장 19~20절.



하나님이 저와 함께 계시니 걱정 마세요.

오히려, 저는 정말 어머니가 걱정된답니다.

그러니, 어머니 시험에 들지 마시고, 진실로 하나님을 믿고 소망하세요. 사랑합니다.

어머니. 드릴 말씀이 참 많을 것 같았는데,

하나님 말씀을 인용하니 머,

인간의 입으로 더 이상 말씀드릴 게 없네요.


전 잘 있습니다. 이 기회에 어머니께 편지도 드리고

좋네요. 군대에서도 안 보내던 편지인대..

그곳에서는 너무 힘들었기에 하나님이고, 말씀이고,

부모님도 생각 안 났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저절로 하나님을 의지하고 찾게

되고 하나님의 말씀이 진실로 다가오고 또,

어머니,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넘쳐흐른답니다.

그 넘쳐흐르는 사랑 제 마음 한 곳에 꼭꼭 쌓아두었다가 이곳에서 나가 어머니를 뵙는 순간부터 평생토록

부족함 없이 사랑할 테니 그때까지

건강하세요! 사랑합니다.

오감독의 어머니이신 현명한 박순애 여사께



P.S 요즘 나온 개역 성경책 하나 보내주세요.

작은 걸루요. 보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고, 작은 걸루요. 주소와 보내는 방법은 하나 편지에 적겠습니다.

아, 그리고 옥한흠 목사님의 '안아주심'이라는 책 꼭 읽어보세요. 이곳에서 읽게 되었는데, 참 좋더라고요.

서점에 있으니까 꼭 읽으세요! 저는 읽었으니 저에게는 보내지 마시고요. 어머니 읽으시고, 아버지 읽으시고, 하나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악인의 길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교만하고, 거만하고, 뱀처럼 꾀를 부리며 탐욕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이곳에서 하나님의 길, 의인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배우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의 믿음을 얻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이곳에서 비로소

하나님의 아들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오재성씨의 아들 오민석이가 처음으로 아버지께 문안 인사드립니다. 어찌 그동안 건강히 잘 지내셨습니까? 이제 여름이라 괜찮겠지만 지난겨울 별고 없으셨습니까? 불편하신 팔은 많이 저리십니까? 그리고, 어머니 속은 아직도 썩히고 계십니까? 다 업보입니다.

아버지 젊으셨을 때 어머니 속을 새카맣게 많드셨으니 어쩌겠습니까. 이제 받아야지, 또 그리 받으셔야

이 아들놈이 아버지께 효도하지 않겠습니다.

어머니와 처음 통화할 때는 꾹꾹 참았는데, 느닷없이 아버지께서 받고, 아버지 목소리를 들으니,

이 감정이 울컥하더랍니다. 아버지는 아버지시고

제게 있어서는 가장 큰 존재라는 걸 절실히

느끼게 되었지요. 그러니 건강하십시오.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 불효라면 불효겠지만,

효도를 위한 불효라 생각해 주십시오


제가 군대에서 휴가 나왔을 때 남자대 남자로는 이해하지만, 아버지와 아들로서는 이해 못 한다며 주시던

소주잔을 받지 않았었죠. 이곳에서 나가

제가 한국에 가면 아버지랑 소주 한잔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건강하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아, 저는 이곳에 좀 오래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허허, 하나님 공부하고 영어공부하고 좋습니다.

이곳 감방은 좋습니다. 이 층침대에 둘이 한방을 쓰고 매일 TV도 보고 음식도 해 먹고,

호주 감옥이 세계에서 가장 좋다고 합니다. 허허.


저는 잘 있습니다. 이딴 걸로 쓰러지면

오재성씨 아들이 아니지요. 더군다나 이곳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제대로 만났으니 두려울 것 없지요.

하나님 아버지의 가르침이 끝나는 날 찾아뵙겠습니다.


아, 이건 아버지만 알고 계십시오.

사실 몇 년 전부터 마음먹은 건대.....

저 대통령 될 겁니다.

30대에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고,

40대에 거장이 되어 50대에 문화부 장관을 하고,

50대 중, 후반에 대통령 될 겁니다.


그렇게 쓰시려고, 아주 제대로 하나님 수업받고 있으니 아버지도 하나님께 잘 보이세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사랑하는 아들이.



P.S

그래도, 한국도 아니고 외국 감옥인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죠. 저도 처음엔 그것 때문에 걱정했었답니다. 처음 만났던 사람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여기 위험하고 이상한 사람들 많지 않으냐?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그런 거 많던데, 괜찮으냐?

이런 질문을 했다 가니 아주 바보 취급받았습니다.

어떤 드라마를, 영화를 받냐는 질문에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를 봐도 그렇지 않냐고 하자.

웃으면서 그런 거 없다. 그리고 정말 나쁜 짓한 사람들은 따로 다른 곳으로 보내진다. 그런 거 걱정 말고 잘 먹고, 네 정신을 다스려라라는 조언까지 들었습니다.

정말 이곳은 감옥 같지 않습니다. 지쳐 쓰러지지 않게 제정신만 잡으면 됩니다. 그리고 이 또한 문제 되지 않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가 지켜주시니

저는 아무 문제없습니다.


술 먹고 싸웠습니다. 상대방이 좀 크게 다쳤습니다.

크게 다쳤다고 불구되거나 오래 병원에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한국 같으면 합의로 쉽게 끝낼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호주는 합의라는 게 없습니다. 그리고 서로 싸우다 그쪽이 더 다쳤을 뿐이라 합의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호주는 법적 문제가 좀 복잡합니다.

물론, 가석방받아 밖에서 재판 끝날 때까지 법원에 왔다 갔다 할 수도 있지만, 보통 재판이 끝나려면 6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제대로 지내지도 못하며 불안하게 밖에서 돈 낭비, 시간낭비 하느니, 차라리

이곳에서 적응하고 공부하고 수양하고, 제 시간 갖고 하나님 믿음 안에 성경공부하는 것이 훨씬 낫기에 이곳에 있는 것이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무슨 문제가 있거나 필요한 게 있으면 편지나 전화드릴 테니,

부디 안심하세요.







야, 오하나 잘 있냐?

가게하나 말아먹고 오봉 보조원 할라니까 죽겠지? 머, 이상하게 너한테는 할 말은 별로 없고, 시킬 것만 산더미 같이 있다. 그래도 이 오빠가 말은 안 해서 그렇지 나이가 쳐드시니까.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하신 말씀이

계속 생각나고, 맞다고 생각된다.

"넌 하나밖에 없는 핏줄이자 여동생이라는 거"

너한테는 머, 오빠답게 해주기는 커녕 맨날 피해만 주는 럼으로 찍혔지만, 그래도 난 너 항상 생각한다.

사실 너에 대한 사랑은 군대 있을 때 절실히

다가오더라. 30킬로 군장매고 행군을 하는데

부모님 생각 안 나고 왜 그런지 네가 생각나더라.

"하나밖에 없는 내 동생, 그 녀석이 나 때문에 피해 많이 봤지. 그러니 내가 그 녀석 한데 잘해야지."

그리고 잘할 거다. 이 오래비가 지금은 가진 거라고는 이 잘난 능력과 빽 밖에 없지만, 큰 사람이 되면 네가

원하는 거, 너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줄 거다. 항상 생각했고, 하고 있다. 그러니까 너는 나만 믿고 있고, 필요한 게 있음 다 말해라. 다 들어줄게. 머, 그렇다고 나한테 알랑방구 끼라는 건 아니고, 아버지, 어머니 말씀 무조건 잘 듣고, 이성으로 이해하지 못하겠다.

대들지 말고 아버지 말씀이니, 어머니 말씀이니, 하고 무조건 순종해라. 너한테는 머, 하나님 믿고 교회 다니라는 말은 직접 못 하겠고, 기도라도 자주 해라.


그리고 오래비가 구찌백은 못 사가겠다.

한국 갈 때, 후에 백지백을 남발해 줄 터이니,

실망하지 말거라. 돼지야.

그리고 이게 너에게 시킬 것들이다.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완성해야 백지백을 빨리 받을 수 있다. 원조는 부모님께 받대, 실행은 네가 하거라. 꼭!


첫 번째, 내 짐을 한국으로 보내야 한다.

네가 이 편지를 받기 전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놓겠다.

그러니 네가 이 편지를 받으면 즉시, 그 사람에게 전화를 하여 다시금 구체적 내용을 전달하고는 그에 따른

비용을 그 사람에게 송금해야 한다.


두 번째, 어머니 편지에 쓴 성경책과 영어사전,

영어문법책, 최신 영화이론 서적,

한 달에 한번 나오는

영화전문 잡지를 이곳으로 보내자.


세 번째, 이곳으로 옷과 여권을 보내야 한다.





유진이 형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집에 전화하기를 망설이던 내가, 유진형의 강요에 의해

어머니께 사실을 알림으로, 전과는 다른, 나름 편안한 아침을 맞게 해 주었고, 이곳에 있으며 실질적인,

현실적인 문제. 예를 들어, 변호사 고용서 작성,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교회를 다니며 열심히 생활한다는 '레퍼런스(reference)', 알코올과 분노를 컨트롤하는 교육을 받는 것, 이곳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것. 현재 밖에 있는 짐들의 처리방법. 이곳에서 이민성까지 넘어가는 과정 등, 현실직인 문제에 대한 정보와 절차를 듣게 됨으로, 그러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었고,

이런저런 필요한 생필품들을 받음으로 좀 더 인간답게 살 수 있게 되었다. 점심 후에는 자신의 셀로 불러 직접 만든 카레로, 이곳에와 처음으로 쌀밥을 배불리 먹게도 해주었다.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오랜만에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 그리고 말썽도 엄청 부려 보았고,

하나님께 구원받아 절실한 믿음을 가진 형을 만나 너무 좋다. 오랫동안 같이 못 있겠지만 있는 동안 많이 친해지고 싶다. 아, 그리고 유진이 형이 거울도 주었다.

1달 만에 내 얼굴을 보았다.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거울은 안 볼 거다. 거울 보기가 힘들다.

내 눈을, 내 얼굴을 본다는 게....


언제부터인가 다이어리에 날짜 체크를 안 한다.

완전 의식하여 '앗'하지만 전처럼 굳이 체크하지 않을

생각이다. 내일은 오랜만에 하루 종일 락 당하고, 그다음 날 16일, 화요일에는 다시 코트에 간다. 그 지루함과 긴장됨과 불안함을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전과는 다르다. 바로 하나님이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두려운 거 없다. 이 세상 만물을 다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를

내 마음으로 믿기에, 그전 같이 이성이 아닌, 마음으로 진정 믿기에 지옥 같은 이곳에서도, 지옥이라도 무서울 것이 없다. 이제야 내 왼쪽 팔뚝에 히브리어로, 적색으로 새겨진 'פחד' ‘두려움’이라는 문신을 이겨 내었다.

주님이 인도하사.....



“예수께서 나아와 일러 가라사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내게 주셨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마태복음 28장 18~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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