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6월 20일.


"형이 지금은 많이 힘들겠지만, 진정으로 복 받은 자가 누구인지 깨닫게 해 주시옵소서. 아멘"


며칠 전 다시금 근심과 불안에 사로잡혀 있을 때,

옆에서 여전히, 묵묵히 성경공부를 하던 준태에게,

"힘들다. 나에게 기도 좀 해줄 수 없니?"라는

요청을 했을 때, 준태가 날 위해 기도해 준

아주 짧고도 강력한 기도이다.

일곱 번 죄를 지어도 일곱 번 용서해 주신다는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하나님께 회개하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은, 성령이, 불길이, 타오르며 준태의 기도문이 절실히 와닿게 되었고, 낮에 준태를 만나, 다시금 기도와 하나님 말씀을 묵상하였다. 또한, "재판관에게 가기 전에 네 죄를 상대방에게 말해 화해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명심하고는 상대방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내 짐은 7월 중 택배로 한국으로 갈 테니 잘 챙겨주시고,

상대방에게 잘 좀 말해달라"는 이야기를 6분여간, 그리 친하지 않은 집주인에게 하였다. 처음, 내 생각으로는 전화를 안 받거나, "내가 왜?"라는 반응이 나올 줄 알았지만, "다른 문제들은 이미 시간이 지나 다 해결되었지만, 네가 문제다. 네가 제일 큰 문제다. 괜찮냐?"라는 답변에, 다시 한번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이 세상 모든 지혜와 충언이 성경 안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심, 어찌, 감사드리겠습니다.

이 어리석은 인간, 사회에 있을 때 "왜 인생의 바이블이 없지? 왜 인생의 참고서가 없지?" 할 때,

무슨 책을 봐라 무슨 책을 봐라 하는 인간의 말에,

이미 읽었다. 부족하다. 그런 말은 나도 할 수 있고,

이미 그 경지는 지났느니라 하며 교만하였고, 하나님의 말씀을 보아라 했을 때는, 내가 모태신앙이다.

지금은 교회 다니지 않지만, 매일 자기 전에 기도드린다, 하나님 믿는다. 그리고 내가 중학생 때 성격책을

3번 반 읽은 사람이다. 다 안다. 별거 없다.

다른 거 머 없냐 하며, 교만하고 어리석었습니다.

제가 하나님 뜻대로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아마 몇십 년이 지나도 성경을 보지 않고 계속하여 교만하고

어리석게 살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이곳에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나님의 지혜를,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감탄하고 찬사 하며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지혜는 끝이 없고,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주님의 말씀대로 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없는 샘물같이, 끝없는 꿀같이 주님의 말씀을 감사하며 조금씩 조금씩 아낌없이 맛보겠습니다. 아멘.



"AFTER SEE YOU....."

준태를, 한국사람인가? 라고 잠시 생각하게 해 준,


벤치에 앉아 있었다. 옆에는 네팔 사람이 서 있었고,

항상, 저 반대편 베트남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움직임 없이 글을 쓰고 있던 사람,

네팔 사람에게 다가가 건넨 인사,

“AFTER SEE YOU,”

네팔인은 몇 번이고 되새기며 무슨 말이냐 물었고,

그 사람은 웃으며 그렇게 아무 말 없이,

그냥 반대편 벤치로 걸어갔었다.

그때 난, 그 이상한 영어를 얼핏 듣고

“한국인인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오늘도 어제와 같다. 적응하기 힘든 아침을 맞아 적응이 되면, 다시금 적응하기 힘든 밤을 맞이하는

그런 낮과 밤의 변화만이 일과가 되어버린 그런 하루.. 그 하루를 같은 한국인인 유진이 형과 준태와

같이 보낸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

행복이라 생각하는 그런 하루.

셋이 나란히 벤치에 앉아 있었다. 베트남 남자 한 명이 수갑을 찬 채, 여러 명의 교도관에게 붙들려 우리가 앉은 곳의 좌측 구석, 베트남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끌려간다. 그곳에 있던 베트남 사람들 모두가

손을 벽에 대고 수색을 받는다. 수갑 차고 잡혀 온 놈은, 그의 친구라 생각되는 다른 베트남 사람과

마리화나 파는 것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나는 당연히 그것이 걸려 수색당하는 줄 알았고, 근처에 있었기에

불똥 튈까 봐 유진이 형과 자리를 옮겼다.

운동장을 몇 바퀴 돌았을까. 모두들 그전의 상태로 돌아가 있었고, 유진이 형이 아는 베트남 사람에게

무슨 일이냐 물으니, 누군가가 그 자가 칼을 소지하고 있다 말했고, 칼을 찾기 위해 그리하였다는 것이다.

솔직히 나는 조금 실망했고, 여기서 칼이 설령 있다 해도 그게 무슨 소용이냐며 마리화나가 걸린 게

아니라 조금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었다.

이런 못난 놈,

그렇게 오늘 하루도 마무리되었다.

지금은 약 오후 4시다.

저녁 식사를 받고는 내일 아침 문이 열릴 때까지

이 안에 있어야 한다.


대략적인 나의 일과다. 오후 4시 셀에 들어와 글을 쓴다. 그리고 살짝 잠을 잔다. 다시, 여섯 시쯤 일어나 저녁을 먹고는 괜찮은 영화가 나오면 영화 채널을 통해 영화를 보고, 그렇지 않으면 성경책을 읽는다.

전에는 성경책도 읽고, 소설책도 읽었지만, 며칠 전부터 밤에는 오직 성경책만 읽자라는 결심과 함께

바뀌게 되었다. 그렇게 성경책을 읽고 묵상한 후, 허전한 배를 위해 버터와 잼을 발라 샌드위치를 가볍게 먹는다. 언제부터인가 밀크티에 빠져버려 항상 밀크티를 마신다. 그렇게 살짝 저녁 요기를 한 후 양치하고, 조금이나마 추위를 막기 위해 침상정리를 한 후, 담요 속으로 들어간다. 이때가 대략 9시쯤 될 것이다. TV를 보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늦어도, 11시쯤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고, 하나님과 대화를 하고는 눈을 감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말 그대로 번쩍하고는 눈이 뜨인다. 춥다. 몸이 떨리며 불에 타는 오징어 마냥 추위에 떨며 몸이 오그라든다. 눈은 잠을 원한다며 감겨 있지만, 내 몸뚱어리는 추위에 깨어 어쩔 줄 몰라한다. 그 상태로 한두 시간 있다 보면 철문 밖에서 교도관의 구두 소리와 열쇠 소리들이 들리고, 잠가놓은 철문이 끼리릭 하며, 자물쇠를 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다시 1시간이 지나면 교도관들이 각 셀에 이상이 없는지, 문을 잠시 열고는 체크한다. 그리고 뒤이어, 아침을, 철문 앞에

무언가를 툭 떨어 뜨리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약 30분 후 철문을 열어 놓는다. 눈이 번쩍 뜨이면,

나는 오직 이 철문이 다시 열리기만을 바라며 눈은 꼭 감고 몸은 꼭 웅크리고 있는다. 문이 열리고, 아침을 셀안에 넣어 놓고, 간단하게 시리얼을 먹거나 우유를 마신 후, 셀안의 좌변기에 앉아 있다가는 성경책과 수첩, 소설책을 들고는 밖으로 나간다. 그렇게 오전을 보낸 후, 11시 30분쯤 되면 종소리와 함께 각 윙 근처의 바닥에 셀 번호가 쓰여있는 곳에 위치하고 간수의 호명에 대답한 후, 해당 윙으로 들어가며 점심을 받고는, 셀안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고 30분가량 책을 읽거나 TV를 보다, 오후 생활을 하기 위해 아침처럼 철문이 열리면 오전처럼 성경책, 수첩, 소설책을 들고는 밖으로 나간다. 예전, 이곳 파라마타에서 준태를 만나기 전, 유진이 형을 만나기 전에는 단 한마디의 한국어도 못하고,

몇 마디 되지 않는 영어를 쓰며 온종일 책만 쳐다보고 있었다. 말 그대로 읽는다기 보다는 쳐다보고만 있었다. 최근에 준태와 유진이 형을 만나 한국말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 말씀과 성경 공부도 같이하고, 유진이 형의 초대로 유진이 형이 만든 음식도 먹고,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의 눈이 부담스러워 걷지도 못하던 운동장을 농담을 주고받으며 걷기도 한다. 그리고 주말 아닌, 평일에는 2시부터 3시까지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기에 몇 권 안 되는 한국책을 보러 간다기보다는 그저 하루의 또 다른 스케줄이라 생각하고 도서관에 간다. 그리고 지난주에 처음 갔지만 이제, 매주 수, 목요일 아침과 점심에 교회를 열기에 수요일과 목요일은 꾸준히 교회에 나갈 것이다. 근대, 조금 이상하게도, 교회가 어느 날은 열고, 어느 날은 닫고 하나님의 뜻이 아닌 목사의 뜻에 운용되는지 들쑥날쑥하다. 그리고는 오후 3시 30분이 되면 저녁 락다운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점심때와 마찬가지의 일들이 똑딱이는 시계추처럼 움직인다. 지금 나는 저녁을 가져와 2층 침대 위에서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몸뚱어리에 잠을 제공해야겠다.

추위에 얼어붙는 불쌍한 몸뚱어리니, 조금 덜 추울 때 조금이나마 따듯하게 재워주고 싶기 때문이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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