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아침이다.
“형, 창문에 있는 셔츠(sheets/침대보) 치워야 해요.
안 그러면 간수한테 욕먹어요."
남 형은, 밤새 밖에서 들어오는 바람과 추위를 막기 위해 철창 문을 막고 있던 셔츠를 치우고는,
철문 열리는 소리에 문 앞에 다가갔다.
간수가 문을 열며 남형을 보고는, "저리 꺼져 씹쌔야."
아침부터 욕을 먹고 뭔가 이상했다.
오늘은 런드리데이(laundryday), 즉 침대보와 이불, 타월을 세탁하는 날이다. 의례 그래 왔다는 듯 여분의 담요를 침대 밑에 숨기고는 나머지 빨래 거리를 내놓고는 밖으로 나간다.
[인원 당, 각 한 개씩 주어진다. 하지만, 죄수들은 여분의 것들을 몰래 숨겨, 추위를 막으려,
혹은 셀 안의 좌변기를 가리려, 등등 다양하게 활용을 하고 있다.]
근대 좀 이상하다. 그 욕한 간수가 밖에 나가는 죄수들의 소지품을 일일이 검사하며, 타월을 가져나가나 보며, 있을 경우, 압수해 버린다. 그렇게 밖에 있다가는 점심락을 위해 셀에 들어온 순간, 뒤집혀진 메트리스와 숨겨 놓았던 담요들이 없어진 게 눈에 띄었고, 무엇보다도 TV의 케이블이 사라져 TV를 볼 수 없게 되었다.
정막 하다. 감옥이라는 기분을 조금이나마 줄여주는 최대 물건이 사라져 버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젠장,
다시 밖에 나가 다른 죄수들에게 물었다. 교도관이 너희 셀안 어딘가에 숨겨 놓았을 거란다. 그 재수 없는 교도관에게 남형이 자초지종을, 욕먹을 각오를 하고 물었고, “니들도 나한테 담요 찾게 만들었으니, 니들도 찾아봐라."라는 유아적 답변을 받았단다. 저녁 락을 당해 셀에 들어오자마자 다시 찾기 시작했다. 손바닥 만한 셀안에 숨겨봤자지 하며 몇십 분을 뒤졌을까. 보이지 않는다. 슬슬 간수의 말이 의심되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엿 먹일라고 가져가 놓고는 찾아보라 한 것 같다."며 투덜대며, 그래도, 인정할 수 없어 몇 분을 더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시무룩하게 지쳐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었고, 다시 인원 체크를 하기 위해 문이 열릴 때, 남형이 "못 찾겠다. 없다." 말했지만, 무시당한 채, 철문은 닫혀버렸다. 나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 누우려, 앉으며, “형, 다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예요. 하나님이 성경책 읽으라고 하시는 거예요." “어, 그래 그런가 보다." 할 때,
누우면 당연히 보이는 좌변기와 그 옆의 세면대가 보였고, 세면대 밑 구석에서 케이블이 보였다.
"찾았다."
집에 전화를 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반응에 화가 났다. 생각하고, 생각했다. 이해되지 않았다.
내 생각과는 달랐다. 하지만 어쩌리.. 내가 부족한 것이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것이 분노가 되었고 다시금, 악에게 순간을 넘겨줄 뻔한 생각이 왔다. 반사적으로 하나님을 생각했다.
벤치에 앉았다. 구름이 많았다.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마치 내가 있는 감옥, 내가 앉은 벤치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 욕을 바가지로 먹고 죽도록 맞아도 순종하자 다짐했던
나이것만, 단지, 잘못된 타이밍에 전화를 하여 바쁜 목소리에 바쁜 상황에 응답하는 목소리에 그 각오가,
그 다짐이 무너져 버리다니, 아직 멀었구나. 하지만 변명할 수는 있다. 나는 우리 어머니의 아들이고 나는 지금 어머니의 사랑을 원하는 것이다. 이기적이지만,
어쩌리..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결혼해야겠다.
나를 사랑해 주는 여자와 결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