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호주감옥에서

by unwritten





어제저녁 7월 9일 히브리서를 읽었습니다.

총 13장으로 되어있고 정확히 누가 썼는지 밝히지 못 한 성서라고 합니다. 히브리서를 읽으며 저는 정말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하나님의 깊은, 측량할 수 없는 마음과 사랑에, 가슴에, 전율이 왔고 눈이 밝아졌습니다. 선생님도 꼭 한번 히브리서를 읽어 보셨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선생님께 편지를 받은 지 약 2주 정도 지난 것 같습니다. 내일 금요일이나 월요일쯤 선생님의 편지를 다시 받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이 적적하시죠? 선생님의 그 수많은 삶의 지식을 듣고 싶습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비가 내리니, 구수하고 담백한 선생님의 이야기가 무척이나 그립습니다.



“전날에 너희가 빛을 받은 후에 고난의 큰 싸움에 참은 것을 생각하라 혹 비방과 환난으로써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혹 이런 형편에 있는 자들로 사귀는 자 되었으니 너희가 갇힌 자를 동정하고 너희 산업을 빼앗기는 것도 기쁘게 당한 것은 더 낫고 영구한 산업이 있는 줄 앎이라 그러므로 너희 담대함을 버리지 말라 이것이 큰 상을 얻느니라 너희에게 인내가 필요함은 너희가 하나님의 뜻을 행한 후에 약속을 받기 위함이라”

히브리서 10장 32~36절.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루겠구나, 아무 변화 없이 어제와 같은 하루겠구나. 하며 사치스러운, 지루하다는

기분으로 윙을 나왔네, 어제와 다른 게 있다면 단지 처량함을 더하려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는 것뿐, 그렇게 자네의 성경책을 한 손에 들고는 그전과 같이 벤치에 앉아 다시 찾아온 지겹디 지겨운, 이 아침을, 새로운 아침이라 생각하며 하루를 다시 적응하고 시작하려 하고 있었지, 저 건너편에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던, 혹은 미리 앉아 책을 읽던, 준태를 찾아보았지.

"아, 샤워하러 갔나 보구나." 하며 전날 읽은 성경책을 조금 읽었을까. 전날 밤 꿈자리가 뒤숭숭함을 이야기해 줘야지. 전날 밤 읽은 성경구절에 대해 이야기하고 물어봐야지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그리 지난 시간임에도 보이지 않아. 슬슬 다가오는 불안을 "아니야, 갔으면 목요일에 가지, 무슨 금요일에 이동을 하겠어." 하며 스스로를 다독임과 동시 전날 밤 꿈에서, 나와 또 다른 한 사내가 자전거를 우주선 마냥 신나고, 스피디하게 타며 경찰을 따돌리기 위해, 숨기 위해 헤어짐을 보았기에, 행여 떠나지는 않았을까 문득 떠오름에 "아니야, 내 꿈은 모두 개꿈이었어", 하였건만, 우연히 마주친 자네의 셀리에게, 아니지 싶은 마음에 물었건만,

자네는 아침에 훌쩍 떠났다고 하더구먼.

"아니에요. 저 아마 11월까지는 여기 있을 거예요." 하던 자네의 말과, 전날밤 자네에게 주기 위해 남겨둔

카레가 떠오르며, 그리고 오늘 바이업을 받아, 내가 개발한 매운 참치 볶음밥을 배부르게 먹자하며 웃던

그 모습들이 눈가에 핑하고 떠올라, 부모님께 전화 후 오랜만에 슬픈 감정을 느꼈네, 자네에게 정말 소중한 것들을 받았는데, 이제야, 오늘에야 조금이나마 음식으로써 내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가버리니 정말 야속하고 욕이 나올 지경으로 속상했다내, 물론 그것이 하나님의 깊은 뜻임을 알기에 원망하지 않고

감사하내만, 슬픔을 속일 수는 없다 내, 셀리에게 '세스녹'으로 갔다는 말을 듣자마자, 편지해야겠다는 마음에 바로 펜을 잡아 써 내려가네, 결과적으로 자네가 도착해 봐야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겠지만, 그리고 순서상 그 위치를 알려주는 자네의 편지를 받고 답장을 쓰는 게 맞겠지만, 이렇게나마 편지를 쓰지 않으면, 이 감정이, 부끄러움으로 표출될까 두려워 이렇게 먼저 글을 쓰네, 하나님께서 이 편지를 자네의 두 손으로 보내주실 거라 의심하지 않으며 편지를 쓰네


우리 꼭, 또 보세. 자네는 이곳에서 빨리 나가는 것보다, 자신의 꿈을 위해 더 큰 복을 받기 위해 모든 걸

하나님께 맡긴다고 하였지만, 내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우리 모두 속히 이곳에서 나가, 사탄의 세계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내, 즉 바깥에서 자네와 만나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싶다내, 무슨 말인지 문장이

이상하내만, 무슨 의미인지 알거라 믿네, 자네가 내게 준 하나님의 믿음 아주 소중히 간직하여 그 믿음이 커져 자네에게도 그 은혜가 전해지도록 열심으로 말씀 공부하고 기도드리겠네. 간혹, 부족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구절이 있으면 편지로 물어보겠네. 그곳에서도 건강하게나, 물론, 자네의 하나님에 대한 굳은 믿음으로 감옥에 있는 그 누구보다도 잘 지내겠지만 형으로서 해줄 수 있는 말이 그 이상 무엇이 있겠는가, 우리 인내하여 하나님 축복을 듬뿍 받아, 밖에서 하나님께 두 손 모아 큰소리로 감사 기도드리는 그 복된 날을 바라보며 서로를 생각하며 이겨내세. 준태에게 모든 것이 고맙다내.



P.S 오늘 아침 벤치에 앉아있는대, 교회 성경공부 시간에 만났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다가와 성경구절을 보여주며 읽어보라 하였었네, 갑작스러움에 감사하였지만, 무언가 다른 일이 있겠구나 했것만, 이렇게 되었다내,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니 놀라지 말거라 말씀하신 줄 알며 그 구절을 소개하내.



잠언 23장.



자네의 소중한 성경책 소중하게 잘 읽겠네. 여러 번 생각해 보았지만, 이 성경책을 나중에 자네에게 전해줄 수 있지만, 그것보다 이곳에, 도서관에 남겨두어 나처럼 혹은 예전의 자네처럼 길 잃어 방황하는 한국인이 발견하여 하나님의 길로 돌아설 수 있게 하는 것이 복된 것 같아 자네의 의견을 물어보네,


자네도 알겠지만, 옥중에 갇혀서도 끊임없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편지로서 왕래하였던 바울과도 같이,

물론 그것처럼 영광된 글들이 아니겠지만, 우리 서로 끊임없이 편지로서 믿음을 교류하새


낮은 자가 높은 자를 위해 기도했다는 성경말씀처럼, 나보다 믿음 강한 준태를 위해 이 믿음 낮은 자가 매일 같이 기도하고 있고,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행여나 근심이 생겨도 이겨내길 바라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자네는 이미 다 알고 있고, 잘해가고 있기에 말하기가 부끄럽내만, 건강하게나, 준태동생.


우리 같이 두 손 모아 하나님께 기도드리고 예배드리고 하나님의 일용할 양식을 같이 나누었음을 감사드리며 영원토록 기억하새. 아멘.





그렇다.

준태가 떠났다.

옆 셀에서는 싸구려 대마초 냄새가 진동한다.



“사랑하는 자 들아 주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이 하루 같은 이 한 가지를 잊지 말라. 주의 약속은 어떤 이의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것도 멸망치 않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 베드로후서 3장 8~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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