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드디어 서울대병원을 다녀왔다.
수없이 공연을 보러 대학로에 드나들면서 지나다니기만 했던 그 서울대병원에,
드디어 들어가 보았다.
사실 오늘 대충 다녀오고 소견서 받고 동부병원으로 계속 다닐까 싶었는데,
내가 다녀본 곳들 중 서울대병원 선생님이 제일 전문적으로 보여서 여기 계속 다니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막연하게 증상으로 생각했던 것들을 짚어주면서 질문을 해서 좋았다.
숨이 쉬어진다는 문과적 이야기에 평소에 과호흡이 있냐는 이과적 질문을 받아서 당황했던 것 빼고는..
다 좋았다.
진단서는 다음 주에 두 번째 진료를 보고 써줄 수 있다고 했다.
아마 4주에서 8주가 나올 거라고.
그리고 그전에 입원 환자 전문 선생님한테도 검사를 받아야 하고 피검사도 받고 엑스레이도 찍어야 하고..
할 게 너무 많아서 벌써 벅찬 상태로 터덜터덜 병원을 걸어 나왔다.
이런 간단한 검사받는 것도 이제 나는 너무 지치고 어렵다.
선생님이 살고 싶어서 왔는지 죽고 싶어서 왔는지 물어봤는데,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살고 싶은 걸까 죽고 싶은 걸까
나는 살아가는 걸까 죽어가는 걸까
갈수록 알록달록 해지는 내 처방약들..
이 약들을 다 털어 넣으면 살아갈 힘이 생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