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좀..”
“다른 일이 더 많습니다.”
2026년 업무를 나누며 아무도 내켜하지 않았던 일.
“운영백서가 뭔데요? 그냥 제가 할게요.”
뭔지도 모르고 덥석 받은 게 시작이었다.
“3월부터 바빠지니까 2월까지만 운영백서는 마무리하면 될 것 같아요.”
1월 회의 때마다 스치듯 지나가는 운영백서 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달력을 보니 설이 다음 주다.
“망했다. 설 되기 전에 진짜 초안을 쓰고 만다.”
설이 끝났다.
“아 진짜 이번 주말에는 무조건 쓴다.”
주말도 지났다. 역시 일은 회사에서 해야지 집에서 하는 게 아니다. 그나마 설 연휴에 글쓰기에 눈을 뜬 게 어쩌면 지금을 위해서였을까? 이것도 글이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마음이 움직인다.
기억을 더듬고, 보고서들을 읽으며 2025 한 해를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
“할만하네.”
새로운 걸 창작하는 게 아니라 자료를 가공하는 일이라 그런지 수월하다. 생각보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단 이틀. 두 달을 다짐만 하던 일이 이틀 만에 끝이 났다. 이제는 내 손을 떠나보낼 때다.
“00부 제작하려고 합니다. 디자인 부탁드릴게요.”
업체에 원고와 자료를 발송했다.
“디자인 시안 메일로 보냈어요. 확인하시면 제작할게요.”
“디자인 과정에서 오타가 생긴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확인해 주세요.”
“사진을 잘못 넣어주신 것 같아요.”
“수정했습니다.”
글에 디자인이 입혀지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많은 실수들이 아쉬웠다. 그래도 내 이름이 책 말미에 적혀서 나온다는데 눈 크게 뜨고 다시 오류를 찾는다.
“운송장번호는 123456입니다.”
“택배 도착했습니다.”
나왔다. 2025 운영백서. 얇은 소책자지만 성취감은 결코 얇지 않다. 편집 오현준. 발행일 2026.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