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퇴근 무렵 사무실에 택배가 도착했다. 상자 안에는 우리 회사 정기 소식지가 들어 있었다. 무심코 집어들어 몇 페이지를 넘기다가 손이 멈췄다.
‘어? 나도 이거 썼던 것 같은데’
그렇다. 그 속에 내가 작성한 글도 실려 있었다. 2025년에 진행한 C프로그램의 성과를 정리한 글이었다. 비록 한 페이지의 짧은 분량이지만 제목 아래 소속과 내 이름이 적혀있었다.
공문이 날아왔다. 회사 소식지를 만들어야 하니 각 팀마다 글을 내라는 거였다.
"현준 대리도 하나 적어서 내세요."
하필 팀장님께서 내게 지시하셨다. '아.. 이 회사 또 귀찮은 거 시키네.' 진심이었다. 그냥 하는 일이 하나 늘었다는 마음이었다. 얼른 써버리고 치우자는 마음으로 끝냈다.
부끄럽다. 내가 글을 쓰는 사람이 될 줄 알았겠는가. 이 시점에서 이 간행물을 다시 보게 될 줄 알았겠는가. '잘 쓸걸.' 아쉬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동시에 파도 끝자락엔 설렘도 살짝 묻어있었다. 별것 아닌 회사 소식지에 실린 내 글도 애정이 생기는데, 언젠가 외부 발행물에서 내 이름이 실리는 날이 온다면 어떨까.
그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