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움직이는 거 많아요? 활동하는 게 많아요?"
누가 봐도 귀찮음 가득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진다.
"아냐.. 많이 없을 거야. 해보면 재밌을지도 모르지."
외부 강사를 초청한 이상 사실 나도 모른다. 제발 청소년들이 재밌어해줬으면 좋겠는데..
일 년 중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날이었다. 일 년을 함께할 청소년들과 첫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나름 준비를 했다고 했지만 내 성에도 차지 않는다. 시간 핑계 동료들과의 협의 핑계. 핑계를 찾자면 수십 개는 나오지 않을까. 결국 내 머릿속 전체 그림의 70%를 채운 채로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준비한 시나리오 위에서 조근은 삐걱거릴지언정 시간은 흘러갔다. 가장 걱정스러운 관계형성 활동 시간이다. 여기서부턴 외부 강사의 역량이라지만 불안함은 내 몫이다. 아니나 다를까 청소년들의 표정도 굳는다.
'그래, 네가 뭘 준비했나 보자.' 날카로운 심사위원을 보는 듯 하다. 귀찮다며 대놓고 말하는 청소년들도 한둘이 아니다. 나라면 이미 멘탈이 나갔을 텐데, 그래도 강사님은 프로다. 이런 애들을 데리고 원을 만들어라, 3명씩 짝지어봐라, 박수를 쳐라. 잘하신다.
우리 심사위원 청소년들도 심사가 끝났는지 표정이 풀리기 시작했다. 귀여운 녀석들. 또래들끼리 깔깔거리며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안도감이 들었다. 준비하면서부터 불안하고 걱정됐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무사히 진행되는 걸 보니 청소년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올라온다.
올 한 해 이대로만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