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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LOG Mar 04. 2021

외국 회사 전략팀 주니어의 일기 : 일하는 마음가짐

2년 차 외국 회사 주니어가 일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공유합니다.

외국 회사 전략팀 주니어의 일기 : 일하는 마음가짐

싱가포르 온지 정확히 1주년이 된 날이다. 그래서 오늘은 오랜만에 지난 8월부터 느꼈던 것들을 작게 나마 공유해보려고 한다.


2020년 8월 15일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하고 다른 사람으로 인해 내가 행복한 관계 속에서 살면 그게 가장 좋은 삶이 아닌가 싶다. < 질문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김헌 교수님 인터뷰 중-

"언니, 언니 일이 엄청 많아 보이는데, 동시에 언니가 하는 지금의 일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아"

주변 사람들로부터 참 많이 듣는 이야긴데, 나의 친한 지인들은 내가 얼마나 지금 다니는 회사와 일을 좋아하는지 잘 알 것이다. 매번 어렵고 힘든 일의 연속이지만, 싱가포르에서 지금 하는 일만큼 재밌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며 다니고 있다. 그만큼 지금 회사에서의 나의 역할과 내가 하는 일과 나의 팀, 내가 꿈꾸는 비전이 참 좋다. (물론, 아직도 지금 회사에서 배워야 하는 것과 성장해야 하는 것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도 안다.)


매일이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일을 성취했을 때, 그리하여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그 어려운 시간들이 참 감사하게 느껴진다. 내가 그 일을 함으로써 행복을 느끼고, 나로 인해 다른 이들도 그 행복한 관계 속에서 살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삶이자 또 가장 좋은 일이 아닌가 싶다.


때론 내가 민간 외교관이 된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다. 동남아시아에 잘 알려지지 않는 우수한 브랜드의 판로 개척을 돕는 일, 1) 나의 고객이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2) 회사는 그로 인해 돈을 벌고 3) 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우수한 사업들을, 동남아에 알리는 일을 하며- 매일이 내가 하는 일의 가치를 되돌아보곤 한다.



아무렴 쉽지 않은 날의 연속이기도 하다. 정말 참 일하며 이를 악 물고 많이 울기도 했다. 경력에 비해 다양한 팀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커서였을지 모른다. 내가 조금 더 혼자서 스스로 매니징 할 수 있는 시기에 지금의 일을 했다면 더 많은 것을 빠르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럴 수 없는 것이 많이 아쉬웠는지도.


방법은 하나다. 끊임없이 노력하여 빠른 시간 내에 폭풍 성장하여 어디 가서 든 일을 스스로 매니징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2020년 8월 15일


지난 한 주는 공허함의 연속이었다. 잘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스스로에 대한 증명이 필요했고, 나는 어떻게든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었다. 달려왔고, 달리고 있으며, 앞으로도 달려야 하는데 그 중간 지점에서 앞을 돌아보니, 당장의 눈앞에 결과가 없는 건 아닌지 괜히 초조해졌다.


그러던 중 이 날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가 몇 개월에 걸쳐서 드디어 큰 프로젝트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우리는 기본적인 오류를 수정하고 체계를 구축하였고, 프로세스를 마련하였다. 또한 실질적인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위한 매뉴얼과 체계, 그리고 접근 가능한 다양한 기능적인 개선과 팀 구축 및 파트너사와의 협업까지,  이 과정에서 당신의 24시간의 헌신이 있었고 이를 통해서 우리는 이제 드디어 기본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수정해야 할 것들은 많고 수많은 것들이 지금부터 만들어져야 하지만, 이 단단한 땅을 만드는 과정이 없었더라면 우리가 앞으로 만들어낼 모든 것들은 허물어졌을 것이다.  이제 사업의 성장이 곧 실적으로 시작되고 증명될 것이다.

단단히 마음을 먹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공허한 것은 당연하다. 기초 공사 끝내도 아직 평지이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평지를 보고 있어서 마음이 공허한 것뿐이다, 지금 열심히 노력해서 준비되었으니까, 이제 진짜 건물 짓기를 시작할 거다. 건물이 지어지고 올라가면서 우리는 이제 재미있는 것들도 기획하고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롯데월드타워 기사

롯데월드타워가 기초공사만을 위해 2년이 넘는 시간이 쓰였던 것처럼, 그리고 이제 이런 재미있는 것들을 그 위에 만들어내는 것처럼. 힘을 내자,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전략팀의 일은 지금 당장 눈에 어떤 결과물이 보이지 않아 때론 스스로를 막막하게 만들 때가 많다. 나는 나의 일에 이름을 지어주기로 하였다. '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일을 하는 것'


2020년 9월 7일

나를 어렵게 하는 것에는 많은 것들이 있었는데, 어쩌면 일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는지도 모르겠다.  첫 시작점부터 같이 했던 어떤 프로젝트에서 나는 참 욕심이 많았다. 굳이 담당하는 다른 팀이 있었음에도, 그 프로젝트만큼은 전체 프로세스를 다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같은 오류가 나왔을 때 제일 잘 아는 담당자가 되고 싶었다. 아마 아가가 처음 태어나 그 성장과정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의 범위를 넘어서 모든 걸 관여하려는 노력은, 때론 스스로를 더 지치게도,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럴수록 더 조급해지고, 처음에 시작했던 즐겁게 일하는 마음에도 조금 금이 난 건 아닐까 싶다.


그렇게 밤 새 고민한 결과, 그리하여 나를 위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도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리기로 하였다.


내게 필요한 개선점

1.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기 (정해진 나의 맨먼스에 대한 시간 효율성 문제이다. 나는 내 시간을 더 들여서라도 다 해낼 줄 알았다.)

- 다른 담당자가 조금은 느리더라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믿고 기다려 줄 것. 그럼에도 정보가 필요할 땐, 개인적으로 따로 교육해줄 것.

- 그렇게 다른 담당자가 스스로 일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조급한 마음을 버리기

- 굳이 관여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하나하나 신경 쓰는 일을 줄여, 그 시간에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


2. 불필요한 언행을 금지하기

- 필요한 말과 파일만 정리해서, 타이밍을 확인하고 전달하기

- 내의 언행이 회사의 이미지가 될 터이니, 공손하고 정중하게 비즈니스 매너를 지켜서 말하기

- 상대를 조급하게 하지 말고 하루 이상은 기다린 후 업데이트를 요청하기


3. 일과 삶의 균형

- 일을 하지 않을 때와 할 때를 명확히 구분하고 삶으로서의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찾아 지치지 않고 즐겁게 일할 것. (일 하는 시간이 아닐 때 굳이 급하게 일을 처리하려는 습관을 버리기.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4. 커뮤니케이션

- 모든 값진 조언을 오래 되새기고 변화할 것.

- 모든 건 을 사전에 보고하여 일의 진행사항을 명확히 알릴 것

- 함께 일하는 이들에게 매 순간 감사를 명확히 표현할 것.


2020년 11월 14일

내가 생각하는 나의 능력 이상,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캐파 이상의 일을 받게 될 때면 막막한 답답함이 제일 먼저 앞섰다. 나는 그 감정이 처음에는 두려움으로,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무대뽀같은 저지르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는데 결국 해낸다 해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 두려운 마음을 쉽사리 걷어내기 어려웠다. 그럴 때면 존경하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곤 한다.



일이 어려울 수 있고 길이 안보일 수 있지. 그런데 그걸 그냥 안되나 보다 포기하거나 나 몰라라 하지 않고 주말에도 생각하고 염려한다는 것은 네가 얼마나 이 것들이 귀한지, 또 너의 삶을 소중히 보는지 보이는 것 같아. 그러니 마음이 무겁다는 것은 고마운 책임감의 무게일 거야.


네가 시간을 쏟아부어도 들을 수 있는 말의 한계가 분명 여기 있겠지.

나도 오래전 밤새 준비한 보고서를 받은 상사분이 나가라고 하셨던 게 내 한계였어

근데 그때 밤새며 노력하지 않았다면 난 지금까지 나가라는 소리를 듣고 있을 것 같아.

지금 듣는 것보다 1년 뒤에, 몇 년 뒤에 그런 이야기를 들을까 무겁고 답답할 수 있는 것이 나는 더 부끄러워. 너는 훌륭한 이야,


네가 그렇게 일하는 걸 절대로 그걸 가볍게 보거나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 생각하지 말아

사람 개인이 하는 일은 다 작고 또 약해. 조금씩 작은 힘을 쌓아서 모아가는 것뿐일지도 몰라


다시 마음을 다 잡아본다.

버틴다는 말보단 이겨낸다라는 말이 더 옳겠다.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2021년 1월 27일

신사업 기획도 필요한 Role이기에 나에게 여전히 부족한 Creativity를 열심히 끌어올리려고 노력하는 요즘, 제안하기 전에 반드시 제안을 해야만 하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함을 굉장히 많이 깨닫는다.

1) 그게 우리에게 지금 왜 필요해? 2) 리소스를 이만큼 사용할 만큼 그게 당장 중요해? 3) 그게 기존의 것에 -를 주더라도,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가 되는 일이야? 4) 그걸 했을 때 우리가 어떤 걸 결과적으로 가져올 수 있지?


명심하자, 제안은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어떤 부하인가, 우리는 어떤 팀인가?

2021년 2월 3일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1) 한국향 동남아 발 역직구 이커머스 전문가 (캠페인, 판매 구조, 상품 선정, 신사업 기획)

- 이커머스 조직 전반에서 다양한 팀과 협업하며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함으로써 구조 인지

- 기존 잘 운영되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현 동남아 시스템 개선 및 구축

- 신규 사업을 기획하고, Data-driven으로 상품과 데이터와 전략을 인지

- 동남아 오프라인 사업의 온라인화 기획


3) 나는 회사에 어떤 것을 기여할 수 있을까? 그것을 위해 내가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가?

- 동남아 이커머스 산업의 큰 그림 및 프로세스 기획

(지금 맡고 있는 마켓은 싱가포르 단일 국가이지만, 점차 확장)

- 기존에 가지고 있는 트렌드에 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신사업 기획 및 현 서비스 개선

- 동남아 이커머스 현장의 이해


그리고 내가 경험하고 고민한 것들을 다음 후배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 어쩌면 이런 주니어 일기의 기록도 그런 마음으로부터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오너십을 가지고 안 되는 일도 되게 만드는 사람이 되자.


2021년 3월 4일

중간보고의 중요성을 느낀 날.

보고의 목적에는 내가 일을 하면서 어떻게 처리/결정하는 스타일인지, 어떤 점에서 변화/성장이 필요한지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 팀의 방향과 내가 일하는 스타일이 align이 되는 순간, 내가 스스로 매니징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게 될 것이다.


그다음 글은 아래 글에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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