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온지 76일이 지나, 남기는 싱가포르 취업 이야기
오늘은 싱가포르에 온지 76일이 되는 날입니다 :)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으면서도, 다사다난했던 날들이었습니다. 1월 입사는 코로나와 비자 문제로 인해 3월로 미뤄지고, 싱가포르에 도착한 이후부터, 이 곳의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6월까지 재택근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입사 후 한 번도 사무실에 가보지 못했네요 (허허)
오늘은 싱가포르 취업, 그리고 외국계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브런치에서 간단히 나눠보려고 합니다. 아직 경력이 짧은 주니어인지라, 대단한 이야기를 나누는 건 어렵겠지만, 사회초년생의 입장에서 좌충우돌 해외 취업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합니다. 모든 브런치의 이야기는, 이렇게 어설픈 목소리로, 유튜브 영상으로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
2016년 싱가포르와의 첫 만남
제가 싱가포르에 처음 온 건 2016년 2월이었습니다. 홀로 여행 온 싱가포르의 첫 인상은 참 좋았습니다.
깨끗했으며, 다양한 국가의 인재들이 모여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언젠간 꼭 이런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소망을 가지게 했던 곳이었습니다.
저의 첫 커리어의 시작은 싱가포르가 아니었습니다. 외국 회사의 한국 지사였지요. 첫 회사에서 10개월을 근무했는데, 한국에서 외국 회사에 다니며 느낀점이 참 많았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좋은 점도 많았지만, 이제 일을 막 시작한 사회초년생에게는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보통 한국에서 신입으로 취업을 하면, 회사에 Soft landing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이 있고, 사수 제도도 있잖아요. 연수원에서 만난 같은 연배의 좋은 동기들도 생기고. 그런데 외국 회사의 경우, 헤드카운트가 한정되어있다보니(= 뽑을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보니), 같은 시기에 들어오는 동기가 있기 드물거든요. 첫 회사에서 저는 아주 막내였습니다 :)
- 헤드카운트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소개할게요 :)
그럼에도 제가 외국 회사에 취업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글로벌한 무대에서 일을 하며, 저의 컴포트 존에서 벗어나 어디서든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외국 회사를 다니게 되면, 한국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그런 기회가 더 많을 거라 생각했어요. 제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비록 첫 번째 회사가 외국계 회사 ‘한국 지사’였지만,저는 충분히 다른 나라에 있는 멋진 분들과 함께 일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삶의 터전까지도 싱가포르라니요. 저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지금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게 어떤 의미일지
싱가포르는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의 아시아 APAC HQ 본사가 위치한 국가입니다. 따라서 이 곳에서 일을 하다보면, APAC 전체가 베이스가 되는, 또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 기반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 싱가포르에는 아시아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지에서 인재들이 모이지 않습니까? 25살, 이제 막 일을 시작한 저에게,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경험은 아주 뜻깊은 경험이 될 수 있을거라 판단했습니다. 전세계에 날고 기는, 멋진 인재들과 협력하고 경쟁할 수 있으니까요
감사하게도, 저는 외국 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일하면서 같이 협업하던 같은 그룹사의 다른 회사에서 좋은 기회를 주시면서, 이 곳으로 이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운이 좋아 일찍 이직을 한 케이스지만, 일반적으로는 경험이 없는 신입의 경우, 싱가포르 취업이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비자 때문인데요. 싱가포르의 경우, 외국인 한명을 고용하기 위해 내국인도 고용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또 회사에서 외국인을 뽑게 되면 세금도 내고, 채용 인원 쿼터도 제한되어있다보니, 일반적으로는 신입을 뽑는 경우가 드문 편입니다. 그럼에도, 제 주변을 보니,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싱가포르 취업에 성공하는 분들이 있어 그 케이스를 공유해드리고자 합니다.
1. 싱가포르 현지 대학교 학부 / 대학원을 나온 경우
2. 현지 취업 에이전시에 돈을 내고 해외 취업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취업을 하는 경우 (주로 호텔이나 서비스직이 많습니다)
3. 정부 지원사업을 통해 오는 경우
4.가끔 링크드인과 같은 잡 서칭 사이트를 보면, 신입 공고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으니, 열심히 준비한 자에게는 또 언제 기회가 찾아올지 모릅니다 :)
2개월간의 싱가포르 취업/ 1년간의 외국계 회사 후기를 정리해보면 아래 내용으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아요.
1) 장점
우선 가장 큰 장점은 위에서도 내내 언급했지만,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협력하고 경쟁한다는 점이에요! (이건 반박 불가능한 팩트 ! 위에서 내내 설명했으니 넘어갈게요!)
외국계 회사의 가장 큰 특징이 일의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Role and Responsibility 라고 하지요. 저의 일이 명확히 나눠져있기 때문에 저의 일에 한해서는, 다른이가 대신 해주지도 않으며, 신경을 쓰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하면 또 그만큼 업무의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이 말은, 위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일을 처음 시작하는 주니어 역시 (사수제도, 동기 없이) 누구 하나 도와주기보다는 혼자서 실무를 처리해야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초반에 적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약간, 나의 친구는 구글링? 이런 느낌이랄까요)
확실히 분위기는 자유롭습니다. 물론, 리더분과 팀의 구성이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연차를 빼서 길게 여행을 간다거나, 재택근무를 한다거나, 업무 시간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2) 단점
영어가 완벽하지 않은 저만의 생각일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일하는 것보다는 소통에 어려움이 발생할 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문화의 차이가 있다보니 완벽하게 전달하기가 어렵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갑자기 진행되던 채용이나 사업이 철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면 하루만에 그 팀 전체가 날아가거나, 진행되던 채용이 막힐 수도 있습니다. 고용안정성이 없다보니 언제든 해고 가능성이 있고요.
싱가포르 취업에 대해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 남겨주세요 :)
주니어의 입장에서
해외 취업을 생각하는 사회초년생분들께 전하는 외국계 회사 이야기
해외 취업에 대한 좋은 정보를 주는 다양한 컨텐츠들이 이미 많잖아요 :) 이미 좋은 컨텐츠들이 많지만 저의 선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해봤어요. 주니어의 입장에서 저의 좌충우돌 적응 이야기를 들려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했던 실수와 교훈, 경험들을 공유하면, 외국계회사 (또는 해외 취업)을 생각하는 독자분들은 더 빠르게 적응하고, 제가 경험한 실수를 번복하지 않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쓰게 된 브런치입니다 -!
1. 외국계 기업에서 신입을 잘 뽑지 않는 이유
일반적으로 외국계 회사가 한국에 들어오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단순합니다. 한국이라는 마켓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이지요. 그러니 한국 대기업처럼 인재 양성이나 인재 발굴을 목적으로 대규모 채용을 잘 진행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들만 헤드카운트를 만들어 채용을 하지요. 따라서 숙련이 필요없는 직무들, 또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는 직무는 대부분, 파견직/계약직으로 채용하게 됩니다. 파견직의 경우 외국 회사 소속이 아니고, 에이전시 소속으로 회사에 파견 되어 일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러니 외국계 회사들은 정말 필요한 인원이 아니면, 돈을 아끼기 위해서 파견직과 계약직을 채용한다고 이해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가장 친구들에게 많이 들었던 질문이 바로 이 질문이었어요.
그럼, 계약직으로 입사해서 일 잘하면 전부 정규직 전환되는 거야?
(아쉽지만) 아니요. 그 회사에 헤드카운트가 없으면 정규직으로 전환되기가 어렵습니다. 한 명의 정규직을 채용하기 위해 회사는 많은 비용이 들거든요.
그럼 계약직/파견직/인턴은 어떤 경우 추천하시나요?
그 기회가 직무 경험을 쌓아 이후 이직을 위한 교두보를 위한 길이 될 수 있다면 추천하는 편입니다. 그 기회가 외국계 기업의 문화와 일하는 방식, 그리고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에서 소개드리겠지만, 외국계 회사의 채용 방식 중에는 직원 추천 제도가 있기 때문에 미리 가고 싶은 회사의 임직원을 많이 알아두시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신입이 외국계 회사를 준비해야하나요?
다행히 신입을 뽑는 외국계 회사도 있습니다. 로레알, 피엔지 등 우리가 들으면 알만한 회사들은, 가끔 대규모 공채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신입으로 외국계회사에 가장 확실히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방법은 이런 공채를 확인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겠네요. 다만 외국계 기업의 경우 유학생분들도 많이 지원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더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제 대학을 졸업했는데, 어떻게 외국계 회사를 준비해야할까요?
우선 자신의 Background를 쭉 돌아보면서, 어떤 업무를 할 수 있는지 정리해보는게 중요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다양한 문화, 영어 쓰는 환경, 수평적인 환경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이유로 외국계를 가고싶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일해보니, 그런 마음만으로는 어렵겠더라고요.
따라서, 어떤 직무를 하고 싶은지, 그 직무가 내가 해왔던 경험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 고민해야합니다.
올라오는 모든 직무에 지원해서 하나만 걸려라라는 마음가짐으로는 어려울 수 있어요. 뒤에서도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외국계는 지금 당장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외국계 회사 지원 공고를 볼 때 제일 먼저 확인해야하는 부분이 바로 Job Requirements 부분입니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직무 중심으로 채용이 이루어져요. 따라서, 지원자가 어떻게 회사에 기여할 수 있고 JD를 잘 이해하고 있고, 우리 회사 문화와 얼마나 Fit하게 잘 맞는 사람인지를 확인하고 채용합니다.
그러니 내가 지원하고 싶은 직무에 어떤 Skill이 선호되는지, 내가 그 Skill을 갖추고 있는지 확인하시고, 어느정도 일치한다면, 그 다음에 해야하는 일이 바로 비슷한 수준의 회사 공고를 찾아보는 일입니다.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직무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skill을 정리해보고, 부족한 스킬이 있다면 지원 전, 채우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Job Description을 보면 우리가 회사에 가서 해야하는 여러 업무들이 나와 있잖아요. 보통은 상단에 나와있는 업무일 경우, 주 업무일 확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앞에 서 너줄 읽어보고, 할 수 있는 skill을 갖추었다 생각하면, 회사에 지원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실 외국계 회사에서도 100% JD와 일치하는 사람이 있다고기대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그럼 너무 완벽한거 아닌가요?) 그렇게 본인에게 잘 맞는 직무를 찾고 그 직무에 있는 회사들을 지원하면 됩니다. 다만 본인의 최소 기준에 충족하지 않은 회사는 처음부터 지원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막상 오퍼를 받았는데, 사실은 기준에 만족하지 않았던 회사라면, 나중에 되어서야 거절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주로 외국계 공고가 올라가는 잡서칭 사이트는 피플앤잡, 링크드인, 사람인, 잡코리아가 대표적입니다.
혹시, 한국 취업에서 준비하는 영어성적/자격증이 외국계회사 취업에 영향을 줄까요?
한국에서 취업을 하려면 일반적으로 토익, 토스, 오픽 같은 영어 공인 어학점수가 필요하잖아요? 거기에 한국사와 컴퓨터활용능력까지 저도 대기업 취업 준비하면서 다 준비해서 땄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외국 회사에 지원을 하고 와보니, 한국에서 필수인 자격증이 해외에선 큰 의미가 없더라고요. 영어 성적 역시도, 이미 비즈니스 영어 구사 가능 여부는 영어 면접에서 다 드러나기 때문에, 요구하지도 않고요. 물론, 디자인이나 기술 쪽과 같이, 지원하시는 직무가 명확할 경우, 그 툴을 다룰 수 있다는 포트폴리오가 있으면 훨씬 좋겠지만, (저와 같은 일반적인 문과생이 지원하는 직무의 경우). 자격증을 의무적으로 준비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차라리 영어 자격증을 공부할 시간에, 비즈니스 영어를 더 공부하시고, 외국 회사 환경을 다루는 컨텐츠들을 한 개 더 찾아보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아니면, 실무를 경험해볼 수 있는 인턴/계약직 자리를 알아보는 것이 유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의 채용 절차
이제 잘 아시겠지만, 외국계 기업의 경우 인원이 결원 되었을 때만, 소수의 인원을 채용합니다.
우선 해당 직무에 공석이 생기면 외부에 채용 공고를 내기 전, 내부 시스템이나 이메일로 사내 공지를 올립니다. 그래서 해당 직무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내 직원에게 먼저 인터뷰 기회를 주어요.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내에서 직무 전환을 원하는 임직원에게 먼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입니다. 물론, 이렇게 하여 공석을 채우면, 비교적 간단한 절차를 통해 선발할 수 있으니 회사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요?
그 다음이 바로 직원 추천 제도로 채용이 이루어입니다. 영어로 Employee Referral Program이라고 하지요.
재직중인 임직원이 주위 지인에게 해당 채용을 소개하고, 그 지인이 그 직무를 잘 수행할거라고 판단할시, 회사에 추천하여 채용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미 그 회사를 다니는 임직원이 추천한 지인이기 때문에 회사는 더 신뢰를 가지고 채용을 진행하는 거지요. 이 프로세스로, 임직원의 지인이 채용되었을 경우 그 임직원에게 보상금이나 인센티브를 주기도 합니다.
이 두 프로세스로도 채용이 되지 않을 때, (그 때 서야) 우리가 아는 외부 채용 사이트에 외부 공고가 올라갑니다. 채용 절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직자가 지원서를 접수하고, 서류 - HR - 실무 - 임원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앞서 말씀드렸드이 외국계 회사의 경우, 공채가 아닌 수시 채용이 많기 때문에, 언제 내가 관심있는 직무가 열릴지 몰라요. 따라서 항상 최신 버전의 CV와 Resume를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자 그럼 채용의 과정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HR면접의 경우 실무에 대한 구체적인 면접이 아닌 조직문화나 업무 수행을 잘 할 수 있는 성격/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는지 등, 비교적 간단한 검증이 이루어지는 면접니다.
2) 이후 실무부서에서 실질적인 실무 능력을 평가하게 되며, 상사나 포지션이 해외에 있을 경우 스카이프나 줌과 같은 화상회의 툴로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합니다. 때때로, 해외 담당자가 한국에 와있을 때 면접을 보기도 합니다.
3) 이후 임원/사장님 면접이 있으나, 사실 연차가 낮은 주니어의 경우, 실무단에서 면접이 끝나기도 합니다.
이 단계까지 모두 통과하게 되면, 최종 오퍼가 결정되고, 회사에서는 급여와 보상 수준을 결정하여 제시합니다. 희망연봉을 바탕으로 책정되기도 하나 주니어는 아직 연봉을 협상할 경력이 많지 않기 때문에 보통은 회사에서 제시하는 수준으로 책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