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2> 감상문
2021년이었다. 그 당시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K-콘텐츠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등장했던 시기가. 넷플릭스라는 거대 자본의 힘을 입은 이 작품은 한국 OTT 시장의 확장에 큰 영향을 미쳤고, 초록색 운동복은 하나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런 <오징어 게임>이 2024년 12월, 시즌 2로 돌아왔다. 전작의 유례가 없는 성공 덕분에 사람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다. 과연 시즌 2는 그 기대를 충족시켰을까?
<오징어 게임>은 가난에 허덕이는 456명의 참가자들이 의문의 분홍색 옷을 입은 진행자들에게 납치되어, 456억 원의 상금을 걸고 어린 시절 놀이를 하며 생존을 겨루는 이야기를 다룬다. 시즌 1에서는 배우 이정재가 맡은 ‘성기훈’이 여러 사건 끝에 우승자로 살아남았다. 이번 시즌 2는 우승하는 과정 속에서 여러 비극들을 겪은 성기훈이 다시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면서, 이런 게임이 반복되지 않도록 막으려는 여정을 그린다.
시즌 2를 보며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점은 여전히 추억의 게임들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었다. 시즌 1에서 “달고나 뽑기”나 “투명 징검다리 건너기” 같은 게임을 봤을 때, 개인적으로는 그게 놀이로 느껴지지 않았다. 내 경험 속에서 달고나는 간식이었고, “징검다리”는 유리 대신 봉을 타고 건너던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간식으로 익숙한 소재를 놀이로 가져오고 , 극의 진행을 위해 놀이의 룰을 지나치게 바꿨다고 느껴졌다. 이런 점이 이미 소재가 고갈되지는 않았을까 우려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즌 2에서 새롭게 공개된 게임들과 쿠키 영상 속 힌트를 통해 추억의 게임들이 아직도 다양하게 남아 있다는 걸 느꼈다. 이번 시즌은 전작보다 게임의 비중이 줄고 개수도 적었지만, 단순하고 발랄한 룰과 목숨이 걸린 서바이벌의 긴장감은 여전히 강렬했다. 특히 ‘둥글게 둥글게 ’가 가장 인상 깊었는데, 아이들 목소리로 들려주는 BGM과 탈락하면 죽는다는 공포스러운 룰 사이의 대비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여기에 지금까지 친구였던 사람들을 살기 위해 버려야 한다는 상황은 ‘이게 오징어 게임이지’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시즌 3가 여름에서 가을 사이에 공개된다고 하는데, 어떤 새로운 게임이 추가될지 기대된다.
시즌 1에서는 주인공 ‘성기훈’의 시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기에 정보가 제한적이었다. 시청자는 다음 게임이 무엇인지, 누가 살아남을지 추측하며 신선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꼈다. 하지만 시즌 2 제작 소식이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이 첫 번째 시즌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여기서 제작진은 신선함을 유지하기보다는, 오히려 알고 보는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마치 마피아 게임에서 시청자가 마피아의 정체를 알면서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처음 게임이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에서 ’ 성기훈’의 충고를 듣지 않는 다른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여준 부분에서 우리는 드라마 속 인물보다 정보를 더 알고 있다는 우월감을 갖게 된다. 그 덕에 그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동시에 그들에게 우쭐해하는 재미를 느끼게 된 것이다. 또한 전개가 흘러가면서 “오징어 게임”을 이미 겪었던 ‘성기훈’ 조차도 모르는 정보들이 우리 시청자들에게 노출이 되는데 ‘성기훈’이 언제 진실을 알아챌지 지켜보는 서스펜스가 색다른 재미를 주었다.
좋은 점을 중심으로 리뷰를 작성했지만, <오징어 게임 2>에 대한 전반적인 반응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1, 2화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몰입감과는 달리, 후반부 에피소드에서는 루즈함이 느껴지고, 그동안 쌓아놓은 떡밥들이 속 시원하게 풀리지 않아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 1과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 제작진의 의도와 초반 1, 2화에서의 몰입도를 고려할 때, 개인적으로는 시즌 2가 매우 재밌었다. 또한, 올 하반기에 공개될 시즌 3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전 세계가 주목한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궁금하다. 시간을 기다리며 시즌 3가 빨리 공개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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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는 재미의 서바이벌_4.0_드라마 오징어 게임2 감상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