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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초심, 그리고 코미디: <히트맨> 시리즈의 매력

<히트맨 2 > 감상문

by 오윤 Jan 27. 2025

2020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 가족과 함께 영화관에서 본 영화가 <히트맨>이었다. <탐정> 시리즈부터 ‘권상우’의 코미디 연기를 좋아했던 나는 만화 같은 설정, 뻔뻔한 대사, 그리고 삽입된 애니메이션 같은 요소들이 부담 없이 느껴져 나름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점점 잊혀져 가던 그 영화가 5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잠시 잊고 있던 추억이 떠오르며 관심을 끌었다.


<히트맨>은 국정원 비밀 암살요원 ‘’(권상우)이 신분을 숨긴 채 웹툰 작가로 살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를 웹툰 소재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영화다. 코미디 영화로서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를 적절히 결합해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2025년, 5년 만에 후속작 <히트맨 2>로 돌아왔다. 전작의 주연 배우들이 대부분 그대로 출연하는 만큼, 이번에는 어떤 웃음과 이야기를 선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히트맨> 시리즈의 전매측허 애니메이션 시퀀스

여전한 애니메이션 시퀀스

 <히트맨>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애니메이션 시퀀스다. 주인공이 웹툰 작가라는 설정에 맞춰, 웹툰 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영화에 자연스럽게 삽입했는데, 이 연출은 가히 칭찬할 만하다. 특히, 애니메이션 시퀀스가 영화 장면들과 매끄럽게 이어지며 스토리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히트맨> 시리즈는 코미디 영화로, 전체적인 톤이 가볍고 개연성이 다소 부족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점은 관객의 몰입을 방해하거나 과도한 설정으로 인해 의문을 남기기도 한다. 그러나 중간중간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장면들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는 데 기여한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은 매체 특성상 어느 정도 과장된 표현과 만화적 허용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이를 통해 <히트맨>의 과장된 설정들도 자연스럽게 소화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결국, 애니메이션 시퀀스는 단순한 시각적 재미를 넘어 영화의 설득력을 보완하며, <히트맨> 시리즈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데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히트작가가 되고싶은 웹툰작가 ‘김수혁(준)’
2편에서 히트작가가 되어 돌아온 웹툰작가 ‘김수혁(준)’

응원받지 못한 꿈, 그리고 초심에 대한 이야기

전작 <히트맨>은 응원받지 못한 꿈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 준에게 만화가는 어릴 적부터 간직해 온 꿈이었지만, 당시에는 지금의 웹툰 작가처럼 안정적이고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었다. 수입도 불안정하고 성공하기 어렵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어른들이 반대하기 일쑤였다. ‘’도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리며 만화가를 꿈꿨지만, ‘천덕규 교관(정준호)’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무시당했다. 영화 속에서 준은 자신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풀어내며 여러 사건을 겪고 결국 주변의 우려를 지지로 바꿔낸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준처럼 꿈을 이루기보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꿈을 잃고 좌절하기도 한다.


<히트맨>은 최고의 암살요원인 ‘’조차 꿈 앞에서는 무력하고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꿈을 꾸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가벼운 코미디와 통쾌한 액션으로 결국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건네줬다. 반면, <히트맨 2>는 성공한 작가가 된 ‘김수혁(준)‘의 초심에 대한 이야기다. 전작과 후속작 사이의 시간 동안 인기 작가가 된 준은 점차 초심을 잃어가고 있었다.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만화를 그리던 ’‘은 이제 과거의 영광에 취해 억지로 작품을 이어가며 이른바 ‘뇌절’을 반복하는 작가로 변해버린다. 이 이야기는 초심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히트맨> 시리즈를 3편, 4편까지 이어가고자 하는 관계자들의 각오로도 읽힌다.


전작 <히트맨>이 보여준 신선함을 후속작에서도 그대로 재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1편의 가장 큰 매력은 암살요원으로서의 준과 무능한 웹툰 작가 ‘김수혁(준)’의 대비에서 왔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되며 상황이 바뀌었고, 이제 ‘’의 웹툰 작가 모습은 더 이상 신선하지 않다. 그럼에도 후속작을 꿈꾸는 창작자로서 초심을 되새기며, 속편만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한 점에서 ‘암살요원 준’의 두 번째 이야기가 초심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것 같다.

시리즈에서 속편이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전작이 성공하면 할수록 기대감은 더 높아지고, 그만큼 평가 기준도 엄격해진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처럼 속편이 전작을 뛰어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히트맨>은 전작에서 200만 관객을 기록하며 분명한 장점과 색깔을 가진 코미디 영화로 자리 잡았다. 과연 <히트맨 2>는 속편의 부담감을 극복하고, 3편과 4편으로 이어지는 다리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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