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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분

축구 경기에서 추가시간 6분


첼로연주자 현을 교체하는 6분


아이가 버스를 기다리는 6분


내가 사무실까지 운전하는 6분


1키로를 내달리는 6분



그냥 1분의 여섯곱절이 아니라


그 6분안에 세상이 우주가 담겨있다.


ㅡㅡ


가늠할수 없는 간절함으로 쏟아내도 승부를 바꿀수 없다는걸


이미눈치챈사람들과


기적과 같이 골이 들어가 승리를 안겨줄수 있다는 경험이 있는 자들의 불꽃같은 힘겨루기가 오가는 시간.


이 6분을 이해하는 나름의 방식에 그들의 삶이.경험이 담겨있으며 그건 또다른 1분을 만드는 바탕이 될것이다.



진석이의 알레그로 격렬한 연주중 현이 끊어져


잠시 쉬었던 그 6분.


아이의 십여년의 수고와 땀과. 그야말로 눈물이 그대로 보인 시간이었다.그저 음악의 쉬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이 그대로 담겨있었고


수많은 경험들로 그시간은 당황함이 아니라 익숙함으로 보여질수 있었으며 그 1분의 여섯곱절은 내가 충분히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 되었다. 6분전에 마지막6분의 연주에 담긴 아이의 세상이 그대로 전해졌다.



딸애의 부다죈지앞 정거장에서의 6분


앞서 자기를 매정히 지나간 버스아저씨를 원망하면서도


더 좋은버스가 올수도 있다고 기대할수 있는시간.


그저 넋놓고 시계만보지않아도 되는건


그 시간에 듣는 음악이 오늘은 듣지못할수도 있었다는걸 알기에 차분히 그시간을 즐길수 있는데. 그건 아마 수없이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린 아이의 1분들이 모여서 가능한일.



매일 두세번 사무실까지 가는길은


목적지를 향하는 움직임일뿐아니라


나에게 비보호좌회전을 몇번째차가 양보해줄까를 추측해볼수 있으며 오늘의 실외온도를 가늠해보고.


백년빵집의 오픈여부를 확인할수 있는 시간.


그 것들은 추측하고 가늠하고 확인하는 시간으로 이렇게 알차게 사용할수 있는 6분이 되게한건 셀수없이 이길을 오간 나의 수고의 결과



1키로를 6분안에 달리게되었던 그때


나의 그 6분은 1년치의 6분이었다.


30초도 쉬지않고 뛰지못하던 내가 6분을 쉬지않고 뛰며


내게 들리던 내숨소리와 심장소리


그리고 스포티파이의 음악리스트.


그리고 뛰는 길목 여기쯤있을 꽃나무를 되될아볼 여유.


이 6분은 그냥 6분이 아니라


나만아는 나의 숨참과 귀찮음을 이겨낸 나의 시간들이 녹아있는것이다.



ㅡㅡㅡㅡ


누군가의 지금 1분을


그저 60초라고 얘기할수 없는 이유.


지금의 이 1분이 담고있는 이야기와


이 1분이 담겨질 다음 1분.



시침이 없는 집안에 살다보니 잊고살았는데


똑딱 하고 지나가는 그시간도 소름끼치게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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