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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ide Jan 08. 2019

삼포니오케스트라 1년 총정리

삼포세대 에필로그. 혹은 네여자들 프롤로그

약 1년간 우리는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데, 연애나 결혼, 출산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장 공적인 영역이다. 이 사회는 그것을 각 개인의 취향이라고 치부하며 각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기고 외면하지만, 사실 사회문화와 정책은 개인의 연애/결혼/출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출생율이 낮아지고서야 비로소 각 가정에 국가가 개입한답시고 난리법석이지만... 가임기 여성 지도 따위나 만드는 주제에... 할만하않...) 


우리는 그것을 언어화하고, 매체화하였다. 평소에 우리끼리 모여서 수다떠는 것의 연장선이긴 했지만, (그래서 더 부담없이 만날 수 있었고) 매번 하나의 주제를 정해서 이야기를 나누니 보다 심도있는(!) 수다를 떨 수 있었다.ㅋㅋ


너무나 맘에 드는 우리 로고! 삼포니의 이니셜인 ㅅㅍㄴ.

자세히 보면, 오선지에 음악과 냄비받침대, 젓가락이 그려져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음악과 음식이 있는 우리가 정말 잘 표현된 로고 :)  메이드 바이 와와짝꿍님


로고 설명하면서 얼핏 스포일 했다시피,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이름으로 시작한 우리들을 슬금슬금 연애를 하기 시작했다. 이게 웬일? 방송에서 분명히, 우리끼리도 너무 즐거워, 연애 따위 필요 없어.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상반기 시절 우리의 방송 주제


혼자서도 잘 논다고 방송하던 그 절정의 순간에 연애와 결혼이라. 모순적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랬다. 방송을 통해 우리가 가진 불만사항, 욕구들을 언어화하면서 '내가 바라는 삶'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이해해주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었다. 파트너에게 잘 보이고자 나를 가리고 숨기게 만드는 그런 파트너가 아니라, 수동적인 여성상으로 있게 하는 파트너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파트너 말이다. 


후반으로 갈수록 우리의 방송 주제가...


1여년의 방송 끝에, 4명은 모두 삼포를 포기(!)하게 되었다. (방송 덕분일까..? 방송 때문일까..?ㅋ)


그렇지만 그것이 기성세대에 흡수되고자 함은 아니다. 여전히 우리는 결혼/육아가 아닌 대안적인 삶의 방식을 찾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삼포세대를 대변하고자 했던 삼포니 오케스트라 방송을 정리하고, 네여자들 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삼포세대'에서 자유로운건 아니다. 그들이 포기라는 단어를 외치는 맥락에 여전히 우리도 포함된 상태이기 때문이다(불안한 거주, 직업, 미래, 애키우기 험난한 세상-교육,환경- 등..)


그래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유에 여전히 공감하고 지지를 보내며, 앞으로는 '연애,결혼,출산을 했지만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Post-삼포세대로써 꾸준히 방송을 할 계획이다.


여러분 많이 들어주세요 ! 


청취방법: 동작FM 팟캐스트 내 "네여자들" 검색 - 격주 수요일에 업데이트 됩니다 -

http://www.podbbang.com/ch/6160?e=2278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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