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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포동굴 Mar 24. 2022

내가 지은 집에서의 일상 상상하기

내 집을 지었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미리 상상해보기

건축가분들을 만날 때마다 집짓기 고민에 대해 말씀드리면, 항상 똑같이 주시는 피드백이 있다.

그 집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세요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내가 지은 집에서 나는 어떤 일상을 보내게 될까?


[상상 시나리오]

- 2 가구가 함께 사는 듀플렉스 단독주택. 공간 분리 방법은 건물을 두 동 올리기

- 시부모님 가구 + 우리 가구 (4인 가족, 아이 두 명)

- FOCUS: '독립'된 두 가구 각각의 야외 공간 + 공용 마당, 1층/2층/다락방 구조

- Inspiration Photo

▲ 출처: Poliform, Saint-Germain Sofa (https://www.poliform.it/en/products/saint-germain/)


▲ 도면 Draft





햇살이 잘 드는 주말 아침, 2층 안방에서 눈을 뜬다. 아직 아이들은 잠을 자고 있는지 건넌방이 조용하다.


▲출처: 인스타그램 @lauralisaschwabe

1층으로 내려와 우선 주방으로 향한다. 시원한 물 한잔을 정수기에서 내려 쭈욱 마신다. 자고 난 다음에는 갈증이 유난히 심하다. 다시 물 한 잔을 받아서 거실 소파 공간으로 나온다. 거실은 2층까지 뚫려있는 구조에 남쪽을 향해 창이 크게 나있어 햇살이 잘 들어온다. 가끔은 너무 부셔서 커튼을 쳐야 하지만 아침에 맞이하는 햇살은 기분이 좋다.











▲ 출처: 인스타그램 @therealfithousewife

거실과 주방, 식탁 공간은 다 연결되어 있는데 단차가 있어 나름 조심히 내려가야 한다. 그래도 공간이 분리되는 느낌에다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놀기 좋아 만족한다. 1층은 기본적으로 가족이 한 데 모여 노는 공간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벽이나 문으로 특정 공간을 닫아버리는 것은 지양하고자 했다. 아 물론 화장실은 제외하고. 가족 간의 대화가 꽃피는 집을 꿈꾸기 때문에 TV도 들여두지 않았다. (미디어 시청을 원한다면 저 다락방 위까지 올라가야 한다) 소파 배치도 그 관점에서 고민이 많았다. 기존에 신혼집 아파트에 들어갈 때 샀던 소파 (산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를 버리기는 아까운데, 이 소파는 또 TV를 바라보는 아파트 거실 구조에 딱 맞는 모양새였기 때문이다. 이에 기존 소파, 한쪽 방향(주로 TV겠지)을 바라보는 구조를 그대로 배치하면서 그 소파의 마주 보는 면에 이리저리 마음에 들었던 편안한 의자들을 배치하게 되었다. (다행히도 남편이 의자 매니아라 만들고 싶은 혹은 사고 싶은 의자가 많았다) 시스템으로 딱 찍어낸 듯한, 그리고 인테리어 업체에서 풀 세트로 제안하는 천편일률적인 가구 일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나, 둘 우리 가족에게 어울리는 가구를 모으는 쪽이 시간은 오래걸릴지언정 더 마음에 든다. 가구는 한 번 사면 오래도록 사용하게 된다. 꼭 처음 입주할 때 모든 것을 채워놓을 필요도 없다고 본다.


▲ 출처: 인스타그램 @zoefeldmandesign

주방의 가운데에는 큰 아일랜드 식탁이 있다. 여기서 가족과 함께 요리 및 설거지도 하고 급하게 아침을 먹고 나가야 할 때는 굳이 식탁까지 가지 않고 간단히 이곳에서 식사를 해결한다. 화구는 아이들에게 위험할 수도 있어 한쪽 벽면에 빼두었다. 요리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환기. 그래서 화구 근처에 창문을 내어 두었다. 음식 냄새는 최대한 빨리 빼는 게 좋다. 웬만한 수납은 아일랜드 식탁 아래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기존 아파트에 살 때 가장 불편했던 점이 손이 닿지 않는 상부장에 있는 그릇을 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머리 부딪치는 일도 많았고. 하지만 저녁 식사는 웬만하면 꼭 가족이 한 대 모여 큰 식탁에서 먹고자 한다. (그게 아니라면 마당에서 시부모님과 함께 바비큐 파티?)  이 날을 위해 30평대 신혼집 아파트에 들어갈 때부터 큼지막한 6인용 월넛 원목 식탁을 준비했지. 사실 요리, 잘하지는 못한다. 그래도 웬만하면 직접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한다. 점점 실력이 나아지겠지?


#내집짓기 #상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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