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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현 Oct 14. 2016

소녀의 유토피아

소녀의 유토피아

-박찬현-


꿈 속을 초대하던 이야기꾼 소녀는

한여름 밤 또래 아이들을 모아 놓고

솜사탕 날개를 모두 달아주니

달콤한 별나라 요정들 되었지


랜턴 아래 모여 소녀의 꿈을 듣던

그 아이들은 이제 흔적 알 수 없고

소녀는 숙녀가 되고 노을이 되어

무거운 세월의 이야기를 입었다.


하얀 달을 먹고 은하수 마시며

오랜시간 노랑별 삼키곤 했다.


그녀는 마저 쓰지 못한 이야기를 밟고

아름답도록 붉은 태양 뒤로 가버렸다


처음부터 싹을 틔울 수 없었던 꽃씨

시간의 강에 뿌린 채 떠나 갔다.


밤하늘 어딘가 아이들의 맑은 재잘거림과

그 소녀가 지은 이야기를 듣고 있겠지,


2016. 10. 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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