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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현 Oct 28. 2016

항아리

항아리

-박찬현-


평생을 자식들에게 퍼주느라

당신은 무우말랭이가 되고

바람 벽에 매달린 무 시래기


가슴에 품은 사랑 나눠 주느라

당신은 속이 텅빈 항아리가 되어

주름진 숨소리만 휘도는데


곱던 세월에 낙엽만 쌓이고

바람 한 줄기 성근 시침 뜨며

어머니의 세월을 덥느니


마음은 당신 곁을 원하나 육신에 갇혀

가슴 속으로 아린 강물만 흘러내리고

기도를 침묵으로 엮어 당신 항아리 채우는





2016. 10. 28. 금


사진출처: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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