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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Aug 26. 2021

Loving myself again

여전히 진행 중인 나만의 우울증 치료/극복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떤 일을 시작하는 것도,

청소를 하는 것도,

잠을 제대로 자는 것도...


무언가를 할 에너지가 없는 상태로 오랜 시간을 살아왔습니다.

뭔가를 시작하려 하면 계속 그것을 못할 수밖에 없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꽉 채웠습니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떤 사람을 만나면 머지않아 그 사람이 싫어졌습니다.

거울을 볼 때마다 내 얼굴 내 몸을 마주하기도 싫어졌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것이 너무 부담스러웠고...

죽고 싶을 때도 많았습니다.

항상 지쳐있었고, 지친 내가 싫었습니다.

항상 비판적이었고, 그런 내가 싫었습니다.


모든 것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이 괴로웠고,

이런 괴로움에 찬 세상을 등지고 싶었습니다.

껍질이 없는 맨살로 살아가는 가재가 된 기분으로 살아왔습니다.


무엇인가 나를 위로하고 힐링하는 것이 무엇일지 찾았습니다.

그래야 나 스스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명상도 하고, 운동도 했습니다.

운동을 하는 중에는 아무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그동안에 나 자신이 힐링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우울증이 저처럼 심하신 분은 명상보다는 몸을 움직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신이 약해진 틈을 타 엉뚱하게 더 안 좋은 생각들이 침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하다 보면, 나쁜 생각들이 들어왔다가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그 생각들을 관찰하다 보면,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아... 생각은 내 것이 아니구나!
아... 감정도 내 것이 아니구나!
아... 내 몸은 내 의지와 다르게 움직이는구나!

사실 명상이라는 것의 목적이 이것입니다.

떠오르는 생각과 일어나는 감정이 내 것이 아님을 깨닫기 위해,

지금 여기 이 순간을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인 것입니다.


"아.. 내가 왜 이런 상사를 만나서 이 고생일까?" ---> 내 생각이 아닙니다. 이 생각을 관찰하다 보면 마치 날씨처럼 나중에 다 지나가게 되어있습니다.
"억울해,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런 피해를 당할까?"  ----> 억울함과 피해의식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내 감정이 아닙니다. 내가 원해서 떠오르는 감정이 아닙니다. 명상을 하며 관찰하면, 감정도 구름이 흘러가듯 이 감정도 결국 살라집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 여기저기가 아픈데 병원에 가면 이상이 없다고 하네.." ---> 몸은 내 의지대로 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몸은 스스로가 알아서 작동합니다. 부정적 생각과 감정은 몸에 영향을 주어 몸에 병을 가져다주고, 긍정적 생각과 긍정적 감정은 내 몸을 건강하게 합니다.


러닝을 하던, 스쾃를 하던, 복싱을 하던, 내가 몸을 움직이면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끊는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이때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여러 잡념들이 사라지면서, 내 감정이 정리가 됩니다. 그러면 내 몸에 흐르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점점 줄어들게 되는 것이지요.


 이때가 명상을 하기 좋은 때입니다. 머릿속 생각을 비우고 호흡에 집중하면서 10분에서 20분 동안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정말 2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해 보시면, 앗 내가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못하는 겄지?라는 반문을 하실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잠들기 전,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냥 잠이 들어버립니다.

앉아있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장담하건대 5분 안에 딴생각을 하거나 일어났다 다시 앉거나, 스마트폰에 손을 댑니다.

일어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어디론가 어느새 내가 가고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딱 2분만 전속력으로 달리기를 하고 나서 가만히 있으면, 무엇인가 다름을 발견합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동안, 머릿속이 복잡했던 때에는 보이지 않던 무엇인가 아름다운 것을 발견합니다.

마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소울'에서 보았던 장면처럼 말이죠.

너무 많은 생각과 감정 때문에 일상에서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고 있지는 않나요?


성공적인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말에

법륜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자신에게 만족하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고,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삶이다."


저는 진짜 성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투자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기 자신에게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는 부분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의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그렇게 했을 경우 내가 생각지 못한 에너지가 발생해서,

자신에게 만족할 수 있고, 세상과 함께 살아가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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