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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May 22. 2023

나는 무엇일까? (몸의 관점)

1. 내 몸이 나일까?

앞서 제가 파도이야기를 한 것은 이제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저는 '나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 세 가지 관점에서 고찰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관점은 '나'라는 것은 몸 + 알파라는 관점입니다. 여기서 알파는 내 몸 이외에도 컨트롤하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뇌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우리 몸은 사실 우리 뇌가 만들어내는 일종의 환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뇌는 어떠한 것도 듣고 보지 못합니다. 두개골의 어둠과 고요함 속에 갖혀있을 뿐이죠. 뇌가 보는 것은 여러 데이터 선으로 부터 들어온 전기화학적인 신호일 뿐입니다. 뇌가 작동하기 위해서 그것 외에는 필요한 것이 없습니다. 놀랍게도 뇌는 이러한 신호를 굉장히 잘 잡아내며 패턴을 추츨하고 의미를 부여합니다. 신경과학자인 David Eagleman 박사에 따르면 감각확장의 가능성은 끝이 없다고 합니다.어차피 우리 뇌가 받아들이는 것은 시각적인 사진이나 청각적인 소리가 아니라 그저 전기적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뇌는 그 데이터가 어디서 오는지 알지 못하며 상관하지 않습니다. 어떤 정보가 들어오던지 상관없이 그저 해석에 집중합니다. 

https://www.ted.com/talks/david_eagleman_can_we_create_new_senses_for_humans/transcript

  

 즉 내 몸에 대한 인식은 물질적 실체로서 몸 자체가 아니라, 뇌가 편의상(생존에 유리하기 위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 물질적 실체로서의 내 몸 안으로 ‘나’를 한정 지을 수는 없겠죠. 그래서 ‘몸’이라는 단어 대신 ‘소마틱 바디(somatic body)’라는 용어를 씁니다. 소마틱 바디란 뇌가 만들어낸 환상으로서의 주관적인 몸을 말합니다. 이에 대한 유명한 실험 중 가짜팔 실험이 있습니다. 가짜 팔을 보여주며 간지럽히고, 그와 동시에 진짜 팔을 간지럽히면, 사람들은 가짜 팔을 자신의 팔로 착각하는 아주 흥미로운 실험입니다. 

https://youtu.be/sQy6 XIeQh7 A

또한 소마틱 바디 (smomatic body)에 대한 설명은 연세대학교 김주환 교수님의 강의를 들어보시면 도움이 정말 많이 되실 것입니다.

https://www.youtube.com/live/kLAaWxYi-To?feature=share&t=5075

 즉, 몸(Somatic body)이란, 내 물리적 실체로서의 몸을 기반으로 내 몸에 대한 인식을 만드는 것이 아닌, 뇌가 편의상 만드는 이미지이자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불과하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러니  '나의 몸'이라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것이라기보다, 뇌의 해석에 의한, 소프트웨어적인 것입니다. 



몸은 뇌가 만들어낸 환상이다.


 또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몸은 계속 변화합니다. 그리고 나의 물리적인 몸은 온전히 나의 것이라 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물리적 존재로서의 나는 결국 수 조개의 세포들이고, 그 수 조개의 세포들 중 1초에 백만에서 삼백만 개 정도의 세포들이 죽고 다시 생겨납니다. 결국 7년 정도면 대부분 세포가 적어도 한 번씩 교체됩니다. 그러니 '나'라고 생각하는 내 몸은 단지 순간적인 상태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최근 몸 안의 모든 세포에 같은 유전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성인의 뇌 속 뉴런 한 개의 유전 정보에 그 주변 세포와 다른 천 개가 넘는 돌연변이 가 있는 경우가 발견되었습니다. 내 몸 안의 dna의 8%는 바이러스의 게놈이며, 세포의 발전소라 불리는 미토콘드리아 역시 자신들만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내 몸 안의 수조 개의 세포들은 내 몸을 우주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또 다른 생명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죠. 


https://www.youtube.com/watch?v=oAbD397s7Ik&&t=13s

https://youtu.be/oAbD397 s7 Ik? t=13s



결론 :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의 내 몸+알파 가 나의 일부이긴 하지만 그것이 나만의 것이라던지, 나의 전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주의 : 몸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몸은 우리의 근원적인 가장 큰 가치입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자아가 내 몸 안에 갇힌 어떤 것이라고 여길 수는 없다는 것이죠.)


단순화된 결론: 


나는 내 몸만이 아니다.
내 몸 안의 수조 개의 세포들은 내 몸을 우주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는 또 다른 생명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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