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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잉송 Jun 12. 2023

18개월이 네임펜을 만났을 때

18개월 + 네임펜 = 화 -> 죄책감 + 수치심

18개월 + 네임펜 = 화  -> 죄책감 + 수치심 -> 사과


나는 화가 났다. 

아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사실은 제대로 아이를 지켜보지 못한 나의 잘못이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아이에게 화를 냈고야 말았고,

화를 낸 나는 죄책감이 들었다.

사실 나는 나 자신에 대해 화가 났던 것이다.


아이는 서운한지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는 자신의 표현이 거부당했기에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다.


도화지에 했으면 기쁨이었을 작품활동은,

바닥과 옷과 몸에 했다는 이유로 낙서가되었다.


아이에게 말했다.

 "미안해 아빠가 화내서.."


표정이 풀린 아이는 또 다른 호기심을 해결하러 출동했다. 


사실 아빠라고 해서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는 없다. 

육아는 축복이라며 모든 힘든 점을 참을 수는 없다. 

화를 낼 때는 화를 내야한다.

다만 아이에게는 화를 내면 안된다.

화를 내서 좋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화가 난다면 화가 난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정해야한다.

모든 감정은 인정해주면 결국 지나간다. 

반대로 죄책감으로 화를 억누르면, 화가 쌓이고, 썩고, 언젠가는 터지고야만다.

만약 화가 나는데 안풀린다면 감정일기를 쓰든, 운동을 하든 해서 다른 방식으로 화를 풀어야한다.


필요한 것은 죄책감이 아니라 해결책이다. 죄책감은 사후적으로는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화를 낸 것은 분명 잘못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나에게나 아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뭘까?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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