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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Feb 28. 2021

삐삐 쳐!

012-1686-6848 

고등학생 때 쓰던 삐삐 ㅋ



고등학교 시절 우리는 매일 학교에서 만났으면서 뭘 또 연락할 일이 있다고 삐삐를 갖고 있었나 싶다. 그렇다고 연애를 하던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삐삐를 무슨 용도로 썼던가. 그냥 그 당시 유행이어서 갖고 있었던 것 같다.  특별히 생각나는 추억도 없다. 친구들의 음성사서함에 좋아하던 노래를 녹음하거나 별 볼 일 없는 메시지를 남기던 게 다였다. 학교가 코앞이어서 그랬는지 부모님이 나에게 연락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그땐 주머니에 있는 삐삐를 괜히 만지작거리며 누군가에게 연락이 오지는 않았는지 확인하곤 했다. 친구가 남긴 "안녕!"이라는 짧고 장난스러운 인사도 반가웠다. 아무 말도 없이 녹음이 되어있는 노래를 들으면서 요즘 친구가 즐겨 듣는 노래구나 생각했다. 음성메시지 없이 적어 보내는 숫자들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486" "0404" "0124" "8282" "7942" 



"내일 만나!" 대신에 "삐삐 쳐!"라고 인사를 할 정도로 삐삐를 치라는 말을 자주 했었다. 서랍 안에 있는 노란색 삐삐를 보고 있으면 여고시절 친구들 얼굴이 떠오른다. 대부분 결혼해서 아이를 키우며 지내고 있을 테지. 잘 지내고 있을 친구들이 보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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