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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Mar 03. 2021

안녕? 나야!

__ 귀여운 주인공들의 귀엽고 웃픈 이야기

내가 20년 전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무슨말을 해줄까?!



연애도 일도 꿈도 모두 뜨뜻미지근해진 
37 주인공이 세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고 모든 일에 뜨거웠던 17세의 나를 만나 
나를 위로해 주는 판타지 성장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내가 요즘 보는 드라마가 뭐였더라? 영화는 뭘 챙겨봤지? 넷플릭스에 들어가서 쭉 훑어본다. 조승우가 귀여운 천재로 나오는 '시지프스', 얼마 전에 봤던 영화 '삼진 그룹 영어 토익반', 양동근이 나오는 B급 영화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모두 꽤 재미있었지만, 내가 선택한 드라마는 최강 동안 최강 귀여움을 뽐내는 최강희가 나오는 [안녕? 나야!]이다.


최강희의 영화나 드라마는 무조건 중간 이상은 간다. 연기를 잘하는 건 물론이고 본인에게 잘 맞는 캐릭터를 골라 찰떡같이 소화하는 멋지고 귀여운 배우다. 이번에도 최강희의 드라마여서 일단 보기 시작했다. 역시! 최강희는 여주인공 '반하니'로 거의 빙의되어 연기를 한다. 드라마는 주인공 반하니가 왜 뜨뜻미지근한 37세의 인생을 살게 되었는지 과거를 회상하며 보여준다. 언니의 구박과 할머니의 원망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는 반하니는 어떻게든 악을 쓰고 살려고 노력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슬프다.


그러던 어느 날 20년 전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고, '현재의 나'를 보고 엉망으로 살고 있다며 구박을 하는 '과거의 나' 때문에 안 그래도 억울하기만 한 삶이 더 비참해진다. 그러나,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건 어김없이 큰 위로가 되고 그게 '과거의 나'이기에 더욱더 큰 힘이 된다.



내가 20년 전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슬한아! 너는 갑자기 아이가 생겨 결혼을 하게 되는데, 아이를 키우는 데는 많은 체력이 소모되니 일찍이 체력단련에 힘을 써라."


"술을 끊으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적당히 마시거라."


"다른 사람에게 쏟는 에너지를 너에게 쏟아라."



와! 역시 나이를 먹으면 자연스럽게 꼰대가 되는 것이다. 20년 전의 나에게 고작 한다는 말이 똑바로 살으라는 말이네? 저런 말 말고 왜 내가 술을 들이붓고 멋대로 살았는지, 그런 나를 위로해주고 싶어 진다.


"슬한아! 23년 동안 잘 살아줘서 고맙다. 기특하다. 앞으로도 너 하고 싶은 대로 그대로 살아라. 그래야 현재의 네가 될 수 있고, 쿠리와 희승이를 만날 수 있단다."(슬한_ 현재 43살)




늙어버린 엄마와 할머니를 보고 엉엉 울어버리는 과거의 반하니를 꼭 안아주는 현재의 반하니를 보고 나도 같이 엉엉 울어버렸다. 이제는 우리 엄마도 할머니다. 나에게는 영원한 엄마지만 정말 많이 늙어버린 엄마, 그리고 아빠. 내가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그 아이가 벌써 12살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의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숙제이자 축복이다. 앞으로 내가 운이 좋아 20년을 더 살게 된다면, 지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충분히 멋진 슬한아! 이대로만 살아. 넌 꽤 괜찮은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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