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널 만난 건 행운이야.
중3 아들이 일본식 오믈렛을 직접 해서 먹어봐야겠다며 수선을 떤다. 오늘 저녁에 해 먹어야겠다고 말하며 부산스럽다.
피아노 학원에서 돌아올 시간쯤 따뜻하게 밥을 해 놓고 기다렸다. 집에 돌아와서는 손을 씻고 주방으로 부리나케 달려온다. 다진 양파를 볶더니 밥을 넣고 케첩과 간장으로 간을 하며 오믈렛 아래에 깔아놓을 밥을 준비한다. 긴장과 몰입을 한 채로 불 앞에 서 있는 아들을 보니 어릴 때 뭔가 집중해서 할 때의 모습이 그대로 재현된다. 그 포즈 그대로라니.. 참 사랑스럽다.
밥은 준비되었고, 달걀 3개를 풀어 오믈렛을 준비한다. 오믈렛 만드는 동영상을 여러 번 봤는지 불 조절을 해가며 젓가락으로 이리저리 달걀을 만진다. 아들은 원래도 말이 많지만 뭔가를 할 때 말이 많다. 혼잣말을 하기도 하고 설명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 모습도 역시 사랑스럽다.
밥 위에 오믈렛을 올려놓고 칼로 조심스럽게 달걀을 가르더니 처음치고는 잘 나왔다고 만족해한다. 맛을 보더니 연신 감탄을 하며 먹는다. 나에게 맛을 보라며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어준다. 먹어보니 일본식 오믈렛을 이래서 해 먹는구나 싶다. 부드럽고 따뜻한 카스텔라 한입을 먹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사람들이 굳이 굳이 일본식 오믈렛을 해 먹는 이유가 있었다며 감탄의 감탄을 했다. 접시에 담긴 요리를 먹는 내내 이야기하며 먹는 아들을 보고 있으니 행복했다. 잘 자라주고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아들은 이 감성 있는 요리를 누군가에게 꼭 해주겠다고 다짐을 한다. 다른 요리에도 도전을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내가 해주거나 먹어본 것 중에 기억에 남는 요리를 포스트잇에 적으며 추억에 잠겨 미소를 보이는 아들이 행복해 보인다. 폭신 폭신한 디저트도 만들어 보겠다고 말하며 기분 좋게 합기도장에 갔다.
나는 저녁 한 끼를 해결해서 좋다고만 생각했는데, 함께 요리를 해보니 특별한 추억이 하나 쌓인 것이다. 앞으로도 함께 요리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어야겠다.
역시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다. 그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