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시인놀이
달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너는 수줍게 얼굴을 내민다
때로는 아주 크게
때로는 아주 밝게
어느새 작아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말을 걸어온다
하루 동안 쌓인 설움을
궁시렁 궁시렁 너에게 쏟아낸다
무척 보고 싶은 날이었다
너는 구름 뒤에 숨어 나오지 않았다
흘러가는 구름 사이로
잠시 얼굴을 내민 너에게 손짓을 해본다
그래 너도 숨고 싶은 날이 있겠지
너도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가 필요하겠지
미안해 내가 너무 내 얘기만 했어
보이지 않았지만 너도 하루를 버텼는데 말이야
이제 내가 들어줄게
너의 이야기를 들어줄게
달아 나에게 말해봐
나도 너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