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바라보기
뿌옇게 시야를 가리고 있는 안갯속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저들은 한없이 선량한 사람일 수도 있고, 그저 평범한 사람들 일 수도 있다. 혹은 범죄자 집단이라던가, 영화 속에 나오는 좀비, 아니면 사실은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생각이라는 것이 그렇다. 때로는 무섭다. 시야를 뿌옇게 만들어버리고, 색안경을 낀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평소에는 무난하게 지내다가도 안 좋은 상황이나 기분에 휩싸이면 똑바로 볼 수 없게 된다.
음식점에서 번호표 문제로 작은 오해를 했던 적이 있다. 당황해서 웃음기 없는 얼굴로 상대방을 바라봤는데, 아주머니께서 무해한 미소로 나를 바라봐줘서 마음이 녹아내린 경험이 있다. 많이 뻘쭘했고, 미안했으며 순간 멍해졌다. 보통 그럴 때는 표독스럽게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만 만나왔기에 미리 무표정한 얼굴을 했던 나였다. 나도 한때는 순하게 미소 지으며 사람들을 대하던 적이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을 잃어버렸다가 그 아주머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눈으로 본다는 건 뭘까? 저 안갯속에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는 게 좋을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말을 알고는 있지만, 나는 얼마나 많은 편견 속에 살아가고 있을까? 안개가 걷힌 자유로운 마음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걸까?
나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말해주고 싶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라고… 늘 안개가 걷힌 자유로운 시선으로 상대를 바라봐야만 하고, 세상에 정해진 것도 당연한 것도 없다는 걸 기억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