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엽서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by 슬슬킴


중, 고등학생 시절에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우편엽서를 사용했던 기억이 있다. 우표가 인쇄되어 있는 엽서로 주로 라디오에 짧은 사연을 보낼 때 사용했던 것 같다. 사용을 했던 당시에도 뭔가 낭만이 가득한 엽서라는 생각을 했었다. 연말에는 연하엽서를 판매했는데, 검색을 해보니 지금도 판매를 하고 있다. 몇 장 사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반 엽서도 종종 사용했었다. 예쁜 그림이나 사진이 인쇄되어 있는 엽서를 보면 호주머니 속 쌈짓돈이 아깝지 않았다. 친구에게 쪽지 대신 사용하려고 고르기도 하고, 짝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고르기도 했다. 편지처럼 은밀하게 감출 수 없고 제한된 공간이기에 더욱 산뜻하고 가벼운 말들로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꼭 마지막에 가면 하고 싶은 말들이 남아 글씨는 점점 작아지고 서둘러 마무리가 되었다. 정해진 크기 안에 하고 싶은 말을 적절하게 담기 위해서는 버려야 할 문장과 담아야 할 마음을 적절하게 선택해야만 했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끝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우리의 하루는 정해져 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고, 어떻게 꾸려갈지는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엽서에 하고 싶은 말을 기분 좋게 담아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아주_아주_ 소중한 오늘이라는 엽서에 매우 산뜻하고 유쾌한 언어들로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채우고 싶다.


먼저 인사를 하고, 미소를 머금고, 때론 유쾌하게 웃으며, 사랑의 눈빛과 말들로 오늘의 엽서를 채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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