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왼손으로 필사하는 즐거움
살면서 가끔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나는 그때마다 나도 왼손으로 글씨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그냥 멋져 보이기도 하고 새롭기도 해서 그런가 보다.
어차피 나는 오른손으로 글씨도 쓰고, 그림도 그리니 왼손까지 사용할 필요는 없지만 굳이 나는 왼손으로 필사를 종종 한다. 치매 예방에 좋다고 하니 일부러 시간을 내서 왼손으로 글씨를 써본다.
삐뚤빼뚤 나의 왼손 글씨는 가지런하진 않지만 꽤 귀엽다. 자음까지는 어찌 잘 써지다가 모음에서 작대기는 갈피를 잡지 못한다. 모음의 작대기가 쭈욱 하고 미끄러지듯 삐뚤어지면 다음 작대기에서 나는 노트를 이리저리 움직여본다.
꾹꾹 눌러쓴 왼손글씨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삐뚤빼뚤한 내 마음이라도 다잡듯이 왼손에 잔뜩 힘을 주어 꾹꾹 눌러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이제 막 한글을 배우고 있는 아이처럼 순수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왼손 글씨를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