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_ 우린 운명일까?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지도 모를 이야기

by 슬슬킴

난 예전부터 타이밍이 절묘하다거나 공통점이 많으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는 내가 조금 단순한 걸지도 모르겠다. 살아보니 타이밍은 확실히 중요하지만, 공통점은 상대가 누구든지 찾으려면 몇 가지 정도는 나온다.


우리도 역시 이런저런 타이밍이 맞았고, 공통점도 생각보다 많았다.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둘 다 공대를 잠깐 다녔고, 때려치웠고, 미술전공을 해보겠다고 입시미술학원에 다닌 적이 있다. 같은 학원에 시간차를 두고 내가 먼저 다녔다. 동네에 입시미술학원이 몇 개 없었기 때문에 겹치는 건데 괜히 그것도 운명인 것만 같았다. 아니 지금도 운명인 것 같다. 둘 다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써먹지는 않고 있다. 그림책을 만들어보겠다고 학원에 다녔고, 둘 다 초보 작가다. 몇 년째 쿠리는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엄청 힘든 일을 하고 있기에 쿠리를 보면 마음이 많이 무겁다.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을 텐데... 미안하고 고맙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결혼을 하게 되었을까?



2008년 세 번째 만났던 우리는 얼큰하게 한잔 하고는 거사를 치렀다. 쿠리를 어리숙하게 봤던 나는 늦은 시간이니 그냥 우리 집에서 자고 가라고 했고 쿠리는 내 생각과는 달리 순수하지 않았다. 아!! 그때 쿠리 나이가 28살인데 순수를 논하다니! 나 자신이 부끄럽다.


사귈 생각이 있던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그냥 하룻밤의 실수로 넘기려 했고, 쿠리는 나에게 사귀자고 말했다. 나는 쿠리에게 키가 작고 말라서 싫다고 말했다.


그는 조용하게 나에게 말했다.

"내가 선택한 부분이 아닌 걸로 싫다고 하면 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순간 나는 멍해졌고

"그렇네?" 하고 우리는 사귀기로 했다.






- 투 비 컨티뉴 ㅋ-



47254469_10157331150796162_7064652604084584448_o.jpg 부끄러워하지 말아요. 우리 사랑하잖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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