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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킴 Nov 16. 2020

차를 마시는 시간

차를 마시는 순간, 시간은 멈춘다.

요즘 나는 차를 마신다. 물론 전에도 차는 왕왕 마셨다. 집에 여러 종류의 티백이 넘친다. 티백을 다 마신 후에 잎차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따뜻한 차를 마시는 동안 나의 시간은 잠시 멈춘다. 물을 끓이고 찻잔을 데우고 차가 우려 지는 동안 가만히 바라보게 된다. 방법과 정성의 문제가 아니다.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겠다는 마음가짐의 문제다. 


- 걷는 시간을 갖겠어.

- 책 읽는 시간을 갖겠어.

- 3분이라도 명상을 하겠어.

-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겠어.


마음가짐, 그건 뭔가를 하다 보면 생기기도 한다. 처음부터 거창한 마음을 가질 건 없다. 그저 소박하게 시작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어떤 마음이 자리를 잡는다. 


혼자서 고요하게 따뜻한 차를 마시는 행위는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차에 담긴 효능은 나의 작은 염원을 담고 몸에 스민다. 향기와 빛깔로 자신을 드러낸다.  


보이차 - 약간 씁쓸하지만 큰 거부감은 없다.


히비스커스 - 시큼한 맛이 강하다. 다음번엔 약하게 마셔봐야겠다.


얼그레이 -  적당한 온도로 마시니 향긋하다. 


캐모마일 -  잠이 잘 오길 바라며 마셨다. 다른 꽃차도 마셔보고 싶다.



그냥 머그잔에 마실 때와는 또 다른 맛이 났다. 이건 내 느낌인 걸까? 머그잔에 마시게 되면 적당한 온도가 되었을 때 빨리 마시지 않으면 차는 금세 식는다. 


작은 티포트여도 꽤 오래 따뜻함을 유지해준다. 찻잔은 적당한 온도로 차를 식혀주어 가장 맛있을 때 차를 마실 수 있다. 이게 제대로 된 설명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마셔보니 그렇다. 


잎차를 마시게 될 때 도자기로 된 다기세트를 갖고 싶다. 따뜻함이 더 오래 유지되겠지? 


뭐든 하다 보면 늘게 되어있는 것이다. 잘 모른다고 주눅들 거 하나 없다는 말이다. 관심이 간다면 당장 시작해보도록 하자. 그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오래 그것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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