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고 쌓여 내가 된다.
주기적으로 꽂히는 노래가 있다. 며칠 동안 그 노래만 듣는다.
옛날 기억에 새로운 기억을 덧입히며 듣는다. 노래를 들으며 어릴 때 좋아했던 사람을 잠시 떠올리다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덧입힌다.
불안한 삶을 스스로 위로라도 하는 걸까? 노래를 들으며 옛날 생각을 떠올린다. 잠시 모든 걸 잊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많은 감정들이 불어왔다가 사라진다.
나는 나약한 인간이다. 그 나약함 위에 강함을 덧입히고 싶다. 조금이라도 벗어나고 싶어서 걷는다. 글을 쓴다.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과거 상처를 치유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내 마음을 조금 강하게도 만들어줬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 플러스로 올라갔다가 다시 0으로 되돌아온다. 아니 마이너스가 된다. 힘을 내서 끌어올려도 다시 제자리다. 예전에는 마이너스 영역에서 왔다 갔다 했는데, 올해의 나를 되돌아보면 [0]을 기점으로 오르락내리락한다. 분명히 좋아지고 있다. 아주 천천히.
강렬한 기억은 애석하게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좋았던 기억이 슬픔이 되기도 하기에 대부분 애석하다. 강렬한 기억이라고 해서 특별히 좋을 게 없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잔잔하게 내 옆을 지켜주는 쿠리는 내 삶 자체를 어색함 없이 덧입힌다. 수채화 물감을 엇갈려 칠하듯 편안하다. 강한 재미와 흥미만 추구하던 나에게 쿠리가 덧입혀져 다행이다. 소용돌이 같았던 내 지난날들이 조금이라도 잔잔해져서 참 좋다. 편안함 속에 느끼는 감정도 꽤 재미있다 이렇게 계속 잔잔하게 덧입히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