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비용 대응의 원칙과 감가상각 회계처리
최근 아주 흥미로운 주제의 포스트를 읽었다.
회계상에서 기획사의 전속 연예인을 '직원'으로 보아 판매관리비 처리할지, '자산'으로 인식한 뒤 감가상각으로 비용처리할지에 관한 내용의 글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속 연예인은 '자산'으로 인식한 뒤 계약기간에 걸쳐 감가상각을 통해 비용처리한다.
연예인을 '감가상각'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또한 기획사는 왜 이런 방식으로 회계처리를 하는 것일까?
오늘은 회계를 처음 접해보는 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회계에서의 감가상각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의 기초 개념부터 시작해서, 이와 관련한 회계의 기본 원리인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이 무엇인지, 기획사는 왜 연예인을 '감가상각'으로 회계처리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해보려고 한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감가상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회계에서의 감가상각은 건물, 기계와 같은 유형자산 등의 가치가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것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절차이다.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자산의 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는 회계의 감가상각과 일반적인 감가상각의 의미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러나 회계에서 감가상각 회계처리는 또다른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바로 수익과 비용을 대응시키는 역할이다.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은 간단하면서도 회계 전반을 아우르는 매우 핵심적인 원리이다.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이란, 수익이 인식될 때 관련된 비용이 함께 대응하여 인식되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문구류를 대량으로 매입하여 학생들에게 판매하는 문구점을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통상적으로 비용과 가장 밀접하다고 여겨지는 '현금'의 지출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재고를 매입할 때 문구 제조업체에 돈을 지불하므로 재고 매입 시점에 비용 처리를 하고, 상품을 판매할 때 돈이 유입되므로 매출을 인식해야한다.
그러나 회계는 현금주의를 따르지 않는다.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에 따라 들여온 재고는 매입시(즉, 돈이 나갈 때)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잡아둔 뒤, 물건이 팔릴 때 매출을 인식함과 동시에 자산을 제거하며 매출원가라는 항목으로 비용처리한다. 이렇게 하면 매출과 동시에 관련 비용을 인식할 수 있다.
감가상각 회계처리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사업을 위해 어떠한 유형자산을 구매할 때, '현금'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구입 시점에 구입액을 모두 비용처리 해야한다. 그런데 회계학적으로 생각해보면, 이 유형자산이 어떠한 형태로 수익의 창출에 기여하는지부터 따져야한다.
유형자산은 일반적으로 그 수명이 다할때까지, '기간에 걸쳐' 수익 창출에 기여한다. 빙수 가게에서 제빙기를 하루 쓰고 버리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를 구입 시점에 바로 비용처리해버리면, 매출은 기간에 걸쳐 인식되는데, 그 수익을 창출하는 데 기여한 유형자산은 일시에 비용처리되어 수익-비용 대응의 불일치가 발생해버린다.
감가상각은 유형자산의 가치를 사용 기간(수익 창출기간) 동안 나눠서 비용으로 인식하게 함으로써, 수익과 비용을 대응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회계에서 매 기에 얼마의 감가상각비를 도출할 것인지 결정하는 방식은 자산의 소비행태에 따라 매우 다양하나, 가장 간단한 방법인 정액법을 통해 감가상각비를 어떻게 계산하는지 간략하게 사례를 들어보려고 한다.
감가상각의 3요소는 취득원가, 내용연수, 잔존가치이다. 취득원가란 자산을 취득하는 데 들어간 모든 비용을, 내용연수는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을, 잔존가치는 사용이 끝났을 때 남는 예상가치를 의미한다.
기계를 1,000만원에 구매하였고 4년 동안 사용할 계획이며, 사용이 끝났을 때 200원의 가치가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정액법에 따라 1000(취득원가)-200(잔존가치)/4(내용연수)=200으로 매년 200만원씩 4년간 비용처리를 하게된다. 이렇게 비용처리를 하면, 기계로 얻은 수익과 기계의 비용이 손익계산서 상에서 각 연도에 적절히 대응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왜 기획사가 연예인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감가상각 회계처리를 하는지 이해할 준비가 되었다. 연예인을 기획사의 직원으로 본다면, 직원의 월급은 판매관리비로 일시에 비용처리하기 때문에 연예인과 계약을 할 때 계약금 전액을 비용으로 처리해야한다.
그러나 연예인은 기획사의 수익 창출에 어떤 형태로 기여하는가? 유형자산과 유사하게, 계약기간에 걸쳐 매년 수익 창출에 기여한다. 적어도 계약시점에 모든 수익을 창출하고 쓸모없어지는 행태는 아니지 않겠는가.
그런데 만약 계약 시점에 전속 계약금을 모두 지불했다고 해서 일시에 비용 처리를 해버리면,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에 어긋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기때문에 연예인을 계약시점에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뒤, 수익에 기여하는 행태에 맞추어 매년 감가상각을 통해 비용처리함으로써 수익과 비용을 대응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 계약할 연예인 A의 계약금이 1억, 계약기간이 5년, 상각 방식으로 정액법을 사용한다면 5년에 걸쳐 매년 2천만원씩 비용을 인식하게 된다.
또 한가지 재밌는 것은, 동물원의 동물들 역시 재무제표상에 유형자산으로 인식하여 감가상각을 통해 비용처리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이러한 회계처리 방식이, 이제는 그다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회계의 기본적인 원리인 수익-비용 대응의 원칙과 감가상각 회계처리를 간략히 살펴보고,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회계처리 사례들을 함께 알아보았다. 혹시라도 회계가 지루하고 딱딱하게만 느껴졌다면,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일상속에서 찾을 수 있는 회계의 즐거움을 느껴보았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글을 마친다.
참고자료
https://www.taxwatch.co.kr/article/tax/2023/07/14/0003
https://blog.naver.com/cidermics/22381859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