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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Jul 04. 2022

『헤어질 결심』리뷰, 오해하더라도 결심하는것 (스포O)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을 리뷰합니다.


※ 제가 느낀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있습니다. 

스포일러와 결말을 다량 포함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용~~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98413



설령 오해나 과장으로 오번역되어도 사랑과 이별은 결심하는 것


내용정리 : 어긋난 인연과, 어긋난 소통, 하지만 그럼에도 오해하고 사랑하고 만다

감상 : 아스라한 분위기, 두 배우가 다한 느낌적인 느낌

추천대상 : 위험한 사랑물 좋아하시는 분, 추리물, 로맨스 둘 다 좋아하시는 분

이미지 : 안개 / 파도 

질문 : 내게 저런 사람이 찾아온다면..?


칸이 사랑하는 박찬욱 감독. 이번에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고

벌써 칸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박찬욱감독이 정말 칸 스타일인가보다..


난 사실 박찬욱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하진 않지만

배우 탕웨이와 박해일을 너무 좋아해서, 이번 영화는 꼭 봐야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128분의 (이렇게 긴줄 몰랐다ㅋㅋㅋ)러닝타임을 잘 버텨내고

보면서 오잉? 했지만 끝나고는 여운이 깊이 남는 '헤어질 결심'을 몇가지 키워드로 리뷰 한다.



※ 제가 느낀 주관적인 해석이 들어있습니다. 스포일러와 결말을 다량 포함했으니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세용~~ 



1. 언어의 오번역만큼, '결심'으로 시작하는 사랑



해준은 사실 서래가 나타나기 전에는 와이프와 사이도 좋다.

하지만 서래가 나타나고는 그녀에게 빠진다

서래에게 해준은 남편의 시신을 말씀으로 들을지, 사진으로 볼지 정하라고 한다.

그걸 보면 처음에 서래는 말씀.. 이라고 했다가 사진으로 바꾼다. 이는 처음에는 

끔찍한것을 보지 않아야 (연기를해야) 피의자에서 벗어날것 같지만, 나중에는

남편의 끔찍한 잔상을 마주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이를 이긴것으로 보인다.

나중에 해준은 서래가 '사진'을 택하는 모습때문에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사실을 직면하려는 꼿꼿한 자세 그 모습이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를 모두 보고나서 느낀 것은

그건 그저  좋아진 후 이유를 찾은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둘은 계속 결정적인 순간에는 엇나갔기 때문이다.

서래는 해준이 품위있다고 착각하고, 해준은 서래가 사극으로 언어를 배웠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서래는 그저 반복해서 본 현대극의 대사를 인용해서 말한다.




해준은 아이스크림만 먹는 서래를 보고 중국요리를 해준다

서래는 먹어보고 이건 중국요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맛있다' 라고 한다.


서래는 고양이에게 "형사의 마음을 가져와"라고 중어로 말하는데 

해준은 번역기를 돌려 "형사의 심장을 가져와"라고 착각하며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순간에서도 해준은 서래에게 "사랑한다고 말한적이 없다"라고 하지만

서래는 "너 때문에 내가 붕괴되었어" 라는 말을 "사랑해"로 듣고 반복해서 듣는다.

(물론 은유적인 표현이긴 하지만) 서래는 이 본심도 중국어로 말하며 숨긴다.




탕웨이의 어색한 한국말을 들으며, 왜 굳이 중국배우를 썼을까? (물론 좋아하지만)

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모두 '차이' 나 '오번역'을 말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것도 오해, 오번역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상대방을 일부 착각하고 환상을 가지며 호감을 느낀다

해준이 서래의 말을 오번역 하듯, 하지만 결국 그래서 사랑한다고 '결심'하듯 말이다.


나는 다이어트 중 치킨을 먹으면서도 "이건 단백질이니까 살이빠질거야" 라고 말한다

사실이 아니라도, 오해인걸 알거나 어렴풋이 느끼면서도 그저 이렇게 믿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사랑은 빠지고나서는 그저 그 모든 과정에 

이유를 갖다 붙이면서 '결심'하듯 말하는게 사랑이 아닐까



2. 안개, 곰팡이, 스며드는 숨소리 같은 잠


서래는 뭔가 안개같은 존재 같기도 하고, 해준의 와이프는 싫어하는 안개를 서래는 좋아한다.

해준은 곰팡이를 보며, 서래 몸에 학대의 자국을 떠올린다.

곰팡이로도 그녀를 떠올리다니.. 빠지면 정말 눈에 뵈는게 없나보다


해준은 서래가 있을 때면 늘 잘 잠든다.

연행되는 서래 옆에서 잠드는 해준의 모습은 왠지 아름다운 장면이다

서래가 해준을 재워주기 위해서 숨을 따라쉬게 하는 모습도 관능적이다

좋아하기에 옆에서 편안하게 잠든다는건 논리적으로 이해는 안되지만

두 배우가 연기했기에 그런지 '잠'에 대한 장면들은 다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3. 영원할 수 밖에 없는 미결사건



해준은 미결사건에 집착한다. 서래는 결국 해준에게 미결 사건으로 남는다.

서래는 해준에게 당신을 잊기 위해 새로운 남편을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당신을 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드라마에서 본 대사를 한다. 



1부에서는 해준이 서래를 바라보며 호의를 표하다가

서래가 진짜 살인을 한 것을 알고 그녀를 떠났다면

2부에서는 서래가 해준을 바라보며 그가 붕괴되었을 때

사랑을 느끼고, 결국 그에게 미결사건으로 남기로 결심한다.

정말 서래가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그에게서 기억에 남기 위해 

바닷물로 들어가 절대 찾지 못하는 곳으로 사라진다.  




때문에 그에게 그녀는 영원한 사랑으로 남을것이다. 결말이 없기 때문에

집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릴러로 보면 그녀가 사라졌다는 해석도 있지만,

나는 서래가 바닷물과 함께 미결되는것을 택했다고 생각한다.



제목이 '헤어질 결심' 인 것처럼 

결국 사랑하는 것, 헤어지는 것은 오해와 오번역으로 

점철 되어있어도 '결심'을 통해 시작된다. 

두 배우의 연기와 화면은 정말 아름답고, 


몇가지 장면은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럼에도 박찬욱 감독 스타일은

누군가에게 편하게 추천해주진 못하겠지만ㅎㅎ(저도 그렇고)

아 그리고 김신영씨부터 배우들이 너무 많이나와서 좀 번잡해진 느낌이었다.

이야기가 너무 많은것도 집중도가 떨어진다.ㅠㅠ 

하지만 분명히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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