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을 한것도 카페에서였다. 광고회사를 그만 둔지 3개월 째였다. 광고 AE로서의 꿈을 굳건하게 꿔왔지만, 살인적인 야근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특히 계기가 된 건 그 사건이었다. 내가 특히 관심이 없는 두가지 분야가 있다. 게임과 자동차. 아무리 남들이 비싼 차를 샀다고 해도, 나는 그 가치를 잘 모른다. 그런데 이번 광고주는 <자동차 게임>브랜드 였다. 끝없는 자동차에 대한 서칭.. 그리고 새벽 4시까지 이어진 자동차 게임 회의,그리고 때로는 PC방에서 새벽까지 광고주의 자동차 게임을 했다. 옆자리 팀장과 남자직원들은 게임을 하다가 담배를 피기 시작했다.
비흡연자였던 나는옆자리에서 나는 담배냄새와 눈앞에 펼쳐진 온라인 도로가 힘겨웠다. '아 정말 한계다.' 철야가 계속되던 나날, 예민했던 대표의 폭언까지 들었다. 이후 나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꿈꾸던 광고일을 했었지만, 이제는 다른일을 하고 싶었다. 이번 이직때는, 한가지 분야에 몰두해서 전문성을 키우고 싶었다. 광고대행사 AE는 넓고 얕게 알아야만 한다. 수주를 맡으면 그 분야를 공부하지만 그만큼 깊게 알기가 어렵다. 계속되는 경쟁과 비딩에 시달리는것은 광고회사의 특징이다. 처음 제안한 광고제안이 광고주의 사정에 따라 예산이 변경되고 계획이 수정되는 경우도 많다. 그런부분에 아쉬움을 느꼈기에 이번엔 인하우스 회사로 가서 마케팅을 하자 다짐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그 생각을 할 때도 나는 카페에 있었다. 백수인 기간, 매일 카페로 출근했다. 유독 더웠던 2016년 여름이었다. 더웠지만 백수인 내가 집에서 혼자 에어컨을 틀기는 양심에 찔렸다. 그래서 시원한 카페에 가서 아메리카노를 시켜두고 노트북을 펴고 이직준비를 했다. 가끔은 글을 썼고 유튜브도 봤다. 카페는 매일 가다보니 친숙했다.
각종 관심없는 분야를 제하고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매일 카페로 출근하고 있었다. 카페는 손님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졌다. 공부를 하는 사람들, 떠드는 친구들, 다정한 연인들. 나만의 공간이면서 모두의 공간인 카페. 그런 카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커피 브랜드로 지원을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때까지 커피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심적으로는 친숙한 음료였다. 마음을 먹은 후 집근처에 있던 A프랜차이즈 커피 회사에 지원해 면접을 보러가게 되었다.
"광고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셨어요?"
"AE(광고기획자)로 일하면서, 광고주와 소통하고, 매일 리포트도 쓰고 제안서도 만들었습니다."
카페회사에 왜 취업하는지, 해당 업종에 실무경험이 너무 없는건 아닌지 많이 걱정했었다. 하지만 면접관인 팀장은 딱히 이런 걱정을 하지 않는것 같았다. 대신 그는 그의 이야기를 많이했다. 흡사 내가 면접관이 된 기분이었다. 여튼 나는 그의 이야기를 눈웃음을 하며 인내심을 갖고 들었다. 이외에도 업무장악력, 엑셀능력, SNS아이디어, 기사를 작성할 수 있는지(글쓰기 능력)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프랜차이즈에 대해서 잘 몰랐지만 성심성의껏 대답했다. 그리고 나중에 그도 대행사 출신이었는데 카페 프랜차이즈로 옮겼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관련 분야 경력이 없는 내가 뽑혔던 것은 아마 그 덕분도 있었으리라.
마지막으로 카페에 대한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인터뷰가 끝났다.
"저는 카페는 또 하나의 저의 방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직기간 카페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손님들이 자신의 방처럼 공부하거나 친구들과 함께 카페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저도 카페에서 글도 쓰고 취미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게는 또하나의 방같은 A브랜드를 잘 브랜딩하여, 남들에게 인상깊은 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더 많은 고객이 놀러오고 기억에 남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