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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Oct 27. 2019

다정해지기 연습

다정해지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에서 나온다.


그녀가 새로 산 목걸이를 보고, 그는 못 알아봤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의 무심함에 화를 냈다. 

그날 그의 표정은 안 좋았다. ‘너만 안 좋냐.’ 그녀는 괜스레 짜증이 났다.



그는 스트레스 때문인지 요즘 몸이 좋지 않다고 같다고 했다. 

손을 잡았는데 손이 너무 차가웠다. 

그는 몸이 너무 아파서 먼저 가봐야겠다고 말했다. 

일어나며 “와줬는데, 미안해”라고 말했다.

그녀는 카페에 혼자 남아 그가 가는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는 걸어가다가 갑자기 택시를 잡아 탔다. 

뒷 좌석으로 구겨지듯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 



그럴 때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미안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녀야말로 다정하지 못하다. 남자 친구의 손을 잡기 전까지, 

그녀는 그의 표정이 너무 뚱해서 기분이 나쁘다고만 생각했다. 

그 마음이 더 미안했다. 

애정이라는 것은 누가 아플 때 더욱 간절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그녀의 코 끝까지 닿은, 그가 매 주고 간 목도리가 느껴졌다. 

비록, 목걸이는 보이지 않게 덮어버렸지만 

미세먼지가 많으니 코까지 막으라며 매 주고 간 것이었다. 


새로 목걸이를 산지는 모르지만, 그는 기후변화에 민감했다. 

추운지 더운지 그녀가 밖으로 나오기 전 말해주고는 했다.

덜렁대는 그녀를 위해 늘 들고 다닐 작은 우산도 사주었다.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그는 그녀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는 빈말을 하는 대신, 조곤조곤하고 

자세하게 마음을 말해주는 사람이었다.



다정해지는 것은, 곰곰이 생각해보는 것에서 나온다. 

그녀는 한겨울의 바람과 목에 닿는 까실함을 느끼며, 

차가운 그의 다정함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 자신도 다정해지기 위해 그의 안부를 걱정하는 대신, 

그가 푹 잘 수 있도록 연락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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