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커피 영상, 광고 외에도 여러 번 써먹는다

커피회사 마케터 신입 일지_원두가 바뀌는걸 영상으로 알려보세요

by 오지은
coffee-beans-g6946a1a68_1920.jpg


“원두가 바뀔 때, 영상광고를 틀 거예요”


이대리님은 광고 계획이 있다고 했다. 광고를 하는 목적은 이랬다. 회사에서는 원두의 품질이 개선될 예정이었다. 기존 원두보다 스페셜티 원두를 섞어 등급이 더 높은 원두를 사용한다는 거였다. 이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더라도, 고객은 모를 수 있으니 영상광고를 해서 홍보를 하자는 거였다. 원두를 바꾸는 시점은 3개월 뒤였다. 업체를 선정하고 영상도 만들자고 했다.


광고 RFP를 작성해보세요


이대리님은 내게 기존에 했던 자료를 주면서 광고회사에 보낼 RFP를 써보라고 했다. RPF는 제안 요청서로, 업체에게 우리의 일을 요청하는 자료였다. 예전에 써두셨던 자료를 바탕으로 원두에 대한 특징을 기재했다.


목적 : 스페셜티 원두 변경을 알리기 위한 영상 광고 제작, 브랜드 인지도 증대 목표

자료제출기한 : ~22/10/00

필수 포함 내용 : 1) 기존 브라질, 콜롬비아 블렌딩 원두에서 스페셜티 원두가 포함된 원두로 변경

2) 원두가 변경되며 커피의 품질이 좋아지고, 맛이 더욱 부드러워 짐

3) 스페셜티 원두로 변경되어도 커피 가격은 동일함

4) 자사는 고객만족을 위해 커피 품질을 개선하는 고객 중심 회사임

영상 제작 기간 : ~22/11/00

영상 라이브 : 22/12/0~ (원두 변경 기간과 동일하게 진행)

예산 : 제작비 000 / 영상 송출비 000

※ 원두의 차이에 대한 참고자료 첨부

참고 영상 : 레퍼런스 1, 레퍼런스 2


RFP를 제작하면서 제일 어려웠던 부분은 '참고영상' 이었다. 때문에 타사의 광고를 유튜브에서 많이 봤다.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알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되었다. 엔제리너스에서는 매일 새로운 커피라는 “유통기한 1일”을 내세웠다. 오래된 커피가 아닌 오늘 개봉한 원두를 내린다는 점이었다. 프랜차이즈 커피 회사는 아니지만, 믹스 커피를 판매하는 카누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를 내세웠다. 막상 커피회사 광고는 많지 않았다. 다른 브랜드들도 살펴보았다.


맥스는 “풍미작렬”이라는 카피를 쓰며 깊고 풍부한 맛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서브웨이는 새우가 들어간 제품을 표현하며 모델에게 배를 태웠다. 꼭 커피회사 광고가 아니라도 제품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영상들을 레퍼런스로 넣었다.


이대리님은 나의 자료를 보고, 보강해야 할 부분들을 작성하셔서, 몇 개의 광고회사에 RFP를 보냈다.



같은 내용도 다 다르게 표현하는 PT의 시간


이주일 뒤, 광고 PT시간을 가졌다. 팀장님과 나 그리고 본부장님도 계셨다. 예전에는 내가 PT를 하는 입장이었는데, 광고주가 되다니 느낌이 색달랐다.


각 대행사들은 스토리보드를 가져와 광고 콘셉트와, 소구 방식을 발표했다.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대행사도 있었고, 진중한 느낌으로 풀어낸 곳도 있었다.


A사 : VIP는 스페셜티만 먹는다는 내용으로 명품과 커피를 함께 표현한 영상 제작

B사 : 스페셜데이 (생일, 밸런타인) 등을 보여주고, 사실 매일이 스페셜한 날임을 스페셜티 커피와 설명

C사 :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고 업무능력이 높아진 회사원을 유머러스하게 표현


PT에 참여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보는 것은 흥미로웠다. PT가 끝난 후 본부장님을 동반한 대행사 선정 회의를 했다. 프랜차이즈 커피회사이기 때문에 “대중성”이 중요했다. 2030 여성이 타깃이라도 남녀노소가 올 수 있는 카페여야 했다. 그렇기에 “명품”과 “스페셜티”를 연결지은 A사는 아쉽다는 평가가 있었다.


B사와 C사에 대해서 고민이 있었다. 팀장님은 아이디어는 유사하지만 B사의 경우, 온라인 바이럴 경험이 많아 같은 비용으로도 매체에 효과적으로 광고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 이런 의견이 채택되어 B사가 최종 선정되었다.


B사를 선정 후, 영상을 제작하면서도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우리 원두에 대한 설명을 B사에 다시 하며, 여러 번 만났다. 영상 촬영을 위한 매장 섭외, 스케줄 조정, 영상에 필요한 커피 원재료 준비등은 내 몫이었다. 완성된 영상 15s, 30s는 또 보고, 또 봤다. 음악을 바꾸고, 자막 폰트도 바꾸고, 대사도 여러 번 바꾸어 넣어보았다. 한 편의 영상이 완료되기까지 매우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마지막에 회장님의 의견으로 BGM이 바뀌기도 했다.


잘 만든 영상은 여러 곳에 쓰입니다


영상을 유튜브와 온라인 광고로 바이럴 후, 많은 사람들이 영상을 보았다.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문의를 남기는 DM도 늘어났다. 유튜브 광고에는 악플도 있었으나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아무래도 시선을 빼앗는 영상광고를 제작하는 건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영상 광고는 제작부터 송출까지 많은 비용이 들어갔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원두가 바뀐 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일단은 주변 사람부터가 스페셜티 커피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이대리님은 예산상 자주 집행할 수는 없지만, 회사에 중요한 이슈가 있거나. 주력해야 하는 신제품이 있으면 영상광고를 한다고 하셨다. 커피를 영상으로 더 잘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각도로 찍는 경험은 신선했다. 아울러 해당 영상은 각 매장의 디지털 보드에 송출이 됐다. 어플에도 영상을 틀었다. 나중에 스마트 스토어에도 영상을 쓰기 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처럼 잘 만든 영상은 여러모로 써먹을 수 있었다. 당장의 매출은 아니라도 브랜딩을 위해 필요한 작업이구나라고 깨닫게 되었다.




이전 08화핑크빛 뺨 딸기라떼.. 카페, 콜라보 어떻게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