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회사 마케터 신입 일지_1년 차가 되며 느낀 회사의 즐거움
“케이크 엄청 남았어. 얼른 2명만 데리고 와서 가지고 가요”
염대리의 카톡이었다. 나는 이대리님과 다른 직원분과 함께 알앤디 실로 내려갔다. 실로 엄청나게 많은 케이크가 알앤디 실에 있었다.
“아니 왜 이렇게 케이크가 많아요?”
염대리는 물린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우리 어린이날 케이크 출시해야 되니까 엄청 만들어 보는 거예요. 다른 팀도 나눠주세요”
우리는 각종 케이크들을 들고, 팀으로 돌아왔다. 우리만 먹을 수가 없어서, 조각조각 잘라 여러 팀에 나누어주고 왔다. 영업팀, 구매팀, 리테일팀, 개발팀, 인사팀 등.. 함께 일하지는 않지만 많은 팀이 있었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분들도 있었지만, 자주 소통하는 부서도 있었다. 여러 얼굴을 마주치며 그간 참 많은 부서와 일했구나 싶었다. 모든 부서가 3시의 깜짝 케이크 배달을 반겼다.
이제 카페에서 일한 지 1년 정도가 되었다. 일을 하며 카페 마케터는 참 많은 부서와 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느낀 신제품 프로세스는 아래와 같다.
‘시장조사→제품 기획→제품 개발 →개발을 하며 원재료, 원재료 업체 서칭 (음료라면 휘핑크림, 들어가는 파우더 등 원재료 업체 서칭)→ 제품 가격 산정 → 제품 보고 → 출시 결정 → 홍보물 제작 → 원재료, 홍보물 등 물류, 매장 입고 → 제품 출시 → 바이럴-홍보-프로모션 진행 → 매출 확인 및 판매 독려
제품 개발을 하면서는 알앤디 팀, 구매팀과 얘기를 많이 한다. 원재료를 어떤 걸 쓸 수 있는지, 취급하기가 적합한지 등을 판단해야 되기 때문이다. 출시가 결정되면 운영팀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
이분들이 누구인지 잠깐 설명하면, 알앤디 팀은 메뉴를 개발하는 팀이다. 나와 자주 소통하는 염대리가 겨울 크림 음료 3종을 만든 장본인이다. 수백 번 여러 파우더와 시럽 등을 섞으며 음료를 테스트한다. 염대리 외에도 베이커리 팀, 디저트팀 등 많은 인원이 있다. 구매팀은 이 원재료를 물류센터로 입고시키는 책임을 진다. 크림 음료에 들어간 파우더 업체와 미팅을 하고, 제품을 적절한 수량과 가격으로 구매한다. 물류센터로 입고하고 점주들이 발주할 수 있도록 코드를 등록한다. 운영팀은 본사와 점주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운영팀 슈퍼바이저들은 각자 담당하는 매장이 있어, 그 매장의 매출을 올리고, 불편한 사항이 없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점주들에게는 슈퍼바이저가 본사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이런 과정에서 각 팀 간 많은 소통이 이루어진다. 여러 가지 일이 있다. 매장에서 홍보물이 제대로 배치되지 않는 경우 디자인 팀과 마케팅 팀은 운영팀에 얘기를 한다. 반면 레시피에 오류가 있거나, 홍보물에 오탈자가 있는 경우 운영팀이 알앤디팀과 마케팅팀에 이 사실을 알린다. 각 매장에 제품을 팔고, 매출을 내기 위해 여러 부서가 협업하여 업무를 한다. 나 또한 프로모션 효과가 미미하여 운영팀에게 이유를 물어본 적이 있었다. 사이가 좋은 경우 일이 더 원만하게 된다. 서로 어색한 경우 일도 안 풀렸다. 카페 마케터로 업무 하는데 무엇보다 소통이 중요함을 알게 된 일 년이었다.
카페에서 일하며 느낀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면, 시장조사였다. 복 지랄 게 별로 없지만, 한 가지 복지는 커피와 케이크를 질리도록 먹었다는 점이다. 알앤디에서 질려버린 염대리는
“케이크랑 커피 한 달만 안 먹고 싶어”
라고 했지만.. 나에게는 아직 즐거운 일이다. 업무를 하며 중간중간 타 브랜드의 제품이 무엇이 나왔는지 먹어본다. 비주얼, 마케팅 강조 요소, 제품의 특징 등 여러 가지를 본다. 꼭 프랜차이즈가 아니라도 핫한 카페가 있으면 가본다. 우리 제품이 출시되었을 때도, 매장에 가서 제품이 잘 나왔는지 먹어보고, 딜리버리는 잘 되는지도 시켜서 테스트해본다. 결론적으로 커피와 케이크가 부족할 틈은 없다. 카페 마케터가 된 지 일 년, 나도 5kg가 찌는 성장을 했다.
커피를 좋아하고, 카페를 애정 하고,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카페 마케터가 되는 것을 추천한다. 카페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듯 여유롭게 업무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생각보다 타 부서에게 구질구질하게 부탁을 하기도 한다. 소비자의 니즈를 찾기 위해 긴 시간 야근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카페를 더 좋은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힘쓰는 일이다. 카페 마케터는 소비자의 접점에 선 일이다.
일년간의 일을 하며, 우리 브랜드를 고객을 위해 더 좋게 만들었나? 내가 그런 역할을 했나? 스스로 물어보았다. 더 많은 고객이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한 결과물로 웃음짓던 고객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2년차에 접어든 지금, 에스프레소처럼 조금 더 깊이있는 마케터가 되어보자. 다이어리에 혼자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