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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앤울릅슨이 왜 유명해? '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샤넬과 뱅앤울릅슨이 유명한 이유를 알려주는 책, 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by 오지은

최경원의 『끌리는 디자인의 비밀』을 읽고 리뷰합니다.


https://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32504568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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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과 뱅앤울룹슨이 유명한 이유를 알게 되는 책


내용 : 디자인의 역사와 함께 유명한 디자인들이 유명한 이유를 알 수 있는 책

감상 : 두꺼운데도 흥미롭게 읽었다. 아름답고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은 역시 비싸다ㅠ

추천대상 : 디자인에 관심이 있으신 분, 미적감각이 떨어지는 분

이미지 : 도슨트


디자인 관련 책을 읽으려고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너무 흥미로웠다

흥미로운 디자인들이 많았고, 그런 디자인 들이 탄생한 역사를 함께 보니까 더 즐거웠다.


샤넬이 처음 투피스, 쓰리피스를 만들었다는 것.

뱅앤울릅슨이 유명해진 계기.

정신적 진리를 밝히는 조명 포르카 마제리아 (가격이 거의 350만원 ….)

현대 디자인은 이제 ‘자연’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한다.

매일 접하는 디자인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안목을 키우고 싶다.



책발췌



교회가 가난하다 보니 돈이 많이 드는 디자인을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가 할 수 있던 것은 창고 같은 건물 하나를 만드는 것뿐이었다. 바로 이러한 결핍이 오히려 위대한 건축을 낳게 되었다.


배운 것도 일천하고, 보호해줄 부모도 없어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며 얻었던 별명이 코코였다고 한다. 코코 샤넬의 코코는 여기서 따온 이름이었다.



샤넬은 앞서 살펴본 상의, 하의로 나누어지는 현대 복식의 구조를 현대 복식의 논리로 체계화한 디자이너였다. 원피스, 투피스, 스리피스의 개념이 바로 샤넬이 현대 복식의 구조적 특징을 체계화해서 만든 결과였다. 그녀에 의해 체계화된 옷의 구조는 이후 현대 복식을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기준이 되었고, 샤넬 이후에 나타나는 패션 디자이너들은 모두 샤넬이 만든 체계 위에서 자신만의 다양한 패션을 만들었다

잘록한 허리와 과장된 엉덩이를 표현하기 위해서 예전 치마는 허리 부분이 가장 좁고 아래로 내려올수록 넓어지는, 소위 말하는 A 라인일 수밖에 없었다. 샤넬은 허리를 좁히지 않고, 치마 아랫부분을 좁게 만들어서 여성의 몸매가 강조되지 않는, 소위 말하는 H 라인 치마를 만들었다.


여기서 라인은 옷의 실루엣 모양을 뜻하는 말로, 크리스챤 디올이 개념화한 용어이다.

샤넬은 치마 모양을 통해 여성의 평등성을 구체적인 디자인으로 실현했다. 이렇게 디자인된 슬림한 치마는 현대 여성들에게는 활동성과 평등성이라는 귀한 가치를 가져다주었으며,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바탕을 만들기도 했다.

크리스챤 디올이었다. 그는 샤넬이 만들어 놓은 현대 패션의 바탕 위에 프랑스 전통 패션의 격조를 재해석하고자 했는데 하필이면 샤넬이 남녀평등을 위해 도입했던 재킷 위에 코르셋의 실루엣을 구현한 것이다. 이것은 ‘뉴룩’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패션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토록 증오했던 여성의 신체성을 없애기 위해 비난받으면서 재킷을 도입했던 샤넬에게는 천인공노할 일로, 이것은 선전포고 아니면 도전이었다. 그때 샤넬의 나이는 70세에 이르렀다. 스위스에서 볼 때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코르셋 라인을, 그것도 재킷에다 되돌리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샤넬은 노구를 이끌고 현장에 복귀한다.




파격적인 경향이 나오면 그다음은 전혀 반대되는 현상들이 나타난다. 말하자면 20세기 초가 되면 조형 예술에서는 무언가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이 세기말적 증세에 대한 반대급부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화가 카시미르 말레비치는 조형의 본질을 몬드리안보다 더 단순화하여 표현해서 절대주의를 만들었다. 그의 그림은 사각형과 흰색 계열의 색만을 써서 조형의 본질을 극한으로 절제하여 표현했다.


image.png 카시메리 말레비치의 그림.. 무슨 의미죠?



60년대 말부터는, 2차 세게 대전이 끝나고 15년정도 지나면서, 기능성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실험들이 많아짐, 82년 이탈리아의 멤피스 그룹들도 그런 디자인 시도를 함. 멤피스 그룹의 수장이었던 에토레 소트사스의 책장을 보면 지금 보아도 황당한 모양이다. 책장으로 사용하기에 편리한 모양이 아니며, 일반적인 책장 모양과도 현격히 차이가 난다. 일단 눈에 띄는 것은 복잡한 형태와 다채로운 색상이다. 황당한 디자인이지만 단정한 형태와 절제된 색채의 기능주의 디자인과는 정반대이다.


image.png 책을 꽃는데에 불편할듯한 에토레 소트사스의 책장


데이비드 루이스가 수석 디자이너가 되면서부터 뱅 앤 올룹슨은 창업 초기부터 이루어왔던 뛰어난 디자인 전통을 더욱 강화했다.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고품질의 디자인을 만들면서 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했다. 지금은 뛰어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명품 오디오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오디오들은 대부분 이들의 손길을 거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이후로도 수많은 명품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그중 인상 깊은 것은 베오사운드BeoSound 9000 디자인이다.


세 개의 기둥처럼 세워진 모양이 조각 작품처럼 보이는 것은 CD 플레이어와 스피커들이다. 단순한 기능주의 디자인의 외형이지만, 이것이 오디오 세트라는 사실 자체가 어떤 현대 미술 작품보다도 실험적이고 파격적이다. 형태는 기능주의 디자인과 흡사하지만 존재감은 예술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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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뱅 앤 올룹슨의 디자인답게 이어폰 구조가 이전에 보아왔던 것들과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지금이야 이렇게 귓바퀴를 감싸는 이어폰들이 많이 출시되지만 이 이어폰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구조의 이어폰은 볼 수 없었다. 이 이어폰은 귓바퀴에 걸려서 소리를 내므로 훨씬 안정감 있고 기능적으로 뛰어나다.

작지만 조형적인 아름다움도 대단하다. 몸체는 알루미늄인데 이어폰과 귓바퀴에 거는 부분이 만나는 관절 부분이 인상적이다. 사각의 드라이버 같은 것을 끼울 수 있는 홈이 파여 있어서 마치 기계의 부속품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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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첼리노 조명이 등장했던 당시 이게 디자인인지, 순수 미술인지 규정하기 어려웠다. 바로 그 모호성, 양쪽 모두 아우르는 존재성은 디자인에 관한 전통적인 관점을 위태롭게 만들었고, 그만큼 대중의 열렬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디자인과 예술에 대한 논의들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었다. 뱅 앤 올룹슨의 디자인이나 필립 스탁의 디자인이 나오면서 기존 기능주의 디자인에 대한 선입견은 크게 흔들렸고 ‘디자인이 곧 예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도 힘을 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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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오랫동안 절대 예술이 아니라는 격한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일단 예술이 아니라 상품이기 때문에 예술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디자인은 항상 사람들을 위한 기능적인 기여를 수행해야 했지만, 예술은 그럴 필요가 없었으므로 디자인은 예술과 같은 범주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세잔 이후로 사람 얼굴만 그리던 화가들이 진리를 표현하는 예술가로 변모한 것처럼, 잉고 마우러의 디자인도 아트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예전 조명은 어둠을 밝히는 것뿐이었지만, 그의 조명에서는 정신적인 진리를 밝히는 데까지 이르고 있다. 잉고 마우러의 조명 포르카 미제리아Porca Miseria를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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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지만으로 얼기 설기로 구조화된 형태는 뚜렷하지 않고, 색이 아름다운 것도 아닌데 이 조명은 획기적으로 감동시킨다. 제텔즈 조명을 그 어떤 화려한 샹들리에보다 멋지고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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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이름을 붙인 프루스트 의자였다. 일단 고풍스러운 의자 모양은 일반 의자 디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의자 몸체는 그가 디자인한 것이 아니었다. 바로크풍 앤티크 가구를 구해서 점묘파 화가들의 기법을 도입하여 점만 찍어 전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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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여러 나라들을 살펴보면 잘하는 분야로 디자인 활동이 편중되는 편이다. 프랑스는 패션, 이탈리아는 산업이나 자동차, 패션 디자인이 강하다. 독일은 기계류에 편중된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일본은 건축, 패션, 자동차, 그래픽 등 각 분야가 고르게 발전되었으며, 분야마다 세계적인 수준을 이루어 현재 일본 디자인은 세계 디자인계에서 하나의 장르로까지 대접받고 있다.


이제 디자인에서는 비판보다 비전을 만들어나가는 데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그리고 무게 중심에는 ‘자연’이 자리 잡고 있다.


자연을 선호하면서 유기적인 곡면을 추구했던 경향은 우리의 전통문화에서 흔하게 나타났던 현상이다. 석류 모양을 응용한 청자를 보면 우리 문화에서 자연을 지향하고 유기적인 형태를 추구했던 조형 역사가 뿌리 깊었음을 알 수 있다.



첨단금형 제작기술로 만들어진 물병. 고도로 발전된 기술과 비용이 투여되어야만 가능한 디자인이다. 디자인에서 자연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청이나 미적 취향이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디자인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디자인을 볼 때마다 디자인이 홀로 위대하고 뛰어나다고 되는 게 아니라, 디자인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인식, 경제적 여유, 문화적 수준 등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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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프랑크 게리가 디자인했으며 기능주의 건축의 대안으로 건물형태 자체가 조각작품인지 건물인지 구별되지 않을정도로 표현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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