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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진화의 신비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

문화도, 춤도, 불안한 감정도 잘못된 진화의 산물일뿐

by 오지은


게리 마커스의 『클루지』를 읽고 리뷰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314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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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는 어설프고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내용 : 인간의 진화에서 비롯한 '클루지'들과 이를 해결하는 방법

감상 : 그러게요 우린 왜 이렇게 불완전할까요?

추천대상 :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시는 분, 잘 미루시는 분

이미지 : 밀푀유



역행자에서 읽고 이 책을 읽어보았다.

클루지란 어설픈 해결책,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효과적인 해결책을 말한다.

1970년 아폴로 우주선 13호 달착륙선에서 이산화탄소 여과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을때

비닐봉지, 마분지상자, 절연테이프등으로 대용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살수 있었다.

멋지지는 않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살아났다.

인간의 진화도 그렇게 이루어져있다. 인간의 몸과 뇌는 완벽한 것이 아니라

서툴게 짜맞춰진 진화로 이루어져 있다.



문화도, 춤도, 불안한 감정도

인간만이 행하는 행위이고 느끼는 행위이다

하지만 이는 모든 목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행위이다.

종족번식이 인간의 목적이라면 피임은 왜하는가..?

외계인이 인간을 본다면 매우 독특한 종족이라는것..


이건 인간의 진화의 뇌가 완벽한 존재의 설계가 아닌

얼기설기 하나씩 발전했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할일을 미루는것이다..ㅎㅎㅎ


'클루지'는 매우 신선하게 읽었다.

해야 할 일을 미룰때, 내가 나 자신을 속이고 싶을 때

이건 '클루지' 가 아닌가? 나는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라고 떠올려보며 나 자신에게 속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책발췌 (밀리의 서재에서 읽고 발췌 했습니다.)



‘클루지kluge’라고 부르는 것을 본다. 클루지란 어떤 문제에 대한 서툴거나 세련되지 않은 (그러나 놀라울 만큼 효과적인) 해결책을 뜻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우리의 결함들을 그냥 받아들인다. 감정의 폭발, 그저 그런 기억력, 편견에 사로잡히는 경향 등을 우리는 우리 마음의 표준적인 능력으로 받아들인다.



이처럼 맥락 기억에 고유한 단점은 신뢰성과 관련된 것이다. 인간의 기억은 뇌 속의 위치가 아니라 단서를 중심으로 매우 강력하게 조종되기 때문에 쉽게 혼동이 일어난다.



친숙한 것에 매달리는 경향은 우리가 처한 상황이 위협적일수록 더욱 강해진다.



초점 맞추기 착각, 후광효과, 닻 내림과 조정, 친숙효과 등 지금까지 살펴본 정신적 오염의 예들은 모두 이 책 전체에 걸쳐 자주 언급될 중요한 구별을 강조하고 있다.



게다가 더 심각한 것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피곤하거나 마음이 산란한 경우에 숙고 체계는 가장 먼저 작동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면 우리는 정작 숙고 체계가 가장 필요할 때에 오히려 저급한 반사 체계의 신세를 져야만 하는 처지가 된다.



이러한 접근법은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볼 때 멍청하기 짝이 없다. 진정한 척도는 “그 가게나 유원지에서 부르는 가격이 비슷한 다른 시설들에 비해 적당한가?”가 아니라 “그 맥주가 내게 얼마나 큰 만족을 가져다줄 것인가?”이어야 할 것이다. 6달러는 6달러일 뿐이다. 만약 맥주가 10달러어치의 만족을 가져다준다면 6달러는 싼 것이다. 설령 그 맥주를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게에서 샀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한 경제학자가 무미건조하게 말했듯이 “소비의 경험은 동일하다.”

실제 마케팅에 대한 많은 연구들은 점점 더 나의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예컨대 한 연구에서는 사람들에게 앞으로 6개월 안에 차를 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받은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받지 않은 사람들보다 거의 두 배나 더 차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많은 자동차 판매인들이 사람들에게 혹시 차를 살 계획이 있느냐고 묻는 대신에 언제 살 계획이냐고 묻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맥락은 우리에게 생각할 재료를 제공함으로써, 신념은 물론 선택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1914년 크리스마스 때 영국군과 독일군이 선언한 비공식 휴전은 내장의 감정이 도덕적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례다. 원래 양국 군대의 의도는 크리스마스를 지낸 뒤 전쟁을 재개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휴전 기간 동안에 양국 군인들은 서로를 알게 되었고 일부는 크리스마스 식사를 함께하기도 하였다. 그러다보니 군인들은 상대를 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과 똑같은 인간으로 보게 되었다. 결국 군인들은 크리스마스 휴전이 끝난 뒤에도 더 이상 서로를 죽일 수 없었다.



나도 로또에 당첨되고 싶고 중상을 입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심리학자로서 나는 로또 당첨이 정말로 내 삶을 바꿔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안다. 만약 내가 로또에 당첨된다면 오래 전에 소식이 끊긴 ‘친구’들이 난데없이 나타나는 것을 받아넘겨야 할뿐 아니라, 순응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할 것이다. 결국 초기의 황홀감은 사라질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뇌가 그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얄궂게도 정말로 중요한 듯한 것은 절대적 부가 아니라 상대적 수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료 직원들의 평균 수입이 900만 원인 직장에서 800만 원을 받을 때보다 동료 직원들의 평균 수입이 600만 원인 곳에서 700만 원을 받을 때 더 만족해한다. 지역 사회의 전반적인 부가 증가하면 개인의 기대도 덩달아 부풀어 오른다. 우리는 그저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부자가 되고 싶은 것이다. 결국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아무리 더 열심히 일해도 행복의 수준은 본질적으로 그대로인 행복의 쳇바퀴를 돌리고 있는 셈이다.


행복감은 다른 많은 신념들과 마찬가지로 맥락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유동적인 것이다 (중략)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그만큼 덜 행복해진다. 마크 트웨인Mark Twain의 말을 빗대어 말하자면, 우리 자신의 행복을 해부하는 것은 개구리를 해부하는 것과 비슷할지 모른다. 둘 다 해부 중에 죽어가기 때문이다.



우리가 뒤로 미루고 싶은 유혹을 가장 크게 느끼는 과제들은 일반적으로 두 조건을 충족한다. 하나는 우리가 그것을 즐기지 않는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꼭 지금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조금만 기회가 생겨도 우리는 하기 싫은 것을 뒤로 미루고 (종종 그것이 무슨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별다른 생각도 없이) 재미있는 것을 즐긴다. 한마디로 말해 뒤로 미루기는 미래를 깎아내리기, 즉 현재에 비해 미래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과 쾌락을 편리한 나침반으로 사용하기 사이의 사생아다.



우리는 정신을 딴 데 두거나 일을 뒤로 미루거나 우리 자신을 속인다.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자기 통제의 산에 오르기 위한 평생의 투쟁이다. 왜냐하면 진화는 우리에게 분별 있는 목표들을 세우기에 충분한 지적 능력을 주었으나, 그것들을 관철하기에 충분한 의지력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한다면 불안은 전혀 필요치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고차적인 사고능력만으로도 충분할 것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생물이라면, 도대체 불안이 어떤 긍정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까?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말했듯이, 간혹 우리가 아주 심각하고 예민해지는 순간에는 “우리를 비탄에 잠기게 하는 어떤 것도 하찮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아이가 인형을 잃는 것과 왕이 왕관을 잃는 것은 영원한 비례의 법칙에 의해 똑같이 중대한 사건이다.” 우울증은 (항상 그런 것은 아닐지 몰라도 적어도 많은 경우에) 상실이 과장되면서 시작된다.



클루지를 이겨내는 13가지 제안


1.대안이 되는 가설들을 되도록 함께 고려하라 (사고력 개선을 위해 대안의 목록을 작성해보라)


2.문제의 틀을 다시 짜고 질문을 재구성하라 (어떤 문제를 다르게 생각해보라)


3.상관관계가 곧 인과관계가 아님을 명심하라 (미신 같은 것..)


4.여러분이 가진 표본의 크기를 결코 잊지마라(결론 도출되는 자료의 크기를 고려해라)


5.자신의 충동을 미리 예상하고 앞서 결정하라

(유혹은 우리가 그 대상을 볼 수 있을 때 가장 크다. 때문에 우리는 순간의 충동에 휩싸여 있을 때보다 미래를 계획할 때 더 나은 우리가 되기 쉽다. 그리고 현명한 사람은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이다)


6.막연히 목표만 세우지 말고 조건 계획을 세워라.

(“체중을 줄이겠다.” 또는 “이 논문을 마감 시한 전까지 끝낼 것이다.”와 같이 막연하게 목표를 정하면 그것을 지키기가 거의 불가능할 때가 많다. 단순히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3킬로그램을 줄여야지.”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감자튀김을 보면 그것을 멀리하겠다.”와 같이 “X이면 Y이다.”의 형태로 바꿀 경우에, 성공할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고 한다.)


7.피로하거나 마음이 산란할 때는 되도록 중대한 결정을 내리지 마라.


8.언제나 이익과 비용을 비교 평가하라.


9.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라.


10.자신에게 거리를 두어라

(여러분이 몇 개월 뒤에 무슨 일을 하기로 (이를테면 6개월 뒤에 자선행사에 참석하기로, 또는 아이들 학교에서 자원봉사를 하기로) 약속했던 경험을 머릿속에 떠올려보라. 약속 당시에 그 일은 전혀 해롭지 않게 보였겠지만 실제로 약속을 이행할 날짜가 다가오면서 그것이 점점 부담으로 느껴진 적이 있을 것이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미래의 내가 현재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를 되도록 자문해보아야 한다. 한 가지 좋은 방법은 ‘잠시 기다리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어떤 것을 내일도 원한다면 그것은 중요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11.생생한 것, 개인적인 것, 일화적인 것을 경계하라


12.우물을 파되 한 우물을 파라


13.합리적으로 되도록 노력하라.

독일의 화학자 에른스트 피셔Ernst Fischer는 “기계가 점점 더 효율적이고 완벽해짐에 따라 불완전함이야말로 인간의 위대함이라는 점이 분명해질 것이다.”라고 사려 깊게 말했다. 공학자가 설계한 생물이 있다면 그런 생물은 결코 사랑을 알지 못할 것이며, 예술을 즐기지도 시의 요점을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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