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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은 Jan 30. 2021

법륜스님이 떠올랐던 영화 '소울'

우리는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다.

(영화 '소울'의 리뷰이며 스포가 많습니다. 영화 보시고 읽는 것을 추천드려요~)


[법륜스님이 떠올랐던 영화 '소울']


오래간만에 극장 나들이를 가서 소울을 보았다. ‘타고난 재능’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일 거라는 생각과는 다른 이야기였다. 주인공 ‘조’는 꿈을 쫓는 재주 연주자이다. ‘22’는 삶의 의지가 없는 영혼이다. 둘은 태어나기 전의 영혼이 머무는 곳에서 만난다. 22와 조는 함께 지구로 가서 조가 꿈꿔오던 저녁 공연을 성공시키려고 한다. 

22는 사람이 되기 위해 불꽃, 즉 ‘삶의 목적’을 찾는 것 같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지구로 

갈 준비가 되어있냐’ 였다. 또한 다시 한번 삶을 살게 된 조는 음악가로서 성공을 쫓던 인생에서 삶의 ‘순간순간의 행복’을 찾아 살 것을 다짐한다. 


나는 영화를 보며 이 불꽃이 뭔지 혼자서계속 추측하고는 했다. 22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잘 들어주니 ‘카운슬링’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했다. 그러나 사후세계의 제리는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하며 말한다. 


멘토들은 왜 늘 [목적]을 얘기하죠?
지구로 갈 준비가 되면 불꽃이 채워지는 것이죠


마지막 순간 주인공인 조는 인간 세상에 다시 돌아간다면 ‘순간 순간의 행복’을 찾아 인생을 살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를 보며 '사후세계' '영혼' 등을 상정하여 동양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법륜스님의 책이 떠올랐다. 법륜스님도 순간순간을 살아가되 늘 그 자리에서 행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목적에 너무 집착을 해서는 안되며, 꼭 그것을 이루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동물들은 목적이 있이 태어나는 것도 아니라며, 인간 또한 목적이 꼭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열심히 공부하지 말라거나 열심히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다만 헛된 성공을 위해 인생을 낭비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살지 못한다면 나중에 지난 인생을 돌아보고 후회할 일이 생기게 돼요.
진정한 성공은 매 순간이 값지고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데서 시작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현재 주어진 조건에서 삶을 만끽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나는 행복한가를 점검하며 살아야 합니다
 -법륜스님 [행복] 중 –


사실 저 말이 맞다. 우리는 목적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목적이 없을 수 있을까? 

카르페디엠, 법륜스님의 말씀 모두 참 좋은 말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알면서도 행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은 어떻게 이룰 것이며, 과정에서 순간순간의 행복함이 진정 있을 것인가. 


유튜버 '독거 노총각'님

유튜브에서 ‘여자 없이도 잘 산다’ 면서 여자 얘기를 많이 하시는 노총각 분을 보았다. 이분은 ‘여자’ 없이도 행복하다고 계속 말씀하시지만 ‘여자’에 대한 생각을 가장 많이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지만 목적에 대한 생각을 쉽게 버리기는 어렵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건 행복하면서도 괴로운 작업이다. 그 과정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겠지만 22처럼 늘 세상을 천진난만하게 생각한다면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을까? 힘든 순간 ‘목적’ 없이도 ‘행복’ 하기 위해 괴로운 연습과 존버의 시간을 버틸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된다. 메시지 자체를 실천하는 것은 어렵지만 아무리 상처를 받고 힘들 때라도 내 영혼을 돌아보며 삶을 즐기려고 노력해 봐야겠다.



[무아지경과, 영혼 없음]

+ 재미있던 부분은, 영혼의 세계와 세상의 중간 지점이었다. 여기에는 ‘무아지경’으로 어디엔가 빠진 사람이 오거나, 아니면 ‘삶이 세상과 단절된’ 사람들이 온다. 여기서는 헤지펀드 매니저로 나온다. 이 세계엔 ‘월요일 아침’의 직장인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 싶다. ‘무아지경’과 ‘삶에서 단절된 영혼’ 이 두 가지 양극이 존재하는 중간지점. 나도 언젠가 무아지경에 다다를 수 있을까?


[아름다운 영상과 사람들과의 대화]

+아름다운 영상미 또한 기억에 남는다. 까만 우주 같은 공간에 태양과 같던 빛을 향해 가던 영혼들. 그리고 조의 손에 떨어지던 하늘하늘한 꽃잎들, 이런 장면이 아름다웠다. 내게 22의 불꽃은 ‘카운슬링’이 아닐까 할 정도로 22는 사람들과 원만하게 대화를 했다. 그중 감동적인 부분은 어머니와의 대화였다. 지금까지 어머니를 속이고 공연을 가던 조가 ‘오늘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고 공연을 하고 싶다.’라고 어머니를 설득하자 어머니는 진심에 감동하고 양복을 지어준다. 진심으로 대하면 통할까?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생각해볼 메시지가 많은 만큼 소울은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영화였다. 

오늘 하루 이 글을 읽어주셨던 당신의 순간이 즐거웠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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