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인 작은딸과 동갑내기 산모의 진통이 시작되었다. 여느 산모들보다 더 기특해 보이는 건 딸 같은 마음이 들어서다. 한밤중에 열린 양막은 진통을 자극했다. 아직 견딜만하니 씩씩하게 남편은 출근시키고 홀로 진통하며 오전을 보냈다. 잠을 설쳐서 혼미하다. 진통의 간격이 5분으로 줄자 남편을 호출했다. 오후 한 시, 출발을 알려왔다.
날씨가 매서워 출산 방의 온기를 더하느라 아침을 서둘렀다. 구석구석 깨끗이 닦음은 오는 이들이 정갈하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이다. 지금은 맑은 날씨지만 저녁에 눈이 온다니 걱정스럽다. 병원으로의 후송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지 말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잘 견디고 온 결과가 15%라서 서로가 아쉬웠다. 그러나 규칙적인 수축은 희망적이다. 오래 걸리는 보이지 않는 이유는 차차 알게 될 거다. 겉으로 보이는 이유는 우선, 산모의 키가 158cm로 아담하다. 결혼 전 나의 체격과 같다. 나도 양막이 먼저 열리고 12시간 후에나 진통이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아담한 임산부들의 첫아기는 양막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자칫 출산 유도제를 쓰게 될 확률이 많아지는데 자연출산센터는 약물을 쓰지 않는다. 우선 24시간까지 기다려 보자고 말했다. 그동안 수축이 오면 자연스러운 출산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 고맙게도 그렇게 되었다. 그다음, 자연주의 출산 솔루션은 느긋이 기다리는 것이다. 내겐 쉬운 일이지만 진통하는 어미에겐 힘겨울 수 있다. 길고 긴 응원이 필요하다.
잘 온다! 진통! 하늘을 보던 아기도 입원 세 시간 후 제자리를 잡았다. 역시, 잘 오는 진통!
세 시간째 진통을 하는데 생각만큼 진행은 안된다. 당찬 그녀를 본 나의 선입견 때문에 빠른 진행을 기대했다. 더하여, 아기가 작은데 양막이 먼저 열렸다면 '넉넉지 않은 골반'이라는 공식을 깜박했다. 그 '깜박'은 나를 조바심 나게 했고 나쁘지 않게 진행되는 것을 보고 더디다고 생각했다. 정신을 차렸다. 느긋하자!
당찬 만큼 단단한 자궁경부가 두 번째 걸림돌이다. 생각으로 아이를 낳는 것은 몸을 굳게 만든다. 자궁경부가 부드럽지 않은 것을 보면 내심 출산을 두려워하고 있었음이다. 단단함을 풀기 위해서는 따듯한 물과 계속되는 칭찬이다. 진행이 더딘 이유를 솔직이 설명하고 받아들이도록 도와야 한다. 아기를 만날 때까지 세상의 칭찬을 모두 쏟아내야 한다. 온갖 간섭을 하는 현대의 출산을 내던지고 당당히 아기를 만나기로 한 젊은 그녀는 모든 칭찬을 받아 마땅하다.
새벽부터 진통을 한 그녀에게 우선 뭔가를 먹게 해야 한다. 남편이 김밥과 호박죽을 사 왔다. 두어 번 사양했음에도 굳이 나를 불러 앉혀 함께 먹자 한다. 잰걸음으로 온 덕분에 죽 그릇 뚜껑에 죽이 많이 묻어있다. 그릇에 담긴 호박죽보다 먼저 뚜껑에 묻은 죽을 깔끔이 먹는다. 아마 내가 없었더라면 핥아서 먹지 않았을까! 나였다면 그랬다. 성정이 같아 보여 웃음이 나왔다. 서두르지 말자. 고작 다섯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혼돈의 밤이 지난다. 몸이 채 적응하기 전에 스스로의 길을 찾는 여린 사람이 있다. 늦어져도, 애쓰고 있음을 안다. 옆에 앉은 눈길들은 보이지 않는 사람과 보이는 사람을 일으켜 세운다.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지켜낸다. 동이 튼다. 계획대로 되지 않음을 또다시 햇살이 일깨운다. 더 느긋하자!
여명과 함께 여린 것이 왔다. 기다랗게 변한 아기의 머리와 쏟아낸 붉은 것은 애씀의 증거이다. 어린것을 지키며 밤을 함께 한 애쓴이들의 토닥임은 따듯하다. 축하의 폭죽처럼 흰 눈이 내린다. 겨울 아기 소망에 함박눈이 있다.
내딛는 걸음이 편안하길 바라며 눈 쌓인 층계를 쓸어낸다. 염려와 두려움도 함께 버린다. 처음 들이쉬는 바깥공기가 부드럽기를 바라며 비질을 한다. 딸 같은 그녀가 엄마가 되어 제 자리로 간다. 인내한 긴 밤은 살아갈 날들의 씨앗이다. 여리게 튼 싹이 굳은 땅을 뚫고 비바람에 맞서 꿋꿋이 서는 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태어난 지 이틀 째, 꿀벌 엄마의 안부글.
우리 꿀 벌이는 정말 보면 볼수록 대견하고 기특하고 예뻐요!
저나~ 꿀벌이 아빠나~ 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어요. 말로 표현은 못하겠는데.. 그냥 보고만 있어도 너무 사랑스러운!!
조리원 와서 몸은 아직 아픈데.. 살짝 정신이 없기도ㅠ 잠들기도 했다가ㅠ 지금 그런 상황이에요.
엇! 맞아요.. 그냥 계속 옆에 두고 싶은 그런 마음이요.. 정말 정말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느낌이에요.
제가 잘 걷지도 못하고 그러니까 여기서도 오늘은 좀 쉬라고 하는데.. 신생아실에 떼어놓고 분유 주고ㅠ 그런 게 왜 이렇게 싫은지.. 아침에 모유 줘야지요
그냥.. 감동 그 자체입니다. 진통이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꿀벌이 보면 미소가 저절로요 아빠도 같은 마음 같은 생각!
만나기까지 함께한 모든분들에게 감사하지요! 꿀벌이한테 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기특해요 아주!!
꿀벌이 잘 만나게 도와주셔서 진짜 감사합니다 !
♡산모의 허락하에 꿀벌이 사진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