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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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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옥진 Aug 13. 2021

나는 아직도 엄마다.

살아가기

국수 삶을 줄 알아? 그럼! 그럼 말해봐?

물이 끓을 때 국수를 넣고 끓이다가 거품이 하늘만큼 올라 넘칠 찰나에 냉수 한 컵을 더 붓고 기다린 다음 또다시 거품이 일면 불을 끄고 냉수로 국수를 씻으면 되지! 이그!  엄마가 한두 번 이야기를 한 줄 알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했잖아.

으흠~~~~

그랬구나. 내가 그랬구나. 귀 딱지가 앉을 만큼 말했구나. 아! 딸들이 국수를 삶을 줄 안다니...

시간 분배를 못해 퉁퉁 불어 버릴까 봐,

너무 일찍 꺼내 설익은 국수를 먹을 것만 같아서,

잘못 익힌 국수에 부어 먹을 콩국물이 아까워서,

똑같은 이야기를 그렇게나 많이 했구나.

알아서 잘 살 나이,

앞가림할 나이 든 딸들에게,

맛없는 국수를 먹을까 걱정하는

나는 아직도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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